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연극] 인간 대포쇼

권정선재 2013. 4. 27. 04:32

[신나는 연극] 인간 대포쇼

 

드디어 서울연극제에서 꼭 보고 싶었고 봐야 했던? [인간 대포쇼]가 오픈했어요! 도대체 언제 예매가 가능할까 혼자서 두근거리면서 기대했던 작품이었거든요. 요즘 들어서 청소년 문학에도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었기에 이 연극 정말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정말로 존경하는 모교의 홍창수교수님의 연극이기도 하고 말이죠. [인간대포쇼]는 어른이 보아도 좋을 청소년극입니다. 왕따 가해자인 소년이 거꾸로 왕따 피해자가 되는, 그리고 그를 피해자로 만든 아이들이 다시 또 피해자가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학교 폭력에 대해서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딱히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일 겁니다. 사회라는 곳이 아이들을 그런 괴물로 만든 것이죠. 물론 같은 상황에서 모두 같은 괴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괴물이 된 아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그런 괴물을 만들어낸 사회의 잘못도 있는 셈이니 말입니다. 특히나 이 연극이 어른들이 함께 보아도 좋은 연극인 이유는 왕따에 대한 이유 같은 것을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문제가 생기면 덮기 급급한 어른들의 행동만으로는 절대로 이러한 문제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를 하는 거죠. 사실 아이들이 더 잔인해지는 이유에는 방관하는 어른들 탓도 큽니다. 

 

 

 

사실 큰 무대에서 하는 연극이라고 해서 살짝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연극도 아니고 뭔가 밝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연극도 아니니 말이죠. 도대체 그 커다란 무대를 어떻게 사용을 할까? 생각을 했는데 이런 걱정은 기우였어요. 이야기 자체가 풍성해서 어느 정도 걱정을 덜었고요. 게다가 약간 모션이 큰 연기들이 있어서 그 넓은 무대를 전혀 넓어 보이지 않게 사용합니다. 몸동작을 맞추면서 뭔가 의식과도 같은 것들을 보여주는데요. 무대를 정말 제대로 활용하더라고요. 자신들을 괴롭히던 이를 괴롭히기 위해서 합을 맞추는 부분은 무슨 의식과도 비슷하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박자를 맞추고 춤을 추듯 무대를 자유롭게 움직임들을 바라보는 느낌은 꽤나 신기하더라고요. 게다가 영상 등도 사용해서 연극을 조금 더 색다르게 느끼게 합니다. 사진이라는 것을 활용하기도 하고, 조명 등을 통해서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게임 영상을 뒤에 삽입해서 재미를 주는 부분도 신기하고요. 게다가 넓은 무대라서 배경이 바뀌더라도 암전 등으로 인해서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사실 지나치게 장면이 바뀌게 되면서 암전이 잦아지면 관객의 입장에서는 살짝 지루해지는 순간도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인간대포쇼]는 그러한 지점이 없습니다.

 

다만 배우들에게 날티 같은 것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나 일진 이진호가 너무 착하게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애초에 사연이 있는 가련한 아이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김호진역의 배우가 더 악랄? 해보인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옷이 너무 바른 복장이라는 것도 아쉽습니다. 요즘 아이들 교복이라면 조금 더 줄이더라도 괜찮았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지 않은 데다가 클라이맥스로 다다르게 되는 감정 역시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대학로에 있는 연극들 중 재미있다고 소문이 난 것들이 거의 소동극이라서 딱히 마무리 같은 것이 없이 비슷한 패턴이 반복이 되게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서울연극제의 [인간대포쇼]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완벽한 구성이라서 저절로 절정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 누구도 가해자가 아니고 그 누구도 피해자가 아닌 교실에서 아이들을 살아남기 위해서 결국 가해자가 되기로 선택합니다. 피해자가 되는 고통보다는 몰려다니면서 다른 누군가를 먹잇감으로 삼는 것이 편하니 말이죠. 어른과 아이가 같이 보면 더 좋을 것 같은 연극. [인간대포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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