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세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4. 29. 23:10

 

 

 

 우리, 사랑해!

 

 

 세 번째 이야기

 

 내 남자가 친구들 마음에 한 번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우.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하는 선재다.

 

 왜 안 오지?

 

 시계를 보는 데 일곱 시가 다 되어 간다. 이미 여섯 시부터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재다.

 

 선재 씨!

 

 그 때 들리는 주연의 목소리. 선재는 미소를 짓는다.

 

 여기에요!

 

 오래 기다렸어요?

 아니요. 이제 막 왔는 걸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미안해요. 조금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나온 거 같아요.

 

 아니에요. 주연 씨도 5분이나 일찍 나왔는 걸요.

 

 .

 

 승연이 헛기침을 하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반가워요. 저는 주연이 친구 승연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씩씩하게 손을 내미는 승연이다.

 

 , 반갑습니다. 저는 주연 씨의 남자 친구 되는 권선재라고 합니다.

 

 선재도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승연의 손을 시원스럽게 잡는다.

 

 그 쪽은 어떻게 되세요? 저는 권선재입니다.

 저는 조혜지에요.

 혜지도 시원스럽게 손을 내민다.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죠.

 “그럼 우리 어디로 갈까요?

 

 선재가 주연의 얼굴을 바라본다.

 

 선재 씨 가고 싶은데로 가세요.

 

그래도 숙녀 분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셔야죠.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선재를 바라본다.

 

 그럼 오늘 저녁은 선재 씨가 쏘시는 거예요?

 

, 물론입니다.

 어우, .

 주연이 작게 승연을 노려본다.

 

 , 너는 왜 그렇게 째째하게 그러냐? 선재 씨가 쏘신다잖아. 아니 쏜다는 데 안 얻어먹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안 그래요? 선재 씨.

 

 혜지 씨 말씀이 다 맞습니다.

 

 거 봐.

 

 그렇다면 어디로 모실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선재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제가 괜찮은 곳으로 모셔도 될까요?

 

 좋아요.

 

 무언가 근사한 레스토랑 같은 곳을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승연과 혜지다.

 

 

 

 어서들 들어오세요.

 

 아 네.

 

 선재가 세 여자를 이끈 곳은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한 음식점이다.

 

 앉으세요.

 

 선재가 빼어준 의자에 앉는 세 사람이다.

 

 먼저 물부터 드세요.

 

 선재가 시원시원하게 세 사람에게 물을 따라준다.

 

 이모, 여기 고등어 정식 넷이요.

 

 그래.

 

 저기, 여기는 메뉴판 없어요?

 여기는 단일메뉴에요.

 

 승연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나도.

 너도 가자.

 

 ?

 

 혜지와 승연이 주연의 손을 이끌고 화장실로 간다.

 

 

 

 너 남자 사귀는 거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 생선 구이 집이냐? 그 것도 한정식 집 같은 곳도 아니고, 이런 허름한 곳이라니.

 

 그나마 화장실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신기해.

 

 승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솔직히 저 남자가 뭐가 좋냐?

 그러게, 사람 좀 착해보이는 거 빼고는 볼 거 하나도 없네. 기본적인 센스도 없고 말이야. 솔직히 네가 아깝다.

 

 비싼 저녁 안 사준다고, 센스가 없다고 말하는 거야? 너네 말이 좀 심한 거 아니니? 저 사람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잖아.

 

 어머, 얘 좀 봐. 지금 남자 친구라고 역성 드는 거니? 웃긴다. 너 나중에 우리말 안 들은 거 후회하게 된다.

 

 맞아.

 

 됐거든.

 

 주연이 볼을 부풀리고 화장실을 나간다.

 

 !

 

 승연과 혜지도 주연을 쫓아 나간다.

 

 

 

 흠흠.

 

 세 사람의 눈치가 이상한 것을 보고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여기 나왔어.

 

 오 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음식들이 나온다.

 

 냄새는 좋네.

 

 혜지가 고등어 냄새를 맡더니 툭 내던진다.

 

 어서 먹어봐요.

 

 선재가 도톰한 고등어의 살점을 주연의 밥 위에 얹어준다.

 

 잘 먹을게요.

 두 분도요.

 

 그러면서 혜지와 승연의 밥에도 고등어 살점을 얹어 준다. 세 사람 모두 하얗게 윤기가 흐르는 밥과 고등어 살점을 입에 넣는다.

 

 !

 우와!

 

 맛있다.

 

 세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따뜻하고 기분 좋게 입안을 맴도는 밥알과, 도톰하게 씹는 맛이 일품인 고등어의 조화는 말 그대로 진미였다.

 

 여기 김치도 굉장히 맛있어요.

 

 선재의 말에 김치를 부지런히 집는 세 사람. 정말 김치의 맛도 일품이다.

 

 어머 맛있네요.

 

 세 사람 모두 굉장히 실망했었죠? 그래도 친구의 남자친구라는데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는 갈 줄 알고요. 그런데요. 저는 처음에 그런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만나고 싶었어요. 술자리로 모시고 갈까도 생각했는데, 숙녀분들이니 그건 좀 아닌 거 같고, 간단히 편한 음식점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오늘 많이 실망하셨죠?

 

아니에요.

 

 정말 맛있어요.

 

 혜지와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대신 다음에는 제가 근사한 곳에서 한 턱 내겠습니다.

 

 그말 정말이죠?

 

 .

 

 혜지와 승연이 미소를 지으며 더 열심히 밥을 먹는다.

 

 

 

 오늘 잘 먹었습니다.

 

 고마웠어요.

 

 아니에요.

 

전화할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못 모셔다드려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주연이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든다.

 

 

 

 정말 멋있다.

 

 그러게?

승연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얼마나 자상하냐? 생선 구이 먹을 때 생선 가시 발라주는 거.

 

 그러게, 진짜 딱 내 남자친구였으면 좋겠다.

 

 그렇지?

 

 그래, 최고야. 네 남자친구.

 

 정말 선재 씨 괜찮은 남자인 거 같아.

 

 친구들이 선재의 칭찬을 하는데 주연의 마음이 조금은 무겁다.

 

 너 표정이 왜 그래?

 ?

 뭔가 불만이 있는 표정이야.

 

내가 무슨?

 

 친구들이 선재를 좋아해주는 것이 싫으면서도 묘하게 싫은 주연이다.

 

 

 

 권선재

 

 21, 남자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

 좋아하는 음식 : 김치찌개 냉라면 고로케 사탕

 싫어하는 음식 : 회 낙지요리 돼지껍데기 닭발

 잘하는 것 : 요리 이벤트 기다리기

 못하는 것 : 노래 운동 술 마시기

 이상형 :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