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60장. 일요일]

권정선재 2018. 9. 21. 23:27

60. 일요일

아쉬워.”

그러게.”

아정은 셰이크를 마시며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 잘 어울리는데.”

그래도 선생님에게 다른 것을 더 강요하면 안 되는 거니까. 내가 그럴 수는 없는 거니까. 그러면 안 되는 거 같아.”

그냥 오시면 되는 건데.”

그래도.”

그래도는.”

아정은 볼을 잔뜩 부풀렸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두 사람이 좋아하면 그냥 만나면 되는 거였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서정과 은선은 그것을 모르는 채로 이렇게 어긋나기만 하는 것인지.

. 맞다. 이거.”

? 이게 뭔데?”

이제 더우니까.”

아정은 손풍기 두 개를 꺼내면서 씩 웃었다.

커플이지.”

커플이라니.”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고등학생도 아닌데 이런 것을 할 줄이야.

하여간.”

싫어?”

아니. 정말 좋아서.”

원희의 미소에 아정도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이런 걸 나란히 하는 것은 즐거웠다.

좋다.”

그렇지?”

원희는 밝게 웃으면서 아정의 손을 잡았다. 아정은 그런 그의 옆구리를 가볍게 때리면서 싱긋 웃었다.

고마워.”

당연히 그래야지.”

아정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너 힘들지?”

아니.”

원희는 입을 내밀면서 아정의 어깨를 주물렸다. 아정은 원희의 손길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오냐?”

로비에 기다리던 태훈에 아정은 멈칫했다.

?”

왜라니?”

아정은침을 꿀꺽 삼켰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이제 와서 자신과 뭔가 하려는 건 이상한 거였다.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그러지 마라.”

태훈의 낮은 목소리에 아정은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도대체 자신에게 왜 이러는 건지.

지금 와서 무슨 말씀을 더 하시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지는 지금 이런 상황 자체가 싫고요.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리고 여기 지금 여학생 기숙사니까 가셔야 될 거 같아요.”

내 학교다.”

태훈의 대답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어떻게 학교를 자신의 것이라고 말을 할 수가 있는 건지. 학교는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의 것이 아니었다. 태훈의 것일 수가 없었다.

지금 그게 무슨.”

?”

안 되는 거죠.”

아정은 그냥 가려는데 태훈이 앞을 막았다.

뭐하시는 거죠?”

.”

딸이라고요?”

딸이라니. 말도 아 되는 소리였다. 단 한 번도 자신을 그리 보지 않고, 필요하다고 할 때는 없던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도대체 왜 이러세요?”

그 도안 내가 잘못했다.”

아니.”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태훈이 이러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러지 마세요.”

하지만.”

아니요.”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건데요? 지금 와서 도대체 뭘 하고 싶으시다는 건데요?”

내 딸이니.”

아니요.”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은 태훈의 딸이 아니었다.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없었다.

제가 그 동안 아버지라는 존재가 필요한 순간 어디에 계셨어요? 그래 놓고서 지금 이러시는 거예요?”

그거야.”

아니.”

아저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런 거 사과 안 돼요.”

.”

가세요.”

태훈이 손을 잡고 끌고 가려는 순간 은수가 아정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두 사람의 손을 끊었다.

이러지 마세요.”

너는 뭐냐?”

아니.”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거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이런 상황은 너무 우스운 거였다.

네가 어떻게 이러는 거냐?”

태훈은 다시 아정을 거칠게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은수가 다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 막았다.

그만 두세요.”

학생.”

무슨 일인지.”

은수는 미간을 모았다.

내가 이 아이 아빠야.”

그래도 여기에서 이러시면 안 되는 거죠.”

뭐라고?”

나가세요.”

태훈은 미간을 모았다. 은수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신의 문제에 끼어든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그저 딸이라고 이럴 수 없는 거예요. 여기에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요.”

딸 실수하는 거야.”

뭐가요?”

?”

그런 말도 안 되는 거. 이거 아니지. 그리고 여기 카메라. 음성도 다 녹음이 되거든요. 아정이가 가라고 한 거. 다 녹음이 되었을 거예요.”

은수의 말에 태훈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은정을 응시했다.

나오거라.”

싫어요.”

태훈의 말에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싫다고요.”

?”

싫으니까요.”

태훈은 잠시 더 아정을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알았다.”

그가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아정은 아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힘들지만 그래도 겨우 끝을 낸 거였다.

 

고마워요.”

아니야.”

은수는 머리를 올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내가 나서는 게 너에게 무슨 문제가 되는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인데.”

아니요. 속이 시원해.”

그래?”

그럼요.”

아정의 대답에 은수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오지랖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었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네가 조금 더 괜찮아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지금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굴고.”

고맙습니다.”

아정은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

정말?”

.”

원희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아정은 입을 내밀었다.

뭐래?”

아니.”

원희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숙였다. 아정은 손을 내밀어서 원희의 얼굴을 가만히 만졌다.

미안해.”

?”

아니 공부를 하려다가 지금 나 때문에 여기에 온 거잖아. 내가 도대체 뭐라고 여기에 와. 말도 안 돼.”

좋아하니까.”

아니.”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이렇게 그냥 오면 안 되는 거였다.

내가 잘못한 거 같아.”

무슨.”

아정의 말에 원희는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아정이 자신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지금 네가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오히려 실망을 했을 거야.”

?”

모두 다 말하기로 했잖아.”

.”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다행이었다.

당연한 거지.”

당연.”

?”

아니야.”

아정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미안해.”

?”

그냥.”

하여간.”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정을 꼭 안았다. 아직도 아정이 약간 불안을 느끼는 거 같았다.

내가 모든 순간에 다 있어줘야 하는 건데. 내가 그렇게 너의 모든 순간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

원희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온 거였다. 오히려 자신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너무 우스운 일이었다.

나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

애도 아닌데.”

애 하면 되지.”

뭐래.”

아정은 웃음을 터뜨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싫어.”

그러지 마.”

?”

스스로 싫어하지 마.”

.”

아정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원희를 보고 싱긋 웃었다. 그냥 이런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의미가 컸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두 사람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닿았다. 서로를 탐색하는 듯 조심스러운 입맞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