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장. 수요일
“언니 수업 안 가요?”
“어? 어.”
아정의 깨움에 은수는 하품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야지.”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아니.”
은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무슨.”
“언니.”
“아니야.”
은수는 부러 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다행이고요.”
“미안해.”
“뭐가요?”
“너에게 다 말을 해주지 못해서.”
“아니에요.”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은수의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은수는 미소를 지으며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냥 이런저런 일이 생긴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다행이지.”
은수는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 앉았다. 아정은 그런 은수를 보며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후회 안 되니?”
“응.”
“미친 거야.”
용준의 낮은 욕설에 서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이 옳을 수도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네가 배우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정해진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걸 관둘 수가 있어? 당연히 연기 보다는 그 일. 그 일을 먼저 정해야지.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그게 맞잖아.”
“왜?”
“아니.”
서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고,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가 배우라는 점이 좋아.”
“미친.”
용준은 그러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배우로 가기에도 나쁘지 않았지.”
“그래서 그런 건 아니고.”
“잘 하고 있어.”
용준의 말에 서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니 부탁해.”
“그래야지.”
용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뭘 할 줄 안다고 이렇게 어렵게 부탁을 해? 너의 선택이 이해가 안 되기는 하지만 이건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래도 네가 노력을 해서 얻은 것을 내가 너무 쉽게 가지고 오려고 하는 것은 사실이니까. 지금 네가 하는 것. 그 모든 것. 결국 네가 해낸 건데. 내가 거기에 무슨 말을 하는 게 우스운 거지.”
“아니야.”
용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용준의 간단한 대답에 서정도 겨우 미소를 지었다. 고마운 친구였다.
“고맙다.”
“고맙긴.”
용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나야 말로 고마워.”
“뭐가?”
용준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안 그래도 요즘 배우 구하는 게 힘들어. 다들 어렵다고 하고. 그런데 네가 먼저 이렇게 도와달라고 하면 고맙지.”
“거짓말.”
“걸렸나?”
용준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서정은 가만히 웃었다. 그래도 용준이 있기에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거였다.
“네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이 정도도 하지 못했을 거야. 네가 있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거지.”
“내가 무슨?”
“처음에 내가 아무 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을 한 그 순간. 내가 그대로 할 수 있다고 해준 거 너야.”
“그거야.”
“별 거 아닌 말이라고 해도 나에게 큰일이었어.”
서정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고마운 말이었다. 용준도 그런 서정을 보며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할만한 영화는 있어?”
“음. 그러니까.”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자신에 대해서 보이는 것이니 조금 더 집중을 하는 게 우선이었다. 잘 해야 하는 거였다.
“매일 안 와도 돼.”
“그래도.”
아정의 말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이 정도는 간단한 일이었다.
“너를 만나러 오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이렇게 그냥 보는 것이 나는 정말 좋아서 그래.”
“그래도.”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데. 네가 이렇게 오는 게 얼마나 지치는 일인지 알아.”
“그러는 너는 안 해?”
“나는 안 해.”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정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그 역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여간.”
“왜?”
“윤아정 예뻐서.”
“그걸 이제 알았어?”
아정이 고개를 흔들면서 장난스럽게 웃었다.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이런 시간이 즐거웠다.
“그래도 아정이 네가 아르바이트를 하니까. 그러니까 내가 좋은 점을 딱 하나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뭔데?”
“매일 볼 수 있어서.”
아정은 원희의 손을 곡 잡았다.
“나도 좋아.”
손에서 따스해지는 온기가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아직 서로가 있기에. 이 모든 순간에 일상이 행복해졌다.
“이제 ᄊᆞ우지 말자.”
“그건 안 될 걸?”
“어?”
원희의 말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왜?”
“그게 문제였던 거 같아.”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물끄러미 아정의 눈을 보며 더 밝게 웃었다.
“우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말하지 않아서 그래서 싸운 거야.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안항?”
“그렇게 되는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해.”
아저은 입을 내밀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도 싫다.”
“왜?”
“싸우기 싫어.”
“나도 그렇지.”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아정의 눈을 보면서 더욱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더 이상 숨기지 말기. 그냥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두 다 말하자. 싸우지 말고 그러지.”
“좋아.”
아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옳은 일이었다. 두 사람이 더 이상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그게 맞는 거였다.
“그런데 너 정말 안 힘들어?”
“어?”
아정의 물음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가?”
“공부.”
“아니야.”
“거짓말.”
아정의 말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공부가 힘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칠 정도는 아니었다.
“너야 말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거 같아. 아정이 네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는 거 같거든.”
“아니.”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원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취급을 당하는 건 사절이었다.
“너 너무 나를 무시해.”
“무시하는 게 아니라.”
“무시 맞아.”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사과.”
“뭐야.”
원희의 장난스러운 태도에 아정은 웃음을 터뜨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원희도 그런 그를 보며 밝게 웃었다.
“그런 것도 하는 거야?”
“응.”
서정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왜?”
“아니.”
서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정말로 잘 할 수가 있는 사람인지를 몰라서. 내가 지금 하는 게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아서.”
“뭐래?”
서정의 말에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렇게 서정이 뭔가 한다는 게 신기했다.
“잘 됐다.”
“어?”
“오빠가 다시 하는 거.”
“미안.”
“뭐가?”
“너에게 신경을 쓰게 해서.”
“아니.”
서정의 사과에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이건 서정이 자신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이렇게 자신의 일을 하는 거. 왜 그 동안 돕지 못했던 건지 싶었다.
“내가 오빠에게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가져간 거 같아.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너무 미안해.”
“뭐래? 내가 당연히 네 오빠인데 이런 건 해야 하는 건데. 이건 내가 당연히 했어야 하는 거였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어디에 있어?”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자신이 뭘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하나 없을 거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응.”
“그런데 아직 힘들다.”
서정의 말에 아정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래?”
“너는 올 거지?”
“당연하지.”
아정의 대답에 서정은 미소를 지었다. 순간 그에게 끼치는 표정에 아정은 미간을 구겼다. 대충 그가 하는 걱정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선생님은.”
“아니야.”
아정의 말에 서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하지만.”
“됐어.”
서정은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정을 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오빠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정은 난처했다. 하지만 서정의 말처럼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 없었다. 서정은 더 이상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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