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잠시만요.
라고 말을 한 후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분명히
정말 분명히 500원짜리 동전이 있었다.
나는 잔돈을 싫어한다.
특히나 100원짜리는 싫어한다.
그래서 동전이 생기는 것이 싫다.
가능하면 생기는 것이 싫다.
그렇게 500원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았다.
순간 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누구에게,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였던 적이 없을까?
딸랑거리는 소리가 귀찮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는 무거운 존재.
그런 존재인 적 없던가?
내가 누군가를 지치게 한 적이 없단 말이던가?
내가 누군가를 힘들게 한 적이 없단 말이던가?
이 500원짜리 동전처럼,
나는 그런 적이 없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