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녀
권순재
얘 웅녀야,
잘 살고 있니?
사내를 만나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어찌 소식이 없니?
함께 마늘과 쑥을 먹다,
네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밖으로 나가 약을 구해오니
너는 이미 없더구나,
나쁜 계집아,
나도 이제 사람이 되었는데,
어찌 내게
연락을 하지 않는 게냐?
너의 얼굴을 보면,
내 열 발톱으로,
너를 할퀼까
그것이 두려운 게냐?
나도 숙녀가 되었으니,
나도 범녀가 되었으니,
그러지 않으련다.
그러지는 않으련다.
그러니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말고,
네 든든한 서방을 믿으며
그냥 네가 연락을 하려무나,
지독한 쑥과 마늘,
함께 고난을 겪었으니,
연락을 하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