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녀
권순재
형님의 연락을 받고 참말로 놀랐습니다.
사람이 되었다니,
참말로 놀랐습니다.
저는 후회를 하고
다시 또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이 되면
항상 미소를 지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제 형님도 아시겠지만,
늘 행복하지만도 않습니다.
사람의 삶이란
그리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형님께서는 제게 서방이 있다 말씀을 하셨죠?
그 치만큼 형편 없는 사내도 없답니다.
천에서 왔다며,
어찌나 젠체를 하던지,
우습지도 않습디다.
저는 요즘 아이를 가져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곰일 적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언제 한 번 꼭 형님을 뵙고 싶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다시 꼭 들러주십시오.
그치가 그래뵈도,
요리도 꽤나 잘 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