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미스터 온조

권정선재 2013. 7. 29. 01:46

[신나는 공연] 미스터 온조

 

[미스터 온조] 초대를 받고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대학로에서도 이토록 거대한 공연을 만나게 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사실 대학로 공연의 재미라고 하면 아무래도 조금 작은 극장에서 보는 즐거움이잖아요. 물론 그러한 종류의 공연도 즐겁기는 하지만 가끔은 큰 공연도 끌리잖아요. 큰 공연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 있으니 말이죠. 이번에 대학로에 새로 생긴 홍대 아트 센터는 바로 요런 아쉬움을 제대로 달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대학로에서 제대로 된 뮤지컬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장소인데요. 꽤나 큰 무대를 가지고 있어서 더 매력적입니다. [미스터 온조]는 온조 왕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로맨스 사극인데 꽤나 웅장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큰 규모의 공연은 잘 만난 적이 없어서 다소 낯설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웅장하게 사랑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을 해보니 우리가 유명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 뮤지컬들도 결국 모두 다 사랑 이야기더라고요. 제가 극장에 가서 본 [미녀와 야수] 역시 결국에는 사랑 이야기니까요. 뭔가 이야기가 진행이 될 것처럼 웅장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여기에서 주는 재미와 매력이 꽤나 큰 편입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노래가 참 좋아요.

 


모든 배우들이 완벽하게 합이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소 띄엄띄엄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가도 결국 모든 배우의 매력이 모두 다 살아나니 이것 역시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사실 공연은 아무래도 포커스를 맞추고 중요한 인물들에게 우선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줄 수밖에 없는 구조니 말이죠. 하지만 그런 것 없이 모든 캐릭터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모든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말이죠. 그다지 깊은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마다의 정당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는 모습이 무조건 그들을 악하다고 할 수 없을 느낌입니다. 특히나 온조의 엄마 같은 경우에는 온조를 망가뜨리면서까지 그를 왕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데 그것이 단순히 엄마의 욕심이 아니라 나중에 자시이 없이도 온조가 견딜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기에 무조건 욕만 하기는 그래요. 다른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 역시 마찬가지고 말이죠. 일부 부분에서 다소 오그리토그리 느낌이 묻어나기는 하지만 곧 웅장함에 이 오글거림은 사라집니다. 특히나 수많은 배우들이 단체로 무용을 하는 모습은 아름답다라는 말 가지고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부 배우들의 대사가 그다지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웅얼거리는 것은 아닌데 다른 소리에 묻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반주가 너무 큰 편이에요. 그래서 제대로 된 노래를 초반에는 못 듣게 되요. 특히나 달꽃무리같은 경우에는 뭔가 여리여리한 느낌을 주기에 일부러 그렇게 노래를 하는데 이게 노래에 밀리는 느낌이니 뭔가 묘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온조의 매력 보다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까만 옷의 사내의 모습이 더 멋있었어요. 그다지 비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이야기도 하지 않는 그저 관찰자의 입장인데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포스가 엄청났거든요. ? 이라고 하면 될까요? 다소 장난스러운 느낌. 그리고 인간에 대해서 회의적이지만 자신의 소신이 있는? 아무튼 멋있었어요. 상남자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래도 공연 자체가 무게가 있는데 그것의 무게를 한층 더해주는 느낌입니다. 사실 온조자체의 매력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이쪽을 더 멋지게 느꼈어요. 하지만 어떠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면 어떤가요? 결국 그것이 연극을 더 사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니 말이죠. 배우들마다 너무 개성이 강해서 조금 부딪치는 것 아닌가? 싶으면서도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중간에 인터미션까지 두 시간의 시간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너무 거대해서 시간이 언제 가려나 싶었는데 그냥 끝이 났어요. 생각보다 몰입도가 괜찮은 편이더라고요. 그리고 무대 자체를 즐기는 매력도 좋고요. 커다란 무대이니 만큼 벽을 제대로 활용을 하기도 하고 무대가 갈라지기도 하는 등 흥미로운 구성이 돋보입니다. 달을 벽에 붙여 놓은 부분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보통 달이라고 하면 그냥 둥글고 밝게만 묘사를 할 텐데 [미스터 온조]에서는 거친 느낌 그대로 살렸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이 리뷰를 쓰느 순간에도 수많은 무용수들의 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완벽한 검무, 그리고 밝은 축제의 장면까지. 그 모든 것이 완벽하게 무대 위에서 펼쳐집니다. 중간중간 그림자를 사용하는 느낌을 주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고요. 다소 큰 무대를 어떻게 채울까 관객의 입장에서 걱정을 했는데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무대와 아름다운 무용 그리고 훌륭한 음악이 어울리는 완벽한 뮤지컬 [미스터 온조] 어떠세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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