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검은색은 무섭다.
그냥 무섭다.
그 뒤에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 뒤에는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 어둠 속에서,
마치 나를 향해서 갈퀴 같은 손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손은,
나의 목을 조를 것만 같다.
모든 빛을 흡수하는,
그 무엇도 반사하지 않는
검은색.
그 검정의 뒤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무지개라도 숨겨져 있다면,
그 무지개를
검은색이 먹은 것이라면,
어떠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그 검정이,
그저 검은 색이 아니라,
누군가의 피로 인한,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그런 것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