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브레이브 뉴 월드, 기술 전수 잘 받은 맛집
추천하는 사람
슈퍼히어로 영화를 사랑한다면
추천하지 않는 사람
새로운 히어로는 낯설어
평점 - 7점 ★★★☆
‘캡틴 아메리카’의 네 번째 시리즈인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 (이하 [캡틴 아메리카 4])는 기존 ‘캡틴 아메리카’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한 꽤나 잘 나온 영화입니다. 최근 디즈니에서 나온 수많은 마블 영화들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명확하게 그리지도 못하고 캐릭터의 매력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들과 다르게 [캡틴 아메리카 4]는 ‘캡틴 아메리카’의 정신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살상을 피하고자 하며, 정의로운 행동만을 하고자 하는 그의 행보는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스티브 로저스’와 마찬가지의 모습입니다. 그나마 익숙한 히어로인 ‘팔콘’이었던 ‘샘 윌슨’은 ‘스팅븐 로저스’의 사이드킥이었던 만큼 그의 가치관을 정확히 지켜내고자 노력합니다. 무조건적인 살생은 지양하고 무고한 희생은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4]는 최근 슈퍼 히어로 영화들처럼 마법을 사용한다거나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가 아니다 보니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여기에서 인간적인 히어로의 면모가 더욱 도드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인물들의 연기 역시 꽤나 안정적인 데다가 일부러 평등을 넣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흑인이니 만큼 이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PC함을 영리하게 풀어냈습니다. 특히나 또 다른 위도우의 등장 역시 억지로 등장시킨 것이 아닌 능력으로 표현됩니다. 그 동안 마블이 잊고 있던 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최근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에 그저 몸싸움으로 승부하는 히어로는 다소 투박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진지한 이야기로 단점을 보완합니다. 극장에서 의리로 마블 영화를 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왔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생각을 덜어놓을 수 있게 만듭니다. 분명히 액션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는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는데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캡틴 아메리카 4]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 구성 덕분인 것 같습니다. 최근 마블 영화들의 경우 그들과의 관계성 때문에 하나의 영화만 봐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캡틴 아메리카 4]는 다른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이해에 무리가 없습니다. 가볍게 농담처럼 지나가는 이야기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걸 보지 않더라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다른 마블 영화들을 봤다면 더 풍성하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니 그렇게 아쉽게만 느껴지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터널스] 등을 봤다면 이해도가 더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현대의 자원 배분 문제에 빗대어 이해하더라도 어렵지 않은 소재이니 크게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소 답답하기는 하지만 명확하게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는 주인공 덕에 영화는 끝까지 안정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평범한 사람도 될 수 있는 히어로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낸 느낌입니다.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인 ‘샘 윌슨’은 ‘앤서니 매키’가 연기하는데 인간적인 히어로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표현합니다. 그의 고뇌는 단순히 슈퍼 히어로라는 점에만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뒤를 이어서 새로운 슈퍼 히어로가 된 만큼 자신이 그 과업을 잘 해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뇌를 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면서 히어로의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 누구라고 하더라도 쉽게 의심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걸맞게 행동합니다. 자신이 다치고 희생하더라도 누군가를 지키려 하며, 아무리 악인이라 하더라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굳은 신념을 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 무모하고 멍청해 보일 정도로 일관되게 행동합니다. 왜 사람들이 DC보다 마블을 사랑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해리슨 포드’는 대통령이 된 ‘썬더 볼트 로스’를 연기했는데 슈퍼 히어로 영화 안에서 거장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건지 보여 주었습니다. 