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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

권정선재 2016. 5. 8. 11:27

[행복한 책방]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

 

안시내작가의 세계 일주를 담고 있는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여행기입니다. 나 이런 거 했어요!라는 그런 식의 자랑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을 만났어요. 라는 경험담이라서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있고, 그 안에서 따스한 여정 같은 것이 묻어나니까요. 나 혼자 잘났어.가 아니라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이 걸어간다는 것을 말하는 이야기라서 더욱 따스했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도 따스하게 바라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따스한 작가의 여행기이니 만큼 여행기 전반에 따스한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긍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실수나 그곳에서 당했던 여러 일들을 억지로 꾸미거나 하지 않는 것이 더욱 좋았습니다. 그냥 그곳을 여행하면서 자신이 느끼는 것을 고스란히 그려냅니다. 제목에서는 지구 정복이라는 다소 맹랑한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정작 책에서는 지구를 정복하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같이 나란히 걸어가는,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해서 아무런 불편도 끼치지 않고 잠시라도 나누고 경험하고 싶다는 그런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거든요. 굉장히 빠르게 읽히면서도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사람이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있으니까 따스하고 독자드로 같이 그곳을 여행하는 느낌입니다. 더불어 생각지도 않았던 장소에 대해서 한 번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여행 정보서가 아니라 여행 에세이라는 것도 따스함을 더해주는 부분입니다. 물론 정보가 우선인 사람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애초에 그런 사람들이라면 이런 책을 고르지 않겠죠. 그냥 사소하게 지나갈 수 있는 것들도 작가의 눈에 보이게 되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것인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고마움을 느끼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며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을 기분 좋게 느끼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여행 내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인복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작가가 여행하는 내내 그녀의 곁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가득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긍정적인 느낌을 풍기면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사람을 만난 거겠죠.

 

여행 에세이 형식이다 보니 어렵지 않게 쓰였기에 평소에 책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도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유롭게 시간을 내면 하루에 다 읽을 수 있는 정도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없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이라서 그렇습니다. 오랜 시간 여행을 다녀온 누구가가 나 이런 것들을 경험했다. 거기는 이런 게 좋았고, 또 어디는 이런 게 좋았어.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는 기분입니다. 여행을 갔을 때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물론 이런 방식의 여행이 이해가 가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세상을 따스한 방식으로 돌아다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따스한 시선으로 기록을 하기에 에세이는 더욱 포근합니다. 기분 좋은 에세이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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