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세 번째 이야기
내 남자가 친구들 마음에 한 번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우.”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하는 선재다.
“왜 안 오지?”
시계를 보는 데 일곱 시가 다 되어 간다. 이미 여섯 시부터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재다.
“선재 씨!”
그 때 들리는 주연의 목소리. 선재는 미소를 짓는다.
“여기에요!”
“오래 기다렸어요?”
“아니요. 이제 막 왔는 걸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미안해요. 조금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나온 거 같아요.”
“아니에요. 주연 씨도 5분이나 일찍 나왔는 걸요.”
“흠.”
승연이 헛기침을 하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반가워요. 저는 주연이 친구
그러면서 씩씩하게 손을 내미는 승연이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 주연 씨의 남자 친구 되는 권선재라고 합니다.”
선재도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승연의 손을 시원스럽게 잡는다.
“그 쪽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저는
혜지도 시원스럽게 손을 내민다.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죠.”
“그럼 우리 어디로 갈까요?”
선재가 주연의 얼굴을 바라본다.
“선재 씨 가고 싶은데로 가세요.”
“그래도 숙녀 분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셔야죠.”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선재를 바라본다.
“그럼 오늘 저녁은 선재 씨가 쏘시는 거예요?”
“네, 물론입니다.”
“어우, 야.”
주연이 작게 승연을 노려본다.
“야, 너는 왜 그렇게 째째하게 그러냐? 선재 씨가 쏘신다잖아. 아니 쏜다는 데 안 얻어먹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안 그래요? 선재 씨.”
“혜지 씨 말씀이 다 맞습니다.”
“거 봐.”
“그렇다면 어디로 모실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선재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제가 괜찮은 곳으로 모셔도 될까요?”
“좋아요.”
무언가 근사한 레스토랑 같은 곳을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승연과 혜지다.
“어서들 들어오세요.”
“아 네.”
선재가 세 여자를 이끈 곳은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한 음식점이다.
“앉으세요.”
선재가 빼어준 의자에 앉는 세 사람이다.
“먼저 물부터 드세요.”
선재가 시원시원하게 세 사람에게 물을 따라준다.
“이모, 여기 고등어 정식 넷이요.”
“그래.”
“저기, 여기는 메뉴판 없어요?”
“여기는 단일메뉴에요.”
승연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나도.”
“너도 가자.”
“어?”
혜지와 승연이 주연의 손을 이끌고 화장실로 간다.
“너 남자 사귀는 거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 생선 구이 집이냐? 그 것도 한정식 집 같은 곳도 아니고, 이런 허름한 곳이라니.”
“그나마 화장실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신기해.”
승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솔직히 저 남자가 뭐가 좋냐?”
“그러게, 사람 좀 착해보이는 거 빼고는 볼 거 하나도 없네. 기본적인 센스도 없고 말이야. 솔직히 네가 아깝다.”
“비싼 저녁 안 사준다고, 센스가 없다고 말하는 거야? 너네 말이 좀 심한 거 아니니? 저 사람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잖아.”
“어머, 얘 좀 봐. 지금 남자 친구라고 역성 드는 거니? 웃긴다. 너 나중에 우리말 안 들은 거 후회하게 된다.”
“맞아.”
“됐거든.”
주연이 볼을 부풀리고 화장실을 나간다.
“야!”
승연과 혜지도 주연을 쫓아 나간다.
“흠흠.”
세 사람의 눈치가 이상한 것을 보고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여기 나왔어.”
오 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음식들이 나온다.
“냄새는 좋네.”
혜지가 고등어 냄새를 맡더니 툭 내던진다.
“어서 먹어봐요.”
선재가 도톰한 고등어의 살점을 주연의 밥 위에 얹어준다.
“잘 먹을게요.”
“두 분도요.”
그러면서 혜지와 승연의 밥에도 고등어 살점을 얹어 준다. 세 사람 모두 하얗게 윤기가 흐르는 밥과 고등어 살점을 입에 넣는다.
“!”
“우와!”
“맛있다.”
세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따뜻하고 기분 좋게 입안을 맴도는 밥알과, 도톰하게 씹는 맛이 일품인 고등어의 조화는 말 그대로 진미였다.
“여기 김치도 굉장히 맛있어요.”
선재의 말에 김치를 부지런히 집는 세 사람. 정말 김치의 맛도 일품이다.
“어머 맛있네요.”
“세 사람 모두 굉장히 실망했었죠? 그래도 친구의 남자친구라는데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는 갈 줄 알고요. 그런데요. 저는 처음에 그런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만나고 싶었어요. 술자리로 모시고 갈까도 생각했는데, 숙녀분들이니 그건 좀 아닌 거 같고, 간단히 편한 음식점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오늘 많이 실망하셨죠?”
“아니에요.”
“정말 맛있어요.”
혜지와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대신 다음에는 제가 근사한 곳에서 한 턱 내겠습니다.”
“그말 정말이죠?”
“네.”
혜지와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더 열심히 밥을 먹는다.
“오늘 잘 먹었습니다.”
“고마웠어요.”
“아니에요.”
“전화할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못 모셔다드려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주연이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든다.
“정말 멋있다.”
“그러게?”
승연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얼마나 자상하냐? 생선 구이 먹을 때 생선 가시 발라주는 거.”
“그러게, 진짜 딱 내 남자친구였으면 좋겠다.”
“그렇지?”
“그래, 최고야. 네 남자친구.”
“정말 선재 씨 괜찮은 남자인 거 같아.”
친구들이 선재의 칭찬을 하는데 주연의 마음이 조금은 무겁다.
“너 표정이 왜 그래?”
“어?”
“뭔가 불만이 있는 표정이야.”
“내가 무슨?”
친구들이 선재를 좋아해주는 것이 싫으면서도 묘하게 싫은 주연이다.
21살, 남자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
좋아하는 음식 : 김치찌개 냉라면 고로케 사탕
싫어하는 음식 : 회 낙지요리 돼지껍데기 닭발
잘하는 것 : 요리 이벤트 기다리기
못하는 것 : 노래 운동 술 마시기
이상형 :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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