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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나선 계단의 앨리스

권정선재 2016. 5. 9. 11:29

[행복한 책방] 나선 계단의 앨리스

 

가벼운 느낌의 추리 소설인데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귀여운 소설입니다. 사실 추리라고 하면 추리 소설 마니아들이 보기에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소설은 크게 탐정 사무소를 찾아온 아리스라는 사람의 정체를 파헤치는 것과, 그녀와 함께 추리를 하는 작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속도감이 있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력 있게 몰아붙이기 보다는 그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진지한 추리를 바라는 사람이 읽는다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시간을 뗴우기를 원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이보다 더 사랑스럽고 귀여운 소설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선 계단의 앨리스]에 나오는 의뢰인들은 정말 엄청난 것들을 부탁하기 보다는 그냥 일상에서 관심을 바라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다른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은. 혹은 그냥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 말이죠. 물론 다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런 것은 소설 속에서 그다지 주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들은 에? 이런 식으로 끝이 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허무하게 끝이 나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허무하게 끝이 나는 부분들까지도 그렇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귀엽게 풀어냅니다. 더불어 큰 궁금증까지도 함께 표현하니 소설에서 지루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소 비슷한 패턴의 이야기가 반복이 되는 만큼 후반으로 가면 다소 지루함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기 보다는 후반으로 갈수록 아리스의 정체가 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마저도 생각보다 그렇게 선명하게만 그리지는 않습니다. 다소 애매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아주 유쾌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가벼운 소설이고 읽는데 부담이 가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점점 줄어드니 말이죠. 물론 억지로 이야기를 꼬거나 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할 이야기가 없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새로운 사건만 자꾸 만들어내는 것 보다는 조금씩 풀어가는 것이 나으니 말이죠.

 

단편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는 만큼 평소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이 시가니 날 적마다 읽기에 좋은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크게 복잡한 이야기가 아닌 데다가, 중간에 이야기가 끊어지더라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느껴지지는 않으니 말이죠. 조금 더 속도감이 있고 후반에 몰아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낫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다만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딱 떨어지는 답이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조금 더 명확히 떨어지고 정확한 답을 내려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거든요. 머리를 쓰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설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적당히 달달한 소설 [나선 계단의 앨리스]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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