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옥탑방 고양이

권정선재 2013. 4. 20. 07:00

[신나는 공연] 옥탑방 고양이

 

워낙 드라마 버전의 [옥탑방 고양이]를 재미있게 봤었고, 그 원작 소설 역시 참 재미나게 읽었기에 연극 역시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극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드라마나 소설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보신다면? 어라 하실 것 같아요. 차라리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닿아 있는 점이 더 많은 연극은 이중계약으로 인해서 한 집에서 살게 된 또래 남자 이경민과 부산에서 상경한 꿈 많은 여자 남정은의 알콩달콩 로맨스에 비중을 둡니다. 그리고 로맨스와 더불어서 자신의 꿈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조금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요. 저 역시 그 또래의 나이인 만큼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스토리이기도 해요. 도대체 소설을 쓴다고 해서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리고 도대체 언제 스타가 될지도 모르는 그런 현실이죠. 이 모든 아픈 현실과 자신의 꿈을 위해서 달리고자 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친 모든 청춘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부분을 그렇게 자극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버지의 모습이라거나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부잣집 도련님 등의 모습을 통해서 어렴풋이 그려내고자 하는 거죠. 100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우기 위해서 [옥탑방 고양이]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택합니다.

 

 

 


옥탑방 고양이

장소
대학로 틴틴홀
출연
박성훈, 장지우, 윤정빈, 황선화, 김지현
기간
2010.04.06(화) ~ 오픈런
가격
일반석 30,000원
가격비교예매 글쓴이 평점  

 

 

그리고 대학로의 달달한 로맨스 연극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확실히 맞추듯 이 연극 꽤나 웃깁니다. 억지로 웃기려고 노력을 하는 코믹극이 아니라 일상에서 일어나는 순간들과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조금 나누어져 있는 것이 극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재미있는 연극이라고 하더라도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내내 웃음만 주면 아무래도 관객의 입장에서도 지치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옥탑방 고양이]의 경우에는 진지한 삶에 대한 청춘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귀여운 두 마리의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이 되니 조금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뭉치겨양이커플의 달콤함은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민정은의 이야기를 쉬어갈 수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해요. 그들의 모습과 겹쳐서 보이기도 하면서 또 고양이 특유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이거든요. 물론 겨양이가 매우 섹시한 고양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하면서도 고양이 특유의 본성을 가진. 그리고 인간이 잊고 지내는 사람 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역할들이기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두 고양이는 웃음과 삶을 이야기하거든요.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 다른 점은 조금은 평범한, 혹은 평범하고자 노력을 하는 두 사람의 로맨스라는 겁니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꿈꾸고 번지르르한 것을 선물을 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서로를 바라보면서 가장 행복한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연애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지금 이 사람하고 함께 있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즐거워야지 정말로 상대방을 사랑하는 거니 말입니다. 이 사람과 무엇을 같이 하면 더 좋지만 같이 하는 것만이 즐겁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죠. [옥탑방 고양이]는 바로 그러한 것을 나눕니다. 좁은 옥탑방에서 이중 계약으로 다투면서도 서로의 꿈에 대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현재. 고양이 특유의 성격으로 서로 다투지만 상대방을 위해서 생선을 훔쳐다 주는 현재.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을 한 단계 한 단계 쌓아올리는 거죠. 그리고 바로 이러한 느낌에 관객들 역시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고 말입니다. 소설과는 다르게 부산이 아닌 대구 사투리라서 조금 강한 느낌은 적지만 그래서 더 소소하면서도 달콤하게 남정은이라는 캐릭터를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툴툴거리면서도 자상하게 찌개를 끓일 줄 아는 경민도 매력적이고 말이죠. 올 봄 달달한 연극 끌리신다면 [옥탑방 고양이] 어떠세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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