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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

권정선재 2016. 7. 13. 17:03

[행복한 책방]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

 

말 예쁘게 하는 누나의 소소하고 예쁜 이야기들로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해서 덤덤하게 바라보는 에세이입니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누구나 막연히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나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하더라도 뭔가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고 그에 대해서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시기죠. 열아홉에서 스물이 되는 순간에도 이미 한 번 변화를 겪어보니까요. 하지만 왠지 이제 어른이 되어야만 할 것 같은 나이. 혼자서 뭐든 다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 나이는 우리들에게 어떤 부담 같은 것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실제로 그렇게 어른스러운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데요.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는 그 시기를 예쁘게 그려냅니다.

   


 

 

  

          

생각을 해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무섭거나 확 바뀌는 일이 아닌데 말이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어린 시절을 생각을 해보면 전혀 다른 사람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고 우리는 그렇게 그것이 쌓여서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니까요. 바로 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그런 일상들을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표현할 수가 있는지. 그냥 친한 누나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입니다. 서른. 너 그거 뭐 되게 대단한 거 같지? 아니야. 그냥 아무 것도 아니야. 라고 말을 해주는 그런 느낌. 그러다 보니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푹 빠지는 느낌입니다. 여행의 순간도 너무 달콤하고요.

 

일상의 반짝거리는 순간을 굳이 모으지 않더라도 우리의 일상 자체가 반짝거릴 수 있다고 말을 하는 것 같은데요. 우리는 늘 일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잖아요. 어떤 새로운 일이 일어나기 바라고 그 새로운 일이 우리의 삶을 완벽하게 바꿔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우리의 삶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요? 새로운 일을 하지 않는데 새로운 일은 생길 수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 비슷해보이는 일상에서도 우리는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 익숙한 느낌 사이에서도 오늘 하루 기분 좋은 일. 버스에서 휙 불어오는 바람. 한 여름의 시원한 커피. 그런 작은 것들. 운이 좋다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그 반짝거림들이 모이다 보면 우리의 삶이 반짝거리겠죠. 특별한 순간도 그냥 일상처럼 그려내는 것도 좋습니다.

 

에세이이다 보니 읽는 것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단락이 잘 나누어져 있으니 굳이 한 번에 시간을 다 내서 읽을 필요 없이 시간이 날 적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특별하지 않은지. 그냥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보니 같이 미소를 지은 채로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억지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는 어때? 그냥 이렇게 가볍게 묻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책을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되는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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