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이야기 하기

하나의 시대가 끝이 났다.

권정선재 2010. 5. 3. 07:00

 

하나의 시대가 끝이 났다.

 

꽤나 거창한 제목을 지었지만 사실 그리 거창한 내용은 아니다.

 

그저 사는 지역의 백화점 하나가 문을 닫은 것이다.

 

문을 닫은 것도 아니고 그저 운영하는 회사가 바뀌게 된 것 뿐이다.

 

그러나 나에게 그것은 하나의 시대가 끝이 난 것과 마찬가지다.

 

 

 

 

 

부천에 있던 GS스퀘어 백화점이 지난 2010년 04월 30일부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롯데 스퀘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다고 한다.

 

단순한 사명만 바뀌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변하는 느낌이다.

 

항상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하나의 무언가가 사라지는 느낌은 어떠할까?

 

아직 롯데 스퀘어는 가보지 못 했고 가능하면 발도 들이고 싶지 않은 그 곳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22살. 잠시 서울서 살던 시절을 제외하면 늘 부천에서만 살았다.

 

LG백화점에서부터 GS스퀘어 백화점으로 이어진 그곳은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추억이었다.

 

어머니와 쇼핑을 간 곳이고, 직접 무언가를 사보기도 한 곳이고, 고교 은사님을 종종 뵌 장소기도 하고, 데이트 장소기도 했다.

 

영화의 시사회도 많았고, 미스터도넛이라는 브랜드를 만나기도 한 곳이었다.

 

TBJ 헨리코튼 스프리스 잭앤질 글간서적 하나하나의 브랜드의 팬이 되기도 한 장소였다.

 

 

 

나에게 GS스퀘어 백화점은 단 하나의 장소일 뿐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유일한 낙은 주말에 어머니와 가는 백화점 나들이었다.

 

그리고 부천에 있는 소풍이라는 장소에서 영화를 보고 나면 시간이 나면 한 번은 들리는 곳이었다.

 

나를 나름 준 VIP로 조그만 광고지도 내 이름으로 배달도 되는 곳이었다.

 

늘 익숙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너무나도 좋아한다고 했을까?

 

 

 

말이 임시휴점이지... 더 이상 GS가 아니다.

 

같은 장소에 있지만 뭐라고 할까? 전혀 다른 장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5월부로 폐점이 될 거라는 건 이미 알고는 있었다.

 

직원들에게 물어서도 이미 알고 있었고 당연히 내가 롯데 사업주라도 5월 대목을 놓치진 않을 거였다.

 

그래도 공정거래 위원회 등에서 거절을 하는 등 그것이 아니길 바랐었다.

 

 

아래 슈퍼마켓 쪽에 있는 표지판이었다.

 

GS스퀘어. 저기에 오타가 있다는 것을 나는 왜 계속 몰랐던 것일까?

 

평소에는 술을 먹지 않기에 전혀 신경도 쓰지 않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하나하나 세세하게 살피면서 참 많은 곳에 GS가 숨어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 동안 내가 너무나도 쉽게 지나쳤던 곳들에도 GS라는 글자가 들어 있었다.

 

 

 

 

 

 

익숙하던 것이 변하는 것의 느낌은 어떠한 것일까?

그 동안 많은 익숙한 것들이 사라지면서 너무나도 서운한 마음도 많이 느꼈었다.

 

그러나 항상 있을 거라고 믿던, 주말이면 당연히 GS스퀘어를 갔었기에 그 서운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당분간 버스에는 롯데 스퀘어라는 말이 그대로 쓰여 있을 것이다.

 

LG백화점에서 GS스퀘어 백화점이 되었을 때도 한참이나 그러했으니까...

 

 

 

나에게는 하나의 시대가 끝이 나는 것이지만, 누군가는 거기에서 다시 하나의 시대를 만들 것이다.

 

그저 하나의 백화점이 사라지는 것인데

 

유난히 감성적이 되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하나의 시대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GS스퀘어백화점의 마지막은 나의 삶 중 한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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