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탄산 음료

권정선재 2009. 12. 29. 00:33

탄산 음료

 

 

권순재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온다.

잔의 위로

거품이 올라온다.

 

목으로 넘길 때,

그 순간 타는 듯한 느낌이.

나는 너무나도 좋다.

그 느낌이 나는 좋다.

 

색도 얼마나 영롱하고 아름다운가?

투명한 것부터 검은색까지

내가 가지고 싶은 색

내가 원하고 있는 색

모든 색이 다 있다.

 

그러나 그 색으로 내 온 몸이 채워지는 순간

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리라,

원래의 나를 잊었기에,

원래의 나를 지웠기에,

모든 색 속에서,

나는 나의 색을 잃고,

그 거품 속에서,

그 탄산 속에서,

장렬히 죽음을 맞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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