만약에, 우리
Episode.5
신지가 한국으로 오지 않았다면? 둘
“아유 냄새.”
민용이 집에 들어사자 마자 문희가 코를 잡고 투덜거렸다.
“아니 준하야, 도대체 우리 민용이가 술을 얼마나 마셨기에, 술 냄새가 이렇게 진동을 하냐?”
“소주 한 네 병 마셨어요.”
“뭐?”
문희가 눈을 크게 떴다.
“어, 얼마를 마셔?”
“녀석도 속이 많이 아린가 봐요.”
준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저나, 민용이 어디서 재우니.”
“애들 방에서 재워야죠 뭐.”
문희가 황급히 민호와 윤호의 방 문을 두드렸다.
“얘들아.”
“네.”
‘철컥’
문희가 들어서니, 민호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윤호는 누워서 만화책을 보고 있다.
“오늘은 민용이 좀 여기서 재울게.”
“에?”
윤호가 고개를 돌려 문희를 바라봤다.
“아니 할머니, 그럼 저랑 형은 어디서 자요?”
“한 침대에서 자.”
문희가 민호의 이불을 들추며 말했다.
“준하야 여기 눕혀라.”
“네.”
“아이.”
윤호가 못 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형이랑 어떻게 한 침대에서 자요?”
“나도 싫거든.”
민호가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윤호가 주먹을 쥐고 때리는 시늉을 하자,민호가 바로,
“할머니.”
“
“쳇.”
윤호가 고개를 돌리고 다시 만화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희도 알다시피, 지금 너희들 삼촌 속이 속이 아니잖니? 그러니까 너희가 좀 이해해라. 응?”
“네.”
민호가 모범생처럼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럼 우리는 나갈게.”
“네.”
‘쾅’
“후우.”
문희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민용이 저 녀석은 도대체 언제까지 저렇게 굴려고, 매일같이 술을 마신단 말이니? 응?”
“모르죠.”
준하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녀석 이러다가 학교나 계속 다니려나 모르겠어요.”
“어유.”
문희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민용이 걔는 도대체 왜 저런다니?”
“마음 상해서 그렇겠죠.”
준하가 소파에 앉았다.
“그러려니 하세요.”
“어떻게 그래.”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도대체 준이 애미 걔는 왜 러시아로 간 거라니?”
“공부 하고 싶다잖아요.”
준하가 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학을 가고 싶으니까 갔겠죠.”
“그게 말이나 돼?”
문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가 있잖아.”
“그러니까 민용이 녀석 잘못이죠.”
“뭐?”
문희가 고개를 갸웃했다.
“준하야,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니?”
“처음부터 제수 씨가 민용이 그 자식에게 이혼 이야기를 한 건 아니라고요. 그냥, 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는데, 민용이 그 자식이 싫다고 하니까, 결국 제수 씨가 할 수 없이 이혼 한 거라고요.”
“나 참.”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준하 너는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니?”
“누구 편을 드는 게 아니잖아요.”
준하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사실이라고요.”
“맞아요. 어머님.”
해미가 부엌에서 나오면서 준하를 거들었다.
“동서, 마지막까지 이혼 이야기 하면서 저에게 그러더라고요. 이혼,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이에요.”
“하아.”
문희가 한숨을 내쉬면서 준하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러면 이혼을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니? 이혼을 해 놓고서 그런 말을 하면 어쩌자는 거니? 응?”
“동서도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
문희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대신 동서 위자료 한 푼 받지 않고 갔잖아요. 준이 그냥 이렇게 맡겨서 미안하다고 말이에요.”
“어. 그게.”
순간 준하가 끼어들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응?”
해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당신 그게 무슨 말이야?”
“민용이 그 자식 말이야. 제수 씨에게 두 사람이 같이 살던 그 아파트를 줬다고 말을 하더라고.”
“뭐야?”
문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아파트를 도대체 누구에게 줘?”
“어머니 진정하세요.”
해미가 황급히 문희의 팔을 잡았다.
“그러다가 아버님 나오시면, 아시잖아요.”
“어휴.”
문희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니, 그 아파트가 도대체 얼마짜리 아파트인데, 지 부모라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그걸 그렇게 홀라당 넘긴다니, 게다가 그걸 그렇게 홀라당 넘겨 놓고, 왜 아무런 말도 안 했다는 거니?”
“알면, 엄마가 화내실 테니까.”
“당연하지.”
문희가 이마를 짚었다.
“애미야 차가운 물 좀 떠 다오.”
“예.”
해미가 황급히 부엌으로 향했다.
“그래, 그래서 지금 그 집은 누가 쓰고 있다니?”
“모르죠.”
준하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제수 씨가 자기 아는 사람에게 세를 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 팔지도 못 하겠네.”
“그냥 두세요.”
준하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그걸로 민용이 녀석도, 제수 씨에게 미안했던 그 마음 모두 다 털어 버리려고 한 것 같으니까요.”
“어휴.”
문희가 가슴을 두드렸다.
“민용이 저 자식은, 도대체 왜 준이 애미랑 이혼을 할 생각을 해서 이렇게 내 속을 썩인다니.”
“어머니 여기 찬 물이요.”
“고맙다.”
문희가 얼음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래서, 엄마. 민용이 자식에게 이거 이야기 할 건 아니지.”
“왜?”
문희가 준하를 돌아봤다.
“말 하면 안 되는 거냐?”
“당연하지. 엄마는.”
준하가 입을 내밀었다.
“이거 민용이가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나에게만 말을 한 거란 말이에요.”
“그래.”
문희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민용이 그 녀석에게는 내색 안 하마.”
“고맙습니다.”
준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전 이제 자러 갈게요.”
‘그래.”
“어머님, 주무세요.”
“그래.”
“컵은 이리 주세요.”
“응.”
해미가 문희에게서 컵을 받아서 부엌에 가져다 놓은 뒤, 준하와 함께 안방으로 들어갔다.
“하아.”
한 편, 문희는 여전히,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민용의 걱정만 하고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당신 정말 생각이 없는 거야?”
“응?”
준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걸 말씀 드리면 어떻게 해?”
해미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 심란해 하시잖아.”
“그럼 어떡해.”
준하가 잔뜩 울상을 지었다.
“나만 알고 있기도 그렇잖아.”
“나에게만이라도 미리 말을 하지.”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신은, 어머님 마음을 그렇게 몰라?”
“몰라.”
준하가 침대에 누웠다.
“몰라, 나 잘 거야.”
“어휴.”
해미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 앞으로는 그러지 마.”
해미가 준하의 옆에 누웠다.
“내가 모든 이야기 다 들어줄 테니까.”
“…….”
“알았지?”
해미가 준하를 따뜻하게 안았다.
“응?”
“알았어.”
해미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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