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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

권정선재 2016. 5. 11. 11:34

[행복한 책방]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

 

안시내작가가 60일 간 아프리카에서 머물면서 벌어진 일들을 그려낸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은 작가 특유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에세이입니다. 특히나 아름답게만 표현하지 않은 것이 더 좋습니다. 아직 스물셋 밖에 되지 않은 작가이니 만큼 삶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거나 여행에서 무조건 아름다운 순간만 있지는 않을 텐데, 이번에는 그 짜증 같은 것이 고스란히 묻어나서 좋았습니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에서 표현하는 것과는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우선이라는 거죠. 사람을 가장 우선으로 그려내면서 사람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어떤 꾸밈도 없지만 솔직한 이야기들이 더해집니다.

   


 

 

 


    

아프리카라는 곳은 아무리 자주 듣더라도 여전히 낯설 수밖에 없는 장소인데 이 낯선 장소에 대해서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도둑을 당하는 이야기 등도 어쩌면 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솔직하게 다루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아픈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그녀의 이야기이니 만큼 더욱 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일 아프리카에서 좋은 이야기들만 있었다고 하면 그것이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거짓말이라고 생각을 했을 겁니다.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녀가 솔직하게 털어놓고, 또 그 와중에서도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더하니 좋았습니다. 정말 그녀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것 같거든요.

 

특히나 사진들에 인물 사진이 더욱 많아서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안시내작가의 글이 좋은 이유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여행을 가서 사람을 만나기를 바라지만 겁이 많이 나기에 사람을 쉽게 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잖아요. 그런데 그녀는 겁을 내지 않습니다. 분명히 겁이 나거나 주저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향해서 손을 내밉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미는 손도 기꺼이 잡죠. 자신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면 그 생각도 기꺼이 문제라고 인식하고 사과하기도 합니다. 이런 따스함이 묻어나기에 더욱 행복한 기분이 묻어납니다. 그 많은 사람들과 저는 어울릴 수 없겠지만, 그곳에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 자연스럽게 경계도 줄어들게 될 테니 말이죠.

 

굉장히 쉽게 쓰인 글이기 때문에 평소에 책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여행지가 있는 만큼 한 번에 읽어도 되게 나누어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는 모두가 동경하는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겁을 내기도 하면서 모두가 떠나고 싶은 여행지죠. 이 낯선 대륙을 겁도 없이 당당하게 걸어간 그녀의 여정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혼자 훌쩍 떠날 수 있는 거지? 라면서 말이죠. 누구나 마음 속에 자신만의 여행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훌쩍 떠날 수 없는 수많은 사연이 있을 겁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자신만의 여행을 갈 수 없는 모든 사람에게.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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