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76장. 새로운 길 2]

권정선재 2017. 4. 10. 22:30

76. 새로운 길 2

비용이 엄청나군요.”

. 그러니 그쪽에서 한 번이라도 더 문자 수신이 가능하다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렇습니까?”

 

외교부 관계자의 말에 대통령은 입을 꾹 다물었다.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파악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쪽에 작은 섬이 몇 개가 모여있는 곳이 있다고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작정 가기에는 위험한 곳이었다.

 

혹여라도 우리가 잘못 갔다가 다른 국가에서 영토를 침범했다는 말을 할 수도 있어서 말입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내가 처리하겠습니다.”

?”

 

대통령의 말에 담당자의 얼굴이 묘해졌다.

 

그게 무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건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도 하지 못한다고 하면 이것은 자신이 무능한 것이었다.

 

전에는 총리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시군요.”

그러니 내가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담당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준비를 하겠습니다.”

 

 

 

일단 다른 섬에 가면 이게 터질 수 있겠죠?”

그렇겠죠.”

 

해변에 나와 있던 지웅이 지아를 보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지아는 지웅의 손에 들린 휴대전화를 쳐다봤다.

 

이게 터져야 하는데.”

그러게요.”

전에는 왜 연락이 된 것인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문자가 수신이 된 거면 앞으로도 되어야 할 건데요.”

날씨 같은 게 중요할까요?”

그런가요?”

저도 모르겠어요. 솔직히. 하지만 한 번 가능했으니까. 다시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렇죠.”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는 걸 거였다. 한 번 가능했으니까 다시 가능하기를 바라는 그 마음. 그것 자체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였다.

 

그래도 켜면 안 되는 건데요.”

? 왜요?”

배터리가 부족하니까요.”

괜찮아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고작 휴대전화 몇 번을 켰다가 끊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어차피 그러라고 있는 거고. 아직 보조배터리 다른 것들은 사용하지 않았잖아요. 다들 잔량이 있고요.”

.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요.”

 

지아의 대답에 지웅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고맙긴요.”

강지아 씨가 신기한 것 알고 있습니까?”

? 제가요?”

. 많이 신기합니다.”

그래요?”

 

지웅의 말에 지아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신기하다고 하는데 뭐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거 좋은 거죠?”

당연하죠.”

그럼 됐어요.”

 

지아의 반응에 지웅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강지아 씨가 뭐라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강지아 씨가 아니라면 우리들 여기까지 오지 못했습니다.”

에이 됐어요.”

 

지아는 미간을 모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식의 말을 듣는 것이 그다지 편안한 마음은 아니었다.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괜히 묘해져요.”

왜요?”

아니 뭐.”

정말 그렇다고요.”

 

지아는 혀를 살짝 내밀었다. 자신은 그저 스스로 판단을 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칭찬을 듣는다는 것은 묘한 기분이었다. 뭔가 자신이 잘한 것도 없는데 칭찬을 들으니 더욱 이상했다.

 

묘해.”

그래요?”

그래도 고마워요. 다들 그렇게 말을 해주니까. 나는 혼자서 나대면서 정말 잘 하는 건가? 내가 이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니까. 그게 아니라는 말만 들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다행인 거 같아요.”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모르죠.”

 

지아의 심드렁한 대답에 지웅은 쉽사리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까지 모두 알 수는 없으니까.

 

내일이면 그믐인가요?”

. 달은 양력이 아니니까.”

우리 사실 날도 제대로 모르는 거 아니에요?”

?”

아니 뭐 표시를 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정확하겠죠. 날을 기입하고 있거든요.”

그래요?”

. 기입하고 있습니다.”

 

지웅의 말에 지아는 엄지를 들어올렸다. 지웅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까 이상한 말을 하지 마요. 그러니까 괜히 더 무섭고 그러잖아요. 할 수 있습니다, 내일일 겁니다.”

. 그러면 뭔가 달라지겠죠.”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일이 가능해야 한다는 거. 그건 두려운 거였다.

 

. 그리고 이윤태 씨 좀 불러줄 수 있어요.”

?”

 

지웅의 말에 지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윤태 씨는 왜요?”

물어볼 게 있어서요.”

. .”

 

지아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자신과 윤태의 일이 아닌 거 같으니 끼어들 이유는 없었다.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거야?”

강지아 기자가 유명했지.”

?”

대표적 페미니스트.”

 

서준은 가볍게 몸을 떨며 미간을 모았다.

 

조금만 뭐 문제가 되면 바로 기사를 쓰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주 그냥 여전사가 따로 없었어.”

그래?”

몰랐어?”

.”

 

윤태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기자들에 대해서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기자 문제야 내가 하지 않아도 형이 알아서 다 해결을 해주니까 내가 신경을 쓸 것은 없지.”

뭐 그렇지.”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윤태가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었다.

 

아무튼 장난 아니었어.”

그래?”

아주 무서웠다니까?”

그렇구나.”

 

윤태는 입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과는 약간 다른 문제이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여자를 좋아하게 되어버린 거네.”

그렇지.”

 

윤태의 말에 서준은 손가락을 튕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골치가 아플 거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뭐가? 너도 지금 뭐라고 했잖아.”

그건 다르지.”

?‘

 

윤태의 대답에 서준은 입을 벌리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윤태는 아이처럼 하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원래 이런 거 몰라?”

그렇지. 원래 너 팔불출이지.”

그럼. 당연하지.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잖아. 강지아 씨가 내 소유물도 아닌데 말이야.”

바로 이렇게 변하는 거야?”

그럼.”

미치겠다.”

그리고 페미니스트가 죄도 아니고.”

?”

 

윤태가 이렇게까지 나오자 서준은 더욱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물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키운 이윤태. 이 녀석도 결국 여자가 좋아서 이 형을 버리고 떠나는 거구나.”

남들이 들으면 형이 무슨 내 아버지라도 되는 건 줄 알겠다. 무슨 말을 그렇게까지 하냐? 내가 뭐. 다른 사람에게 가면 안 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마세요. 이건 내 자유야.”

누가 아니래?”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서운하다고.”

서운할 것도 많다.”

 

윤태의 대답에 서준은 살짝 그의 머리를 밀었다. 윤태는 아이처럼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형답네.”

그거 무슨 말이야?”

폭력 매니저.”

너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라.”

 

윤태가 입에 검지를 가져가며 말하자 서준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윤태도 그를 따라 웃었다.

 

좋다.”

좋지.”

저기요.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지만요.”

 

그때 텐트 문이 불쑥 열리고 지아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 나 보고 싶어서 왔어요?”

아니요.”

 

지아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구지웅 씨가 좀 보재요.”

나를요?”

. 이윤태 씨를요.”

 

윤태는 자신을 가리키면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서준을 쳐다봤지만 서준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나를 왜요?”

나도 모르죠?”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좀 데리고 와줄 수 있냐고 했으니까.”

다녀올게.”

뭐야?”

 

서준은 잔뜩 경계를 한 표정을 지었지만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 있겠어?”

같이 가?”

됐습니다. 내가 애도 아니고.”

 

서준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 윤태는 텐트를 나섰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살짝 미간을 모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언제 보여줄 거예요?”

뭘요?”

노래요.”

? 노래?”

 

윤태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