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어쿠스틱 라이프 10
어느 새 열 번째 권이 된 [어쿠스틱 라이프]는 더 친근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다음에서 연재 중인 [어쿠스틱 라이프]를 엮은 건데 이제 본격적인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초보 부부의 어떤 고민 같은 것이 묻어나는데요. 이게 사실적인 느낌이라서 좋습니다. 일부러 에피소드를 만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누구나 다 겪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 그것도 첫 아이기에 가능한 고민 같은 것이 그려져서 좋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특히나 육아처럼 무서우면서도 기대가 되는 것은 또 없잖아요. 이를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그 동안 자신들의 소식을 사랑스럽게 이야기하던 ‘난다’와 ‘한군’ 그리고 여기에 ‘쌀이’까지 더해지니 더 유쾌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만화입니다.
생활툰의 매력은 일상에서 우리가 공감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인데 [어쿠스틱 라이프 10]은 거기에 있어서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로 우리 옆집에 사는 누나의 이야기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물론 에피소드 속에서 충분히 추린 거겠지만 무조건 행복한 이야기를 그려내지 않는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고민을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어떤 고민 같은 것을 섬세하게 그려내거든요. 무조건 아름답기만 하지 않은 이야기이니 더욱 좋습니다. 위화감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고 그냥 같이 깔깔거리면서 볼 수 있는 만화거든요. 그리고 이제 꽤나 시리즈가 진행이 된 만큼 익숙해진 인물들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제 그들의 일상은 특별한 누군가의 일상이 아니라 익숙한 누군가의 일상이 되었거든요.
그림체 역시 낯설지 않고 쉽고 단순한 것이 만화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드는 부분일 겁니다. 어쩌면 이렇게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그려낼 수 있는지 말이죠.그러다 보니 더욱 익숙하게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딸바보 같은 모습.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의 실수 같은 바보 같은 모습 같은 것이 고스란히 그려지는 것 역시 좋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토깽의 이야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기는 하지만, 깨알 같이 시누이의 모습이 그려지는 등. 조금은 바뀐 작가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유쾌한 외식 이야기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 만큼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순간들이 늘어났고요. 랜선 삼촌과 이모들을 미소 짓게 하는 에피소드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물론 가정으로 이야기가 들어오면서 조금 큰 웃음이라거나, 커다란 에피소드 같은 것은 줄어든 느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잖아요. 늘 새로운 일이 벌어지지 않고 그냥 익숙한 일들의 연속. 그래서 누군가는 특별하지 않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냥 그것 자체가 특별한 것들 말이죠. 우리가 특별하지 않다고 믿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그 행복을 너무나도 익숙하게, 그리고 자주 누려서이니까. 가족과 한 공간 안에서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재롱을 바라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우리가 행복하다는 어떤 증거가 아닐까요? 다만 웹툰에서 본 것 이외의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없는 것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전에는 깨알 팁 같은 것이 많아서 그것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는데요. 편안한 휴식 같은 만화 [어쿠스틱 라이프 10]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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