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3
길거리를 헤매며
차가운 시선을 받은 지
이미 얼마의 시간이 흐른 지
이미 얼마의 날들이 지난 것인 지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알고 싶지 않다.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는 사라지고,
무언가를 할 것이라던 용기도 멀어져 버렸다.
그저 하루를 살아나가는 것이 고통이고,
그저 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아픔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누더기로 변하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런 모습을 숨겨야지, 숨겨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드러내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숨겨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드러내면
많은 것을 주는 그들 탓에,
자꾸만
자꾸만
나를
이런 나를 드러나게 하고 싶다.
나는 더러운 거리의 노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