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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sidoe.6 - [다섯]

권정선재 2009. 10. 2. 11:59

 

 

만약에, 우리

 

Episode.6

 

 

민용과 민정의 결혼 이야기 다섯

 

 

 

그래, 우리 민용이랑 결혼을 한다고?

 

.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답했다.

 

이 선생님이 정말로 좋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래.

 

순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한 가지 물어봐도 되나?

 

?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 무슨?

 

궁금해서 말이네.

 

민정이 민용을 바라보자,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 여쭤보세요.

 

신지 말이네.

 

!

 

순간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신지도 알고 있나?

 

, 아버지.

 

민용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여기서 그 이야기가 왜 나와요?

 

왜 나오긴?

 

순재가 미간을 모았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알아요.

 

알아?

 

.

 

순재가 오른쪽 눈썹을 올렸다.

 

그래. 그러면 뭐라고 하더냐?

 

축하한다고 하죠. 뭘 뭐라고 그래요?

 

그래?

 

순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준이는 어떻게 하기로 한 거냐?

 

“…….

 

!

 

민정과 민용의 눈이 가늘게 흔들렸다.

 

, 그건.

 

제가 기를 거예요.

 

민용이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민정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시작했다.

 

저도 아이 잘 기를 수 있어요.

 

네 자식이 아니다.

 

아버지.

 

민용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대체, 도대체 무슨 말씀이 하시고 싶으신 거예요?

 

후우.

 

순재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다만.

 

순재가 민정을 바라봤다.

 

진실하라는 겁니다.

 

가요.

 

민용이 민정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가자고요.

 

민용의 얼굴은 붉었다.

 

여기에 더 있어 봤자. 서 선생 좋은 이야기 하나도 못 들어요. 그럴 바예야. 그냥 우리 가요.

 

그래 가라.

 

순재는 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가는 순간에 끝이다.

 

민용아.

 

문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단 앉아.

 

아니요.

 

민용은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이 여자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고, 이 여자와 확실히 결혼을 할 겁니다. 부정할 수 없어요. 아니, 부정하지 않아요.

 

마음대로 하거라.

 

그럴 겁니다.

 

민용이 이를 드러냈다.

 

절대로 다시 이리 오지 않겠어요.

 

민용아.

 

이 선생님.

 

가자고요.

 

 

 

. .

 

멀리 오고 나서야 민용이 민정의 손을 놓아주었다.

 

미안해요.

 

, 아니에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좀 심했어요.

 

후우.

 

민용이 이마를 짚었다.

 

아버지가 심하셨어요.

 

그래도요.

 

민정이 아래 입술을 살짝 물었다.

 

그것도 다 이 선생님을 걱정하셔서, 그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거잖아요. 모르시겠어요?

 

알아요.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더 싫어요.

 

.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그게 왜 싫어요?

 

내가 어린 아이 같으니까요.

 

민용의 눈은 젖어 있었다.

 

나 그런 거 더 이상은 싫어요.

 

이 선생님.

 

나 서 선생 정말로 좋아합니다.

 

민용의 목소리는 진실하고, 간절했다.

 

절대로 놓고 싶지 않아요. 서 선생, 절대로 내 품 안에서 놓아 버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란 말입니다.

 

저도에요.

 

민정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우리 계속 도전해요.

 

그럴 힘 없어요.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계속 그렇게 반응하실 거라고요.

 

확신하고 있어요?

 

?

 

민용이 눈을 깜빡였다.

 

, 무슨?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아까 아버님 눈빛 제대로 안 봤죠?

 

, 눈빛은.

 

달랐어요.

 

민정의 눈이 살짝 젖었다.

 

이 선생님 일어나니까 달라졌다고요.

 

하아.

 

머리가 아팠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그냥 이해를 해 드려요. 이 선생님을 너무나도 좋아하시니까, 아들이 잘 되기를 바라시니까, 결국, 결국 그래서 그렇게 하시는 거잖아요. 그렇다는 거 이 선생님도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더 싫어요.

 

민용이 슬픈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왜. 왜 저를 그렇게 못 믿으시는 건지, 왜 저를 그렇게 불신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불신 아니에요.

 

민정이 민용의 손을 잡았다.

 

걱정이에요.

 

 

 

.

 

전화를 끊고 신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준아.

 

꺄아?

 

아빠 결혼한대.

 

신지가 엷게 미소를 지었다.

 

준아 그게 무슨 말인지 아니?

 

냐아?

 

준이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래 관심 없겠지.

 

신지는 천천히 부엌으로 향해 냉장고를 열었다.

 

오늘은 잠 안 오겠네.

 

이런 날은 유일한 벗이 술이었다.

 

 

 

당신 도대체 왜 그래요?

 

내가 뭘?

 

순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뭐 못할 말이라도 한 거야?

 

그래요.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왜 물어요?

 

왜 묻긴.

 

순재가 고개를 갸웃했다.

 

물어야지.

 

나중에 물어도 되잖아요.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늘 처음 인사온 사람이란 말이에요.

 

그래도 결혼할 사람이라고 데리고 온 거야.

 

순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 정도는 물었어야 했어.

 

그래도, 좋게 물어도 되잖아요.

 

문희는 너무나도 답답했다.

 

사람이 도대체 왜 그렇게 답답해요?

 

아니, 내가 뭐?

 

답답한 것은 순재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뭐가 답답하다는 거야?

 

됐슈.

 

문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다 늦은 시간에 어디를 가려고?

 

물 마시고 속 차리려고 그래요.

 

문희가 콧방귀를 크게 꼈다.

 

내가 저런 영감이 뭐가 좋다고.

 

 

으유.

 

순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람이 알아들을 말을 해야 무슨 말을 알아듣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하여간 저 놈의 할망구.

 

하지만 옆구리가 꽤나 시렸다.

 

언제 오려는 거야?

 

순재는 궁시렁대면서 문희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