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악취가 났다.
노숙자였다.
역겨움.
짜증남.
피로함.
그러한 것들이 온 몸에서 동시에 솟구쳤다.
도대체 저들을 왜 그냥 두는 것인지,
도대체 왜 저들을 치우지 않는 것인지,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분노가 치밀었다.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아닐 것이라고,
아닐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내 친구.
나의 친구였던 사내가 저기에 앉아 있다.
노숙자와 똑같이,
아니 노숙자가 되어서.
나는 살짝 그에게 다가갔다.
재빨리 등을 돌리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는,
나의 우상이었으니까.
그 우상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정말로 확인할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