이전엔 무조건 무력을 사용해서 슈퍼 히어로들을 탄압하려고 했다면 그는 정말로 국가를 우선하는 인물이 된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정말 지나칠 정도로 자국을 우선한다는 점일 겁니다. 그리고 겉으로는 강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유약한 모습도 지니고 있고 악에 쉽게 휘둘리는 것 역시 ‘로스’의 인간적인 면모입니다. 또한 본인도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기는 하나 또 다른 빌런에게 이용당한다는 점 역시 ‘로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든 순간 ‘윌슨’과 부딪치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정도 그에 대한 믿음도 있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단조로울 수 있을 캐릭터를 ‘해리슨 포드’가 연기하면서 입체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팔콘’은 ‘대니 라미레즈’가 연기한 ‘호아킨 토레스’로 변경되었는데 유쾌하면서도 시끄러운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사이드 킥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이는 귀여운 인물인데 마치 ‘배트맨’ 시리즈의 ‘로빈’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진지하고 무거울 수만 있는 이야기를 적당히 유쾌하게 바꾸어냅니다. 그리 큰 비중이 없기는 하지만 사이드 킥이니 만큼 항상 ‘캡틴 아메리카’ 곁에 머물면서 그에게 도움이 되고자 행동합니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으로는 군인이었던 만큼 군인 정신을 지니고 있어서 ‘스파이더 맨’처럼 마냥 까불거리면서 방해가 되지도 않습니다. 자신이 해야 하는 과업이 어떤 것이며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합니다. 그 역시 보통 인간이니 만큼 약한 모습을 가졌지만 나약하지는 않습니다. 그 동안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봐오던 사이드 킥의 모습을 충실히 구현합니다.
사실상 [캡틴 아메리카 4]의 유일한 빌런이라고 부를 수 있는 ‘팀 블레이크 넬슨’이 연기한 ‘새뮤얼 스턴스’는 천재적인 두뇌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인물입니다. 머리에 ‘헐크’의 피가 떨어져 천재가 되었다는 설정인데 이 모습이 과하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동안 슈퍼 히어로 영화에 흔하게 나왔던 육체형 빌런이 아닌데 꽤나 영리한 모습이 있어서 색다른 느낌입니다. 악을 행할 때도 오랜 준비 끝에 목적에 다다르는 것 역시 ‘새뮤얼’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영화에서 빌런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정작 주인공에게는 직접적인 악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것 역시 특이한 지점입니다. 그의 개인적인 복수가 국가에 위협이 되어서 ‘캡틴 아메리카’가 나서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천재적인 두뇌로 10년 동안 자유를 빼앗긴 채로 갇혀 산 인물이기에 빌런이지만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새로운 마블 영화의 시작으로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는 개념이라면 참 영리하게 포문을 연 영화 같습니다. 완전히 리부트를 하지 않는 이상 MCU의 영화들은 과거와 단절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마블 영화들을 보면 이전의 모든 업적들을 무시하기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이어지니 만큼 이전의 것을 무조건 외면하지 않고 이어나가야 하는데 그 동안 마블 영화들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더 큰 세계관을 보여주고 새로운 인물들만을 보여준 채로 관객들이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려고 했는데 [캡틴 아메리카 4]는 기존의 유산을 지킨 채로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증명해냈습니다. 기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문법을 고스란히 따르는 만큼 자기 복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는 맛이 무섭다고 영화는 이 아는 맛을 정말 잘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통적인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 보여준 이야기도 잘 그려냅니다. 기존 떡밥을 회수하고 전작을 보면 더 풍성하게 이해가 되는데 우리가 알고 있던 슈퍼 히어로 영화를 제대로 그려낸 기분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는 건 이 영화 역시 이 영화만으로 마무리 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뒤에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낼 것이고 더 큰 이야기의 시작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새로운 마블 관객들의 장벽으로 존재하는 멀티버스를 다시 가지고 올 것을 암시하고 마무리 짓는데 조금 더 꽉 찬 마무리로 매듭 짓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영화 보는 권정선재 https://poongdo.tistory.com
맛있는 부분
하나 - 전투기와 맞서는 '캡틴 아메리카'와 '팔콘'
둘 - '팔콘'의 조잘조잘 끝 없는 이야기
맛 없는 부분
-굳이 아직도 일본을 이토록 대단하게 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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