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장. 금요일
“복잡하네.”
“그렇지.”
지석의 말에 원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에 대해서 자신이 무슨 말을 더 해줄 수가 있을까.
“그래도 형님이 잘 되니 다행이다.”
“그거라도 풀려서 다행이지.”
“일단 형님을 위해서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 그래도 이제 아정이도 어른이 되어서 다행이고.”
“그러게.”
“그래도 그건 좀 그래.”
“뭐가?”
“아정이 문제 말이야.”
“그런가?”
지석의 말에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좀 나아진 거니까. 살짝 숙이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지석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다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다른 말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거였다.
“윤아정. 그냥 별 것 아닌 것처럼 말을 하지만. 그거 정말로 심각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거야.”
“그래?”
“응. 다들 그런 것에 기대니까.”
“그렇게까지? 너희 학교도 그래?”
“당연하지.”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정이 해야 하는 일. 이걸 가지고 도대체 무슨 말을 더 해야 하는 걸까?
“다들 왜 그러는 걸까?”
“그러게. 다들 왜 그러는 걸까? 그런데 일단 다 하는 거니까. 우리들도 계속 이어가는 거겠지.”
“그래도 아니잖아.”
“그렇지.”
원희는 인상을 찌푸렸다.
“한심해.”
“그렇지.”
원희의 지적에 지석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뭘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답답하기는 하지. 아무래도 내 입장에서도.”
“그런가?”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입술을 쭉 내밀었다.
“뭐. 그런데 너는 잘 되가?”
“뭐가?”
“지수랑.”
“그럴 리가.”
지석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이미 모든 것은 다 끝이 난 거였다.
“우리 두 사람은 이미 끝이야.”
“왜?”
“왜냐니?”
“아니.”
지석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이상해.”
원희의 말에 지석은 씩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지석은 한숨을 토해내며 입을 내밀었다.
“너나 잘 해.”
“나는 잘 하고 있어.”
“그러네.”
지석의 대답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원희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지석은 어깨를 으쓱했다. 원희는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많이 늘었네.”
“정말?”
“응.”
아정은 원희가 푼 것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가 하루하루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이전에 나에게 묻던 것에 비해서 이제 많이 늘어난 거 같아. 이렇게 빠르게 늘 줄은 몰랐는데.”
“그런가?”
아정의 말에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그래도 약간 답답하기는 했다. 자꾸만 이렇게 아정에게 도움을 바라는 것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자신이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려웠다.
“그게 문제야.”
“뭐가?”
“너에게 묻기에는 너무 많아.”
“아. 그러네.”
아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건데 왜 안 물어본 거야?”
“언제?”
“아니. 매일.”
아정은 입을 쭉 내밀었다.
“네가 늘 어차피 나를 만나는 건데. 왜 나에게 묻지 않는 거야? 그냥 간단하게 물으면 되는 건데.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거니까. 네가 그냥 그렇게 어렵지 않게 나에게도 물어봐줬으면 좋겠어.”
“네가 힘드니까.”
“그냥 물어도 돼.”
아정의 단호한 말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정의 단호한 태도에 원희는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웃어?”
“어떻게 그래?”
“왜?”
“윤아정. 네가 공부를 하는 거 얼마나 힘든 건지 다 알고 있어. 거기에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그래도 할 수 있어.”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왜 원희가 이런 것까지 다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차피 너 나 보러 오잖아.”
“그래도.”
“그냥 해.”
원희는 씩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아정은 그런 그를 보며 입술을 쭉 내밀고 한숨을 토해내고 펜 끝으로 그의 머리를 때렸다.
“하여간.”
“그냥 학원을 다닐까봐.”
“왜? 내가 부족해서?”
“아니.”
원희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무슨.”
“그럼 왜?”
“그냥 불안해서.”
“불안?”
아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그런 걸 모르겠어. 학원에 있을 때는 누가 이런 거 말을 해주는 건데.”
“너 잘 하고 있어.”
“뭐래.”
“정말로.”
아정의 말에 원희는 미소를 지었다. 그가 자신을 위해서 이 모든 것을 다 해주려는 게 참 고마웠다.
“고마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네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내가 할 수 있다는 거야.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알았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원희는 아정의 눈을 보며 싱긋 웃었다.
“정말 고맙다.”
“뭐래.”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 아정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너 왜 이렇게 에쁘지?”
“그걸 이제 알았어?”
“아니.”
“늘 그러면서.”
“그러게.”
아정의 말에 원희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아정이 아. 하는 소리를 내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나 아르바이트 가야 된다.”
“어?”
“지난 번 도와달라고 해서.”
“아니.”
이미 퇴근을 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날까지 다시 가다니. 원희는 입술을 쭉 내밀고 미간을 모았다.
“같이 가자.”
“왜 같이 가려고?”
“가야지.”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저었다. 원희와 선재가 마주하는 건 재미있었다.
“감시야?”
“아니요.”
선재의 물음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선재는 입을 삐쭉거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여간.”
“뭐가요?”
“이런 거.”
선재는 혀를 내밀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꼬맹이 네가 언제 이렇게 컸냐?”
“원래 컸거든요.”
“그러게.”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사장님도.”
“너 웃겨.”
“뭐가요?”
선재의 말에 원희는 입을 내밀었다.
“무슨.”
선재는 원희의 앞에 앉았다.
“안 힘들어?”
“네.”
“원희야.”
“정말로요.”
선재의 말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괜찮아요.”
“하여간.”
선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정말로 너에게 좋은 삼촌이고 싶어. 네가 힘든 게 있다면. 그러면 내가 도울 수 있는 걸 해주고 싶어.”
“충분해요.”
“아니.”
“정말.”
선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요.”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선재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였다.
“제가 도움도 안 되는데.”
“무슨.”
“주말이잖아요.”
“큰 힘이야.”
“거짓말.”
“아니.”
원희의 말에 선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정말.”
“그래요?”
“그럼.”
원희는 겨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자신이 선재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사장님에게 늘 고마워요.”
“다행이네.”
“그렇죠?”
“그러니 그만 감시해.”
“그건 어쩔 수 없고.”
“하여간.”
선재는 웃음을 터뜨렸다. 원희도 그런 선재를 보고 따라 웃었다. 그냥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게 즐거웠다.
'★ 소설 완결 > 현재진행형[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60장. 일요일] (0) | 2018.09.21 |
---|---|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59장. 토요일] (0) | 2018.09.21 |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57장. 목요일] (0) | 2018.09.17 |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56장. 수요일] (0) | 2018.09.17 |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55장. 화요일] (0) | 2018.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