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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가슴이 먹먹하다.

권정선재 2016. 10. 21. 11:40

[맛있는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가슴이 먹먹하다.

 

Good 실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드라마 장르를 실어하는 사람

평점 - ★★★★ (8)

 

전혀 보지 않으려던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이하 [설리])를 본 이유는 지인이 제가 좋아할 영화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설리]는 제가 좋아할 그런 영화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너무나도 최악의 사건이 되어서 엄청난 희생이 있어야만 하는 사건을 되돌린 것은 한 기장의 천재적인 기지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한 계산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이 아주 오랜 시간 그 일에 행동하면서 몸으로 배운 것들. 그래서 그 순간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반응을 한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 거였죠. 만일 설리가 그런 것을 알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그저 관제탑의 말만 듣고 있었더라면 사건은 너무나도 끔찍하게 흘렀을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것이고, 미국에서는 다시 한 번 놀라운 충격을 얻게 되었을 거였죠. 하지만 설리는 그 상황에서도 자신의 선택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침착하게.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살릴 방법을 찾아냅니다. 영화는 이것을 몇 번이나 보여주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게 다가온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우리가 살릴 수 있었던, 그러나 살리지 못했던 사건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보입니다.

   


   


 

 

전형적인 미국의 영웅 영화라고 생각했던 [설리]는 그런 흐름과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채 진행이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구한 것은 영화에서 주요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도대체 왜 그렇게 위험한 방법을 사용해서 사람들을 구해야만 했는지가 이 영화에서 더욱 주요하게 작용하는 지점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보험금이나 경제적인 것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 안에서 설리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정말로 자신이 더 많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할 수 있었던 행동을 위험하게 한 것일까? 하지만 그 순간마다 영화가 보여주는 또 다른 상황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관제탑에서 알려주는 대로 했다가는 도시에 더욱 더 끔찍한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것을. 그는 아주 오랜 비행을 통해서 알게 되었죠. 하지만 그는 이 상황에서도 자신이 없습니다. 그의 행동이 틀렸다는 기계적 증거가 나오고, 사람들은 점점 더 그를 위협하면서 그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준비를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지만 관객으로 전혀 지루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과연 설리의 행동이 옳았던 것인지, 그리고 그 순간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행동을 했는지만 영화에 남아있죠.

 

톰 행크스설리역을 연기했는데 어떤 무게를 느끼는 모습, 그리고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살려낸 기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상황에 대한 생각을 한다면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에 대한 확신이 없을 겁니다. 우리는 우리가 매일 같이 하는 일이더라도, 누군가가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 묻는다면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내 기억과 다른 이야기를 자꾸만 하게 된다면 내 기억이 왜곡된 것인가? 하고 의심을 할 수밖에 없죠. 이건 인간이라면 당연한 거니까요. ‘설리가 이런 느낌을 느끼는 것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그려집니다. ‘톰 행크스설리의 불안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설리는 그 상황, 그 순간에 있었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공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영화 속 그의 실수를 찾아내려던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만일 톰 행크스가 아니었더라면 그다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약간 지친 것 같으면서도 책임감을 줄 수 있는 어떤 표정. 자신도 공포를 느끼면서도 마지막까지 기내에서 승객을 찾고자 하는 기장의 모습은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이었으니까요. 서서히 무너지면서도 자신에게 확신을 갖는 설리라는 인물은 실존 인물보다도 더 사실적으로 되살아납니다.

 

영화는 최악일 수도 있는 실제 상황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만큼 억지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치 재연 영화 같은 모습이 오히려 [설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러다 보니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는 것은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설리]를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승무원이 원래는 어떤 사람이었을 지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 없습니다. ‘설리역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것은 영화의 모든 부분을 흔들 정도의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닙니다. [설리]에 나오는 비행기 안의 모든 사람들은 훌륭한 구조대원이었으며, 승객을 우선으로 할 줄 아는 승무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내에 물이 차는 상황에서도 먼저 나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기에, 자신의 짐부터 꺼내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들은 모두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구 하나 먼저 패닉에 빠지지 않고 침착하게 누군가의 명령을 따르면서 구조를 기다렸던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설리]가 어떤 교육용 자료 같은 영화는 아닐 겁니다. 그들은 결국 사람이었으니까요. 모든 승객을 살리겠다는 믿음을 가진 기장과 모든 승객을 구한 승무원들을 위한 실화가 모티브가 된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었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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