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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6 - [여섯]

권정선재 2009. 10. 2. 11:59

 

 

 

만약에, 우리

 

Episode.6

 

 

민용과 민정의 결혼 이야기 여섯

 

 

 

여보.

 

?

 

잠에 막 들려고 하던 준하가 낮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정말로, 정말로 준이 엄마가 도련님하고 서 선생님하고 결혼에 대해서 축하한다고 이야기를 했을까?

 

그럼 뭐라고 해.

 

준하게 크게 하품을 했다.

 

그 상황 어떻게 말릴 거야?

 

모르지.

 

해미가 미간을 모았다.

 

나라면 말릴 거야.

 

어이고?

 

준하가 헛웃음을 지었다.

 

준이 엄마 그럴 사람 아니야.

 

도련님도 참 너무해.

 

뭐가?

 

어떻게 바로 결혼을 하실 수가 있어?

 

바로는 아니지.

 

준하는 그래도 제 동생이라, 민용의 편을 들었다.

 

이미 이혼한 지 꽤나 시간이 흘렀잖아?

 

그래도, 동서가 이혼 하고 싶어서 한 거 아니었잖아. 도련님이 동서 마음 너무 몰라서 그런 거잖아.

 

신경 꺼.

 

준하가 엎드리는 자세로 몸을 바꾸었다.

 

어차피 민용이 자식이 다 알아서 할 일이라고, 우리가 알아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래도.

 

해미가 미간을 모았다.

 

나는 동서가 불쌍해.

 

불쌍해도 할 수 없지.

 

준하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제수 씨 무지하게 불쌍해. 하지만, 이미 두 사람은 인연이 아닌데, 뭘 어떻게 하겠어.

 

여보?

 

?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이 결혼 엎을까?

 

?

 

준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

 

해미가 눈을 반짝였다.

 

그래서 동서랑 엮어드리는 거야?

 

됐네요.

 

준하는 바로 거절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아니 왜?

 

해미가 눈을 깜빡였다.

 

당신은 도련님이랑 서 선생님이랑 그냥 그렇게 결혼을 하게 내버려 둘 거야? 정말로 그래?

 

그래.

 

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민용이 그 자식 충분히 잘 하는 것 처럼 보여. 그 녀석이 하는 일, 이번에는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밀어주고 싶단 말이야.

 

당신 동서 안 봤지?

 

?

 

준하가 눈을 깜빡였다.

 

, 무슨?

 

산 송장이 따로 없어.

 

해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렇게 말을 할 거야?

 

다른 일이야.

 

준하는 단호했다.

 

그건 제수 씨 일이라고.

 

하아.

 

해미가 이마를 짚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래.

 

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여보.

 

제발.

 

준하가 해미의 손을 잡았다.

 

당신이 민용이를 어떻게 생각을 하던, 그리고 제수 씨를 어떻게 불쌍해 하건은 전혀 상관 없어. 이건 순전히 두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 할 그러한 문제니까, 우리가 끼면 안 되는 거야. 알아 들어? 우리 두 사람은 민용이와 제수 씨 사이의 문제에 끼어들면 안 되는 거라고.

 

가족이잖아.

 

가족이라도.

 

준하의 표정은 단호했다.

 

아무리 우리가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해야 되는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일도 있는 거야.

 

흐음.

 

해미가 미간을 모았다.

 

나는 잘 모르겠어.

 

그냥 자자.

 

준하가 부드럽게 해미의 손을 잡았다.

 

?

 

알았어.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누웠다.

 

 

 

왜 보자고 한 거야?

 

신지야.

 

민정이 어색한 표정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생각보다 퉁명했다.

 

너 도대체 내가 왜 보고 싶은 건데?

 

너도 알고 있지? 나 이 선생님이랑 이번에 결혼하기로 했어.

 

알아.

 

신지가 차분한 목소리로 대꾸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네가 오빠에게 준이도 키울 수 있다고, 그럴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며?

 

? .

 

민정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랬어.

 

후우.

 

신지가 가늘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알아. 네가 오빠랑 결혼을 하겠지. 그리고 준이 새 엄마도 되는 거야. 하지만 원래 엄마는 나야. 네가 아무리 오빠랑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네가 나에게서 준이를 빼앗아 갈 권리는 없는 거라고.

 

, 신지야 오해하지 마.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나 너에게서 준이를 빼앗을 생각 전혀 하고 있지 않으니까 말이야. ? 신지야 진정 해라.

 

후우.

 

신지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다.

 

민정아.

 

?

 

잘 살아.

 

, 신지야.

 

민정이 놀란 눈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 러시아로 갈래. 다시 러시아로 돌아갈래.

 

왜 다시?

 

나 여기에 더 있을 이유를 못 찾겠어.

 

신지가 슬픈 눈으로 민정을 바라봤다.

 

, 어쩌면 오빠를 다시 잡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었거든? 하지만 이제 그럴 수 없으니까, 그럴 가망성도 없으니까, 나 더 이상 한국에서 있을 수는 없을 것만 같아. 그래서 나 갈래.

 

사랑, 하니?

 

누구를?

 

이 선생님.

 

“…….

 

신지가 빤히 민정을 바라봤다.

 

듣고 싶니?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무슨?

 

내 대답이 듣고 싶냐고.

 

하아.

 

민정이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 나도 잘 모르겠어.

 

민정아.

 

?

 

나 너 정말 좋게 생각해.

 

신지야.

 

하지만, 말이야.

 

신지의 눈이 가늘게 흔들렸다.

 

나 정말 네가 너무나도 미워.

 

.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밉다고, 너 지금 내가 밉다고 말을 한 거지?

 

그래.

 

신지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내가 밉지 않겠니? 네가 지금 나의 상황이라면 말이야.

 

그럴 것 같아.

 

너 내가 대답을 해주기를 원하고 있지?

 

?

 

민정이 고개를 들었다.

 

신지야.

 

나 아직 오빠를 좋아하고 있어.

 

!

 

민정의 눈동자가 가늘게 흔들렸다.

 

, 신지야. 너 정말로 아직도 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있는 거니?

 

사랑해. 그래서, 그래서 떠나려고 하는 거야.

 

사랑하면 떠나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신지가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오빠 마음이 너에게로 향해 가 있다는 거, 나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괜히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아.

 

혹시 모를 일이잖아.

 

너도 그런 거 원하지 않잖아.

 

!

 

민정의 얼굴이 굳었다.

 

원하지, 않아.

 

그러니까.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나 갈게.

 

하지만.

 

아니야.

 

신지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우리 두 사람 서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서로에 대해서 아파하게 될 거야. 지금의 이 우정도 사라지고 말 거야.

 

.

 

민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제 나 다시 안 볼 거야?

 

사실 이미 나 표 끊어 놨어.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뭐라고?

 

나 떠나.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