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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6 - [셋]

권정선재 2009. 9. 29. 19:05

 

 

 

만약에, 우리

 

Episode.6

 

 

민용과 민정의 결혼 이야기 셋

 

 

 

그래, 그 댁에 인사 다녀왔다고?

 

.

 

순재가 신문을 접었다.

 

그 집에서는 뭐라고 하디?

 

아유, 뭘 뭐라고 해요?

 

문희가 재빨리 끼어 들었다.

 

민용이 너 많이 피곤할 테니까., 그냥 오늘은 올라가서 쉬어. 오늘은 쉬는 게 더 좋아. 알지?

 

어딜 가?

 

순재가 윽박질렀다.

 

민용아 여기 앉거라.

 

.

 

민용이 소파에 앉았다.

 

그래, 그 댁에서 뭐라고 하디?

 

괜찮으시다고 하시더라고요.

 

네가 초혼 아닌 것도 알고 있으시냐?

 

.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오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럼 놀라셨겠구나?

 

조금 놀라셨더라고요.

 

그래.

 

순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집에는 언제 인사를 하러 올 거냐?

 

언제가 좋으시겠어요.

 

글쎼다.

 

순재가 민용의 시선을 피했다.

 

네가 알아서 날 잡거라.

 

그래, 네가 잡아.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민용아 올라 가거라.

 

, 쉴게요.

 

그래라.

 

민용이 올라가자, 문희가 순재의 옆에 앉았다.

 

아니 여보 왜 그래요?

 

내가 뭘?

 

순재가 미간을 모았다.

 

내가 뭘 어쨌는데?

 

왜 그렇게 민용이에게 날카로우세요?

 

내가 뭐가 날카로워?

 

당신 날카로워요.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봐주면 안 돼요?

 

이미 한 번 결혼 실패한 놈이 왜 다시 한다는 거야>

 

실패니까요.

 

문희가 민용을 변호했다.

 

한 번 실패한 거니까. 잘 해보겠다는 거잖아요.

 

하아.

 

순재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모르겠네.

 

그냥 봅시다. ?

 

문희가 순재를 재촉했다.

 

여보, 부탁이에요. 부탁.

 

후우.

 

순재가 한숨을 토해냈다.

 

 

 

재혼이라.

 

민용이 작게 말을 했다.

 

재혼.

 

자신의 자리가 그렇게 부족한 것이었을까?

 

서 선생.

 

마음이 아렸다.

 

 

 

그 사람이 그렇게 좋냐?

 

?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혼남 아니더냐?

 

아버지.

 

민정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아버지가 그래요?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는 거냐?

 

주현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는 그런 말도 못 하냐?

 

아버지 이혼남 가리시는 거예요?

 

솔직한 말 원하냐?

 

주현이 민정을 바라봤다.

 

너 이 애비 솔직한 말 원하는 거야?

 

.

 

민정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솔직한 대답을 저 듣고 싶어요. 아버지, 정말로, 정말로 이혼남 싫어하시는 거예요?

 

그래.

 

주현이 힘주어 대답을 했다.

 

나는 이혼남 싫어한다.

 

아버지!

 

하지만 이 군은 괜찮다.

 

!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 솔직히 여태까지 살면서 이혼한 남자들 단 한 번도 좋게 본 적 없다. 하지만 이 군은 다르구나.

 

어떻게 다른데요?

 

사람이 된 것 같아.

 

아버지.

 

민정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그럼 허락하시는 거에요?

 

그래.

 

주현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한다.

 

!

 

민정이 주현의 목에 매달렸다.

 

우리 아버지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진작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내 딸 좋다는 거 안 한 적 없어.

 

주현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는 우리 민정이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싶게 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하고 싶은 거 다 말 해.

 

.

 

민정이 크게 대답했다.

 

 

 

자고 있었어요?

 

아니요.

 

민정이 침대에 벌떡 앉았다.

 

안 자고 있었어요.

 

거짓말.

 

민용의 목소리가 장난스러웠다.

 

지금 목소리가 잠겨 있는데요?

 

아니에요.

 

민정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아니에요.

 

지금 고개 저었죠?

 

?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저 어디에서 보고 있어요?

 

그걸 봐야 압니까?

 

그럼요?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데 제가 뭘 하고 있는 지 어떻게 알고 계세요?

 

내가 서 선생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서 선생이 뭘 하고 있는 지 그 정도도 못 맞추겠습니까?

 

헤헤.

 

민정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 선생님 대단하다.

 

내가 대단하기는.

 

이 선생님.

 

왜요.

 

민정이 빙긋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가 허락 하셨어요.

 

?

 

허락 하셨다고요.

 

민정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이혼남은 다 싫은데, 이상하게 이 선생님은 하나도 밉지가 않다고, 허락 하신다고 그러셨어요.

 

정말입니까?

 

.

 

민정이 크게 대답을 했다.

 

정말이에요.

 

 

 

그럼, 내일 오는 겁니다.

 

.

 

잘 자요.

 

이 선생님도요.

 

민용이 전화를 끊고 품에 안았다.

 

결혼이라.

 

정말 결혼을 하게 되는 거다.

 

 

 

그래 그 집에서 허락을 했다고?

 

.

 

흐음.

 

순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집에서 허락을 했다.

 

그러니 아버지도 허락해주세요.

 

민용의 표정도 진지했다.

 

그러니 아버지.

 

일단 네 여자 보자꾸나.

 

아유, 뭘 봐요.

 

문희가 다시금 두 사람 사이에 확 끼어 들었다.

 

민호 선생님인데, 우리가 뭘 더 봐서 달라질 게 뭐가 있어? 당연히 좋은 사람 아니겠어요?

 

그래도 사람은 봐야지.

 

순재가 윽박질렀다.

 

당신은, 그 정도도 안 해?

 

해요. .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오늘 온다고?

 

.

 

민용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오라고 했어요.

 

그래, 그럼 일찍 들어오마.

 

.

 

민용이 다시 입에 밥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