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5. 6. 08:24

 

 

 

 우리, 사랑해!

 

 

 일곱 번째 이야기

 

 남자들 사이에서는 여자들이 모르는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야 우리끼리만 있으니까 좀 심심하지 않냐?

 

 그러게?

 

 혜지가 바에 엎드려 애꿎은 빨대만 씹어댄다.

 

 여자 셋이 무슨 청승이냐?

 

 우리 남자친구들이라도 부를래?

 

 승연이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 나랑 선재 씨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러니까 더 좋지. 사람 파악하기 좋은 곳이 바로 술집이잖아. 안 그래? 그리고 우리 남자친구들도 서로 안면을 트면 좋을 거 같고.

 

 , 그런가?

 

 그럼.

 

 승연의 말에 바로 설득을 당하는 주연이다.

 

 그럼 부르는 거다.

 

 

 

 안녕하세요!

 

 어서와요.

 

 제일 먼저 온 사람은 선재다.

 

 다른 분들은 아직 안 오신 거예요?

 

 .

 

 자연스럽게 서로의 손을 잡고 앉는 두 사람이다.

 

 어머 두 사람 봐.

 

 그러게, 손도 막 잡네.

 

.

 

 바로 얼굴이 붉어져 손을 놓는 주연과 선재다.

 

 여 있었나?

 

 순간 들리는 익숙한 부산 사투리.

 

 오빠.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빠 이쪽은 주연이 남자 친구 권선재. 그리고 선재 씨 이쪽은 제 남자친구 강지원이요.

 

 반갑습니더, 강지원이라고 합니더.

 

 반갑습니다. 권선재입니다.

 

 두 남자가 손을 잡는다.

 

 병환 오빠는 왜 안 오냐?

 회사에서 일이 늦게 끝나나?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이런 날은 좀 일찍 오면 얼마나 좋아?

 

 다 너 먹이려고 그러는 거잖아. . 네가 좀 많이 먹냐? 병환 오빠 너 식비 대려면 돈 엄청 벌어야 할 걸?

 

 이승연!

 

 농담이야. 농담.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두 사람 손 안 놔요?

 

?

 

 주연의 말에 선재와 지원이 허겁지겁 손을 놓는다.

 

 어머 두 사람 서로 한 눈에 반한 거야?

 승연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니 지금 뭐라고 씨부리노?

 지원이 바로 인상을 찌푸린다.

 

 농담이야. 농담.

 

 승연이 몸을 부르르 떤다.

 

괜히 오버야.

 

 

 

 미안.

 

 얼마나 기다렸을까? 문이 열리고 병환이 허겁지겁 들어온다.

 

 왜 이렇게 늦었어. 다른 사람들 다 왔는데.

 

 미안, 나가려고 하는데 부장님이 갑자기 부르셔서 말이야. 내일 아침까지 결제 받기로 한 안건을 갑자기 결재 받으라고 하셔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어?

 

 . 인사해.

 

 누구?

 이쪽은 주연이 남자친구 권선재. 이쪽은 지난 번에 본 적 있지? 승연이 남자 친구 지원이 오빠.

 

 반갑습니다. 박병환입니다.

 

 그러더니 병환이 품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낸다.

 

 , 저는 대학생이라 명함이 없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재는 당황하며 손을 내민다.

 

 나이가?

 

병환이 손을 잡으며 나이를 묻는다.

 

 21살입니다.

 

, 저는 28살입니다.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손을 풀고, 명함을 꺼내 지원에게 건넨다.

 

 반갑습니다. 박병환입니다.

 

 , 반갑습니더, 강지원입니더.

 

 지원이 미소를 지으며 힘있게 손을 잡는다.

 

 모두 앉자.

 

 그래. 왜 다 서 있어?

 승연과 혜지의 말에 모두 자리에 앉는다.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주연에게 말한다.

 

 다녀와요.

 

 내도 좀 다녀올게.

 

 저도요.

 

 선재를 따라 지원과 병환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

 

 흠흠.

 변기에 나란히 선 세 남자의 표정이 대단하다. 무슨 전쟁터에 나온 사람 갔다.

 

 28이면 좀 나이가 드셨네요?

 

 먼저 선수를 친 것은 지원이다.

 

 뭐 세상 경험이 풍부하다고 해두죠. 군대도 안 다녀온 분들이랑은.

 병현이 안경을 올리며 코웃음 친다.

 

 저는 면제입니다.

 

 순간 선재가 씩 웃으며 말한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남자죠.

 

 맞습니더.

 

 꼭 그래야만 남자인가요?

 

 선재가 미소를 짓더니 뒤로 한 발 물러선다.

 

 .

 

 어험.

 

 지원과 병환도 뒤로 물러 선다.

 

 두 분 젊으신데, 많이 약하신 듯 합니다?

 병환이 미소를 지으며 한 발 더 뒤로 물러 선다.

 

 , 무슨 소립니꺼?

 말도 안 됩니다.

 

 지원과 선재도 뒤로 한 발 물러 선다.

 

 아니 뭣들 하는 짓이여!

 그 때 화장실로 들어오는 청소부 아줌마의 불호령.

 

 셋 다 변변찮은디 뭐하는 짓들이여!

 

 

 

 다들 얼굴이 왜그렇게 붉어요?

 , 아닙니다.

 아네요.

 

 세 남자가 머쓱해하며 자리에 앉는다.

 

 ?

 여자 셋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조혜지

 

 20, 여자

 겉보기에는 현모양처와 같이 순한 성격이지만, 남자친구 하나는 확실히 잡을 줄 안다.

 좋아하는 음식 : 아이스크림

 싫어하는 음식 : 발견된 적 없음

 좋아하는 것 :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남자친구와의 통화, 카페에서 수다떨기

 싫어하는 것 : 남자친구가 전화 씹는 것

 잘하는 것 : 눈웃음 요리

 못하는 것 :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