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5
신지가 한국으로 오지 않았다면? 셋
“아, 당신이 한국에서 온 신지군요.”
“반갑습니다.”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보내주신 음악 샘플은 잘 들어봤어요, 초보라고 소개서에는 그렇게 쓰셨는데, 보니까 초보가 아니시더라고요.”
“아니 뭘요.”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보시다시피 완전 초보입니다.”
“신지 씨보고 이리로 오시라고 한 건, 선생님으로 초빙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네?”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그, 그게 무슨 말이세요?”
“러시아에 한국 학생 많은 건 알죠?”
“아, 네.”
신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러니까 저도 이리로 왔죠.”
“그 학생들, 신지 씨가 좀 가르쳐 주세요.”
“!”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지,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농담으로 보이세요?”
담당자가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정말 신지 씨 재능에 놀랐다니까요.”
“하.”
신지가 입을 가렸다.
“마, 말도 안 되요.”
“자기 실력을 아직도 못 믿는 거예요?”
담당자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신지 씨 실력은 정말로 최고라니까요.”
“지, 진짜요?”
“그럼요.”
담당자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신지 씨, 음악 들어 본 사람들 모두가 최고라고, 엄지를 들어 보였어요. 그런 사람인데, 당연히 선생님 자리를 부탁하는 게 도리지요. 많은 페이는 드리지 못 하지만, 이렇게 부탁드려요.”
“하.”
신지가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저 공부를 하러 온 거거든요?”
“원하시는 수업은 다 들으셔도 좋아요.”
“네?”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그, 그게 무슨?”
“여기에서 들으시는 모든 강의에 대해서 수업료를 받지 않겠습니다.”
“모든 강의라고요?”
“네.”
담당자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학교에서 단순히 음악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거, 신지 씨도 잘 알고 계시는 거죠?"
“아, 네.”
신지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러시아에서 가장 큰 아카데미라고 들었어요. 미술도 가르치고, 다른 것도 가르친다고요.”
“맞아요.”
담당자가 싱긋 웃었다.
“그러니까 그 중에서 신지 씨가 원하시는 건 다 들으셔도 돼요. 숙소까지 저희가 잡아드릴게요.”
“하.”
신지는 지금 이 상황이 믿을 수가 없었다.
“그, 그러니까 지금 이게 뭐 몰래 카메라라던가, 그러한 종류의,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아니죠?’
“농담도.”
담당자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리 서신으로 이런 소식을 전할까 하다가, 그래도 직접 얼굴 뵙고 전해드리는 게 도리 같아서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만에 하나라도 저희 조건이 마음에 안 드시면 바로 말씀하세요.”
“아니요.”
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요.”
“정말이세요?”
“네.”
신지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여기서 뭘 가르치면 되는 건가요?”
“야, 삼촌 좀 어떻게 해 봐.”
“내가 뭘.”
윤호가 투덜거리며 벽을 바라봤다.
“아니, 술 마시면 저렇게 다 시끄러운 거냐?”
“후우.”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삼촌 오늘 술 되게 많이 드셨나 보네.”
“정말 무지하게 많이 먹었나 보다.”
“드르렁, 드르렁 푸우.”
민용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큰 대 자로 누워서 코를 골면서 그 누구보다도 마음 편하게 자고 있었다.
“가서 삼촌 모로라도 눕게 만들고 와라. 모로 누우면, 사람이 코를 좀 덜 곤다고 하잖아. 응?”
“귀찮아.”
민호의 제안에 윤호가 심드렁하게 답했다.
“그렇게 잘 알면 네가 가.”
“
민호가 미간을 모았다.
“네가 좀 가면 안 되는 거냐?”
“어.”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돼.”
“으유.”
민호가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러워서 내가 간다. 내가 가.”
“진작 그러지.”
“어머, 민호 너 얼굴이 왜 그래?”
“응?”
민호가 입을 가리며 크게 하품을 했다.
“내 얼굴이 뭐?”
“다크 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잖아.”
해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민호를 바라봤다.
“또 밤새 공부를 한 거야?”
“아니.”
민호가 하품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삼촌이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그래.”
“뭐?”
뒤 따라 나오는 윤호 역시 민호와 마찬가지였다.
“어머, 정말인가 보네?”
“엄마.”
윤호가 컵에 물을 따르며 투덜거렸다.
“정말, 삼촌 더 이상 우리 방에서 재우지 마.”
“아, 알았어.”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이 그 정도로 심할 지 몰랐네.”
“말도 마.”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밤새 어디서 공사라도 하는 줄 알았다니까.”
“쿡.”
해미가 낮게 웃었다.
“알았어.”
해미의 눈이 장난스럽게 반짝였다.
“엄마가 다 조치를 취할게.”
“뭐야?”
문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지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니?”
“그럼 어떻게 해요?”
해미가 문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일단 도련님께서 가실 곳은 없고, 그리고 우리 집 안에서 아버님 눈에 걸리지 않을 곳이라면, 딱 한 군데 아니겠어요? 어머니, 그 사실은 어머니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아요? 네?”
“나 참.”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옥탑이라니.”
“약간 고치면 될 거예요.”
해미가 어꺠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정도는 어머니랑 민호 아빠 둘이서도 충분하잖아요. 제가 아버님 몰래, 물자를 나를게요.”
“하아.”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이 나이에 아들 하나 잘못 두어서, 그렇게 힘든 일을 다 해야 한다는 거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문희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옥탑?”
“그래.”
준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괜찮을까?”
“안 될 게 뭐야?”
해미가 따지 듯 물었다.
“어차피 쓰지도 않는 공간이잖아.”
“아버지께 걸리면 어떡해?”
“걱정하지 마.”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미 아버님께 말씀을 드렸어.”
“뭐라고?”
“쿡.”
해미가 낮게 웃었다.
“뭐?”
“그렇게 쓰려고요.”
해미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해도 되는 거죠?”
“뭐.”
순재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호 공부 방을 거기다가 굳이 만들 필요야 있겠니?”
“여기는, 자꾸만 사람들이 드나들잖아요.”
해미가 강하게 밀어붙였다.
“아버님은 손자가 공부 못 하시는 게 좋으세요?”
“물론 아니지.”
순재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 옥상 애미 네 마음대로 한 번 해 봐라.”
“고맙습니다.”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나가볼게요.”
“그래라.”
해미가 뒤돌아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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