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여섯 번째 이야기
내 여자가 마시는 스타벅스 카페라떼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암.”
지원이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한다.
“아으 졸려.”
도대체 아침에 왜 승연이 전화를 한 것인지 아직까지 파악이 되지 않는 지원이다.
“하암.”
그리고 다시 한 번 크게 하품을 하는 지원이다.
“오빠.”
“어, 승연이 왔네.”
승연의 볼이 살짝 부어 있지만 지원은 전혀 그 까닭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니 와 아침에 전화한 기고?”
“어?”
“아침에 졸려 뒤지겠는데, 전화 안 했나? 와 했는데?”
“오빠 모닝콜 해주려고 그랬어요.”
“모닝콜?”
지원이 고개를 갸웃한다.
“니 어디 아프나? 와 안하던 짓을 하고 그라노?”
“내 친구가 남자친구한테 해줬다고 해서 나도 해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쩜 그렇게 퉁명스럽게 끊냐?”
“당연한 거 아이가? 졸려 죽겠는데, 전화 받을 여유가 어딨나?”
“당연히 그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거잖아요.”
승연이 볼을 부풀린다.
“무슨 남자가 그렇게 무드가 없냐?”
“니 내 무드 없는 거 모르나? 그 무드를 왜 내한테 찾고 지랄이고? 무드 같은 기는 니 졸졸 쫓아다니는 그 얼빠진 머스마들한테 찾으면 되는 거 아이가? 괜히 나한테 그란거 바라지 말그래이.”
“그래요. 오빠 잘 났어요.”
승연이 작게 지원을 노려본다.
“고맙데이.”
“네?”
순간 들리는 소리에 승연이 고개를 든다.
“뭐라고요?”
“내가 뭘?”
승연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지금 고맙다고 했죠?”
“내가 언제?”
“에, 했으면서?”
승연이 싱긋 웃는다.
“그러면요. 오빠, 고마우면 나 커피 한 잔만 사주면 안 돼요?”
“커피?”
지원이 인상을 찌푸린다.
“왜요?”
“네 또 그 스타박슨가 하는 그 커피 사달라고 할끼제?”
“당연하지?”
“미�나?”
“왜요?”
승연이 볼을 부풀린다.
“그기 뭔데, 그리 비싸게 처 받는 기가? 커피는 자판기 커피가 제일 맛있다 아이가? 내가 밥을 사달라면 밥은 사주겠지만 그런 기는 차마 못 사주겠다.”
“오빠 나 안 좋아해요?”
“내가 니를 와 안 조아하는데?”
“그런데 왜 안 사줘요?”
“그런기는 낭비 아이가, 낭비! 자판기랑 맛의 차이가 없는데 뭐하랄고 그리 많은 돈을 쳐들이냐는 말이다.”
“맛 다르거든요.”
“뭐가 다른데?”
“다르다고요. 그러니까 사줘요. 아니 사준다고 하더니, 왜 갑자기 그렇게 태도가 바뀌는 거예요? 무슨 남자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냐?”
“솔직히 니가 생각해도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뭐가 아닌데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타벅스 커피만큼 맛있고 향긋한 커피 발견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사줘요.”
지원이 한숨을 쉰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데이.”
“오케이.”
승연이 싱긋 웃는다.
“그리 좋나?”
“응.”
결국 4000원이 넘는 라떼를 손에 넣고 마는 승연이다.
“오빠 잘 마실게요.”
“그래. 잘 마셔야재. 그기 얼마짜린데.”
“킥. 오빠 이리 와봐요.”
“와?”
지원이 고개를 숙이는 순간.
‘쪽’
승연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지원의 볼에 닿는다.
“나도 스타벅스 커피 싫어해요. 그냥 오빠가 내 부탁 들어주는 지 궁금했어요.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내, 내도.”
지원의 얼굴이 붉어진다.
“킥, 오빠 얼굴 빨게 졌다.”
“지금 날이 더바서 그런다. 절대로 니가 뽀뽀해서 이카는 거 아이다.”
“알았어요.”
승연이 싱긋 웃는다.
“저 지금 강의 있어요. 나중에 봐요.”
“그, 그래.”
승연이 멀어지고 지원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볼을 만진다.
“이란 것도 가끔은 사줘야 겠네.”
지원은 미소를 짓는다.
“킥.”
승연은 싱긋 웃는다.
“귀엽네.”
사실 사줄 줄은 몰랐다. 지원이 계속 못 사주겠다고 버티면 그냥 말려고 생각했었는데, 승연은 기분이 좋다.
“아 맛있다.”
앞으로 정말 가끔은 스타벅스 라떼를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너 점심 안 먹어?”
“안 묵는다.”
승연의 키스는 좋았지만 지원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틀 치 점심값이 날아간 것이다.
“왜?”
“돈 없다.”
“내가 사줄게.”
범규의 말에 지원이 느릿느릿 몸을 일으킨다.
“그런데 왜 돈이 없냐? 너 무슨 일이 있어도 밥값만큼은 꼭 챙기고 다니잖아.”
“그러니까 말이다.”
지원이 한숨을 쉰다.
“와 여자들은 그 놈의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는 길까?”
“너 나 약올리냐?”
“어?”
범규가 지원을 노려본다.
“나 여태까지 22년 살면서 단 한 번도 여자 친구가 있었던 적이 없거든. 그런 걸 나에게 물으면 어쩌라는 거냐?”
“아, 미안타.”
지원이 급히 사과한다.
22살, 남자
강인하고 다부진 성격의 부산 사나이, 하지만 애교에 매우 약하다.
좋아하는 음식 : 광어회 우럭회 도미회 참치회 오징어회 보쌈백반 돼지국밥
싫어하는 음식 : 피자 커피 햄버거 돈까스
좋아하는 것 : 여자친구의 달콤한 뽀뽀, 친구, 술, 게임
싫어하는 것 : 쓸 데 없는 낭비, 알람시계
잘하는 것 : 사투리, 그리고. 음. 없다.
못하는 것 : 공부, 애교, 영어, 요리,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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