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야기
여섯. 크리스마스의 키스
“헉, 헉.”
“너 자꾸 늦을래?”
“누나, 미안.”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진짜 네 미소 아니면 내가 그냥 안 넘어간다.”
“그럴 줄 알고, 내가 이렇게 웃잖아.”
“뭐?”
혜민은 그냥 미소만 난다.
“추운데 어디 들어가 있지?”
“왜 저번처럼 못 찾아서, 두 시간동안 헤매게?”
“치.”
선재가 혜민의 팔짱을 낀다.
“이제 안 춥지?”
“응.”
혜민이 선재의 옆에 꼭 붙는다.
“너무 좋다.”
“나도.”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그 어떤 연인도 부럽지 않다.
“밥은 먹었어?”
“누나랑 있으면 배가 안 고프더라.”
“치.”
혜민이 살짝 눈을 흘긴다.
“그럼 우리 커피나 먹을까?”
혜민이 장난스럽게 말한다.
“뭐?”
선재의 얼굴이 굳는다.
“누나.”
“농담이야. 농담.”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선재에게 또 커피를 마시라니, 그래도 당황하는 선재를 보니 귀엽기만 하다.
“그렇게 커피가 싫어?”
“누가 싫대?”
선재가 입을 삐죽거린다.
“누나도 하루종일 커피들하고 씨름해봐.”
“나는 좋을 것 같은데?”
“뭐?”
선재가 고개를 젓는다.
“하여간 누나는 긴장감이라는 게 없어.”
“너는?”
“그래 누나 킹왕짱이다.”
선재가 뾰로퉁한 표정을 짓자 혜민이 선재의 볼을 찔러본다.
“삐쳤어?”
“내가 뭐?”
하지만 이미 선재의 목소리는 시큰둥하다.
“에? 이미 삐쳤는걸.”
“아니라니까.”
하지만 이마 가시가 돋혀 있다.
“어떻게 하면 화 풀래?”
“화는 무슨.”
“응?”
“됐어.”
선재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쓴다.
“너 진짜 그럴래?”
“뭐가?”
“사내 자식이 좀스럽기는.”
“뭐?”
선재도 혜민을 흘겨본다.
“여기서 그런 이야기가 왜 나와?”
“솔직히 그렇잖아. 사내 자식이.”
“우와, 성차별의 여왕.”
“뭐?”
두 사람이 서로를 노려본다.
“너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
“누나야 말로, 너무한 거 아니야?”
“내가 뭘!”
“뭘?”
선재가 코웃음을 친다.
“내 생일날 뭐 챙겨 줬냐?”
“아직도 그거 가지고 삐쳤냐?”
“뭐?”
“진짜 지겹다. 이 좀생이.”
“하.”
선재가 고개를 돌린다.
“그래 그러면 어디서 멋있는 남자 찾아봐라.”
“뭐?”
혜민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친다.
“너 진짜 화난 거야?”
“아니.”
“미안해.”
이쯤되면 혜민도 도리가 없다.
“일부로 그런 거 아닌 거 알잖아.”
“그래도.”
“좀 웃어라.”
헤민이 억지로 선재를 돌려 세운다.
“이제 안 그럴게.”
“진짜?”
“응.”
“그럼 누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선재야.”
“누나.”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미안해.”
“나도.”
그리고 포개지는 입술.
“사랑해.”
“나도.”
두 사람이 입맞춤하는 위로 하얀 눈이 내린다. 아름다운 하얀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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