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만약에, 우리 Episode. 5 - [셋]

권정선재 2009. 8. 1. 00:53

 

 

 

만약에, 우리

 

Episode.5

 

 

신지가 한국으로 오지 않았다면?

 

 

 

, 당신이 한국에서 온 신지군요.

 

반갑습니다.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보내주신 음악 샘플은 잘 들어봤어요, 초보라고 소개서에는 그렇게 쓰셨는데, 보니까 초보가 아니시더라고요.

 

아니 뭘요.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보시다시피 완전 초보입니다.

 

신지 씨보고 이리로 오시라고 한 건, 선생님으로 초빙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 그게 무슨 말이세요?

 

러시아에 한국 학생 많은 건 알죠?

 

, .

 

신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러니까 저도 이리로 왔죠.

 

그 학생들, 신지 씨가 좀 가르쳐 주세요.

 

!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농담으로 보이세요?

 

담당자가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정말 신지 씨 재능에 놀랐다니까요.

 

.

 

신지가 입을 가렸다.

 

, 말도 안 되요.

 

자기 실력을 아직도 못 믿는 거예요?

 

담당자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신지 씨 실력은 정말로 최고라니까요.

 

, 진짜요?

 

그럼요.

 

담당자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신지 씨, 음악 들어 본 사람들 모두가 최고라고, 엄지를 들어 보였어요. 그런 사람인데, 당연히 선생님 자리를 부탁하는 게 도리지요. 많은 페이는 드리지 못 하지만, 이렇게 부탁드려요.

 

.

 

신지가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저 공부를 하러 온 거거든요?

 

원하시는 수업은 다 들으셔도 좋아요.

 

?

 

신지가 눈을 깜빡였다.

 

, 그게 무슨?

 

여기에서 들으시는 모든 강의에 대해서 수업료를 받지 않겠습니다.

 

모든 강의라고요?

 

.

 

담당자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학교에서 단순히 음악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거, 신지 씨도 잘 알고 계시는 거죠?"

 

, .

 

신지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러시아에서 가장 큰 아카데미라고 들었어요. 미술도 가르치고, 다른 것도 가르친다고요.

 

맞아요.

 

담당자가 싱긋 웃었다.

 

그러니까 그 중에서 신지 씨가 원하시는 건 다 들으셔도 돼요. 숙소까지 저희가 잡아드릴게요.

 

.

 

신지는 지금 이 상황이 믿을 수가 없었다.

 

, 그러니까 지금 이게 뭐 몰래 카메라라던가, 그러한 종류의,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아니죠?

 

농담도.

 

담당자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리 서신으로 이런 소식을 전할까 하다가, 그래도 직접 얼굴 뵙고 전해드리는 게 도리 같아서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만에 하나라도 저희 조건이 마음에 안 드시면 바로 말씀하세요.

 

아니요.

 

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요.

 

정말이세요?

 

.

 

신지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여기서 뭘 가르치면 되는 건가요?

 

 

 

, 삼촌 좀 어떻게 해 봐.

 

내가 뭘.

 

윤호가 투덜거리며 벽을 바라봤다.

 

아니, 술 마시면 저렇게 다 시끄러운 거냐?

 

후우.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삼촌 오늘 술 되게 많이 드셨나 보네.

 

정말 무지하게 많이 먹었나 보다.

 

드르렁, 드르렁 푸우.

 

민용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큰 대 자로 누워서 코를 골면서 그 누구보다도 마음 편하게 자고 있었다.

 

가서 삼촌 모로라도 눕게 만들고 와라. 모로 누우면, 사람이 코를 좀 덜 곤다고 하잖아. ?

 

귀찮아.

 

민호의 제안에 윤호가 심드렁하게 답했다.

 

그렇게 잘 알면 네가 가.

 

이윤호.

 

민호가 미간을 모았다.

 

네가 좀 가면 안 되는 거냐?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돼.

 

으유.

 

민호가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러워서 내가 간다. 내가 가.

 

진작 그러지.

 

 

 

어머, 민호 너 얼굴이 왜 그래?

 

?

 

민호가 입을 가리며 크게 하품을 했다.

 

내 얼굴이 뭐?

 

다크 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잖아.

 

해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민호를 바라봤다.

 

또 밤새 공부를 한 거야?

 

아니.

 

민호가 하품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삼촌이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그래.

 

?

 

뒤 따라 나오는 윤호 역시 민호와 마찬가지였다.

 

어머, 정말인가 보네?

 

엄마.

 

윤호가 컵에 물을 따르며 투덜거렸다.

 

정말, 삼촌 더 이상 우리 방에서 재우지 마.

 

, 알았어.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이 그 정도로 심할 지 몰랐네.

 

말도 마.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밤새 어디서 공사라도 하는 줄 알았다니까.

 

.

 

해미가 낮게 웃었다.

 

알았어.

 

해미의 눈이 장난스럽게 반짝였다.

 

엄마가 다 조치를 취할게.

 

 

 

뭐야?

 

문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지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니?

 

그럼 어떻게 해요?

 

해미가 문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일단 도련님께서 가실 곳은 없고, 그리고 우리 집 안에서 아버님 눈에 걸리지 않을 곳이라면, 딱 한 군데 아니겠어요? 어머니, 그 사실은 어머니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아요? ?

 

나 참.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옥탑이라니.

 

약간 고치면 될 거예요.

 

해미가 어꺠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정도는 어머니랑 민호 아빠 둘이서도 충분하잖아요. 제가 아버님 몰래, 물자를 나를게요.

 

하아.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이 나이에 아들 하나 잘못 두어서, 그렇게 힘든 일을 다 해야 한다는 거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문희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옥탑?

 

그래.

 

준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괜찮을까?

 

안 될 게 뭐야?

 

해미가 따지 듯 물었다.

 

어차피 쓰지도 않는 공간이잖아.

 

아버지께 걸리면 어떡해?

 

걱정하지 마.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미 아버님께 말씀을 드렸어.

 

뭐라고?

 

.

 

해미가 낮게 웃었다.

 

 

 

?

 

그렇게 쓰려고요.

 

해미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해도 되는 거죠?

 

.

 

순재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호 공부 방을 거기다가 굳이 만들 필요야 있겠니?

 

여기는, 자꾸만 사람들이 드나들잖아요.

 

해미가 강하게 밀어붙였다.

 

아버님은 손자가 공부 못 하시는 게 좋으세요?

 

물론 아니지.

 

순재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 옥상 애미 네 마음대로 한 번 해 봐라.

 

고맙습니다.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나가볼게요.

 

그래라.

 

해미가 뒤돌아 싱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