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포) 말할 수 없는 비밀, 아는 맛이 무섭던데
영화의 반전에 대한 내용이 리뷰에 전반적으로 표현됩니다.
맛있는 부분 – 환상적인 피아노 배틀
맛 없는 부분 – 굳이 이슈가 있는 배우를 썼어야 했을까?
평점 – 3.5점 ★★★☆
2007년에 개봉했던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이번에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 다소 촌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음악이라는 소재와 어울리다보니 꽤나 낭만적이고 로맨틱하게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원작이 꽤나 좋았었다는 기억이 남아있긴 하지만 워낙 오래 전에 개봉했던 영화이다 보니 리메이크이긴 하지만 무언가를 따라 만들었다기보다 새로운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라는 시절도 크게 현대로 다가오지 않게 하는 것은 조금 개인 앞으로는 아쉬운 부분이기는 했습니다. 특히나 대한민국 같은 경우에는 구십년대와 현재가 매우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나라중의 하나일 텐데, 영화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크게 도드라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과거를 과거로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다라는 느낌보다는 현재가 현재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오늘 문제가 더 큰 것 같습니다.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보다 다소 짧은 100분 남짓한 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을 풀어내야 하다보니 영화에서 모든 것을 그려내지 못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차이 등을 돋 헤어지게 그려내지 않은 점은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되었건 두 시대를 명확하게 극명하게 대비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을 거스른다는 소재를 반전으로 사용하려고 두 시대를 극명하게 비교하지 않았다 영화는 너무 안일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아는 반전을 지키기 위해 영화는 지나치게 숨기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좋게 느껴졌던 건 음악 영화라는 정체성을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나오는 피아노 선율은 충분히 듣기 좋았고 멜로디다라던가 오케스트라 어울리는 모습도 모두 크게 이질적이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로맨스 영화 자체가 많이 제작이 되지 않고 있다 보니 이런 식으로 로맨스 영화를 만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장르가 장르이니 만큼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하고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들긴 하는데 설이라는 것 역시 어린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 같습니다. 하지만 캐릭터를 다루는 데 있어서 영화는 조금 촌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정말로 그 배역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주인공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거나 주인공이 이야기를 해야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주인공을 중심에 둔 채로 각각의 관계만이 만들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주게 됩니다.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이다 보니까 스토리라인을 더욱 풍성해지게 만들지 못했다는 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았던 영화이니만큼 조금 더 잘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각 인물들은 적재적소에 활용되어 마치 요리사의 킥처럼 사용됩니다. 관객들이 웃는 부분이 비슷한 곳이 많았던 만큼 상업적인 부분도 충분히 적극적으로 고려한 영화 같습니다. 조금만 더 잘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영화의 만듦새 자체가 그렇게 떨어지진 않습니다.
‘도경수’ 배우가 연기한 ‘김유준’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순수한 청년입니다. ‘도경수’ 배우는 항상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구나를 제대로 선보인 작품 같습니다. 사실상 단독 주연에 가까운 작품인데 배우는 오롯이 영화를 채워 나갑니다. 또한 계속해서 보이는 연주 장면에서도 실제 연주처럼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스크린에서 ‘도경수’라는 배우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증명합니다. 다만 어딘지 모르게 [형]에서 보였던 모습이나 [신과 함께]에서의 모습이 살짝 오버랩되는 것은 배우만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 때문 같아서 관객의 입장에서 살짝 적응하기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면서, 동시에 한 여자를 사랑하는 역할을 지고지순하게 표현합니다. 다만 영화 자체가 입체적이지 못하다 보니 ‘유준’의 캐릭터 역시 어느 순간에는 수동적으로 변하는 느낌도 듭니다.
‘유정아’ 역은 ‘원진아’ 배우가 연기했는데 배우의 연기력이 크게 도드라질 부분 자체가 없어 보입니다. 그의 역할은 그저 ‘유준’을 성장시키기 위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가 ‘유준’을 중심으로 흘러가다 보니 마지막 반전 이후 ‘정아’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까지 그의 연기력이 제대로 보이는 부분은 없습니다. 게다가 반전을 위한 소재로만 사용이 되다 보니 더더욱 배우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울고, 사랑에 빠져서 무모한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만 보이는 거죠. ‘유준’ 역시 무모하게 행동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존재가 그려지고, 학교 친구들까지도 묘사가 되는 만큼 조금 더 풍성하게 그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정아’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맹목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만 보입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역할인데 영화 자체에서 펼쳐질 부분이 적어 아쉽습니다.
로맨스 영화 자체가 적기 떄문에 좋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반전을 위해 모두 할애되는 영화이다 보니 다소 아쉽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에서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하는 것 역시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는 잔잔하게 모든 것을 다 그려내다가 마지막 부분에 와서 팡 하고 모든 것을 터뜨리려고 합니다. 물론 감정이 충분히 쌓여있는 만큼 극적으로 영화를 몰고 가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균형감 있게 다루었다면 어땠을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특히나 원래 ‘유준’을 만나러 온 ‘정아’가 현 시점에서 이미 사라진 상황인데 과거로 돌아가서 ‘정아’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두 사람의 시간이 어긋나기에 결과적으로 ‘유준’이 만난 ‘정아’는 또 다른 정아가 되어버리는 거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상 그렇게 깊게 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유명한 배우들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것 이상의 무언가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원작 자체가 꽤나 좋았던 만큼 그 감정만 제대로 살렸어도 됐을 것 같은데 배우들에게 너무 기대는 폭이 컸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매력에 팬들이 오게 만든 느낌이 듭니다. 배우들의 연기 자체가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영화 전체적 분위기가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아쉽습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선물 같을 것 같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영화 보는 권정선재 https://poongd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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