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마흔세 번째 이야기
잠시만, 안녕. 5
“방에 갈까?”
“우리 그냥 여기 앉아 있으면 안 돼?”
“왜 안 되겠나?”
승연이 쪼그려 앉는다.
“생각해보니까 우리 되게 조금 사겼다.”
“그라네.”
지원이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우리 사랑이 그 기간에 비례하지는 않으니까 된 거 아이가?”
“그렇지.”
승연도 싱긋 웃는다.
“승연아.”
지원이 조심스럽게 승연의 손을 잡는다.
“2년 동안 혼자 잘 있을 수 있나?”
“그럼. 오빠는 이
“니가 잘 견딜 수 있다모 다행이지만서도.”
지원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승연의 머리를 쓸어 넘긴다.
“이제 니 머리도 못 쓸어주겠네.”
“키. 다른 남자들도 못 쓸게 짧게 깎을까?”
“아이다.”
승연이 지원의 어깨에 기댄다.
“좋다.”
“내도.”
“지금 이 짧은 순간이 너무나도 미워.”
“휴우. 이것들은 밤새 안 들어왔어?”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도 아침이 오면 밥은 먹으러 들어와야 할 거 아니야? 나 참.”
“왜? 밥이 그렇게 중요해?”
“엄마야.”
승연이 화장실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오자. 혜지의 눈이 커다래진다.
“네, 네가 어떻게 거기에 있냐?”
“아주 세상 모르고 자더구만.”
때마침 주연이 상을 들고 들어서면서 혜지에게 한 마디 던진다.
“무, 무슨.”
“저희
“으이구.”
혜지의 뒤에는 언제부터였는지 선재가 앉아 있었다.
“혜지 씨, 참말로 허당인갑네.”
지원이 미소를 짓는다.
“이제 곧 안녕이네요?”
“그라네요.”
지원이 머리를 긁적인다.
“별로 군대 간다는 거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절실하게 느껴집니더. 이제 참말로 지가 군대를 가는 구나.”
지원이 어색하게 웃는다.
“2년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 승연이 계속 좋은 친구로 남아 주십시오.”
“말로만요?”
주연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게. 아까 그렇게 나를 놀려 놓고 말이야. 사람이 뭔가 바라는 게 있으면 그에 응당하는 걸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무, 무슨?”
지원이 당황하자 혜지와 주연이 서로를 보며 키득 거린다.
“아유 그만해 이것들아. 지원이 오빠는 순진해서 그러면 바로 당황한단 말이야. 오빠 아무 걱정하지마, 저 것들이 오빠한테 그냥 장난 치는 거야.”
“그란기가?”
“그럼.”
승연이 싱긋 웃고, 주연과 혜지에게 주먹을 흔들어 보인다.
“승연 씨 무서운 걸요?”
그 모습을 보고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아프면 안 돼.”
“알았다.”
훈련소 앞. 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도 많았고, 연인끼리 온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친구 끼리 온 사람들도 있는 반면, 혼자서 당당하게 훈련소로 입소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 어서 가래이.”
“오빠 들어가는 거 봐야지.”
승연이 고개를 흔든다.
“이제 오랫동안 못 볼 텐데.”
“뭐가 오래고? 석 달 있으면 본다.”
“저.”
순간 선재가 말 허리를 자른다.
“혹시 100일 휴가 말씀하시는 겁니까?”
“야.”
지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 없어졌는데.”
“네?”
“뭐라꼬요?”
선재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거 군 복무 기간 짧아졌다고 폐지 됐잖아요. 기간이 꽤 흐른 걸로 알고 있었는데, 두 분은 모르셨나봐요.”
“그란기 있었나?
“모, 몰라.”
“그란기 중요하나? 우리 마음이 중요하지.”
“그럼.”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사랑해.”
“내도.”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꽉 안았다.
“하여간 선재 씨도 거기서 꼭 그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주연이 선재를 흘겨본다.
“아니 그래도 말을 할 건 말을 해줘야죠. 두 사람이 잘못된 지식을 알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면 두 사람이 아무 것도 모른 채 100일을 손 꼽아 기다리다가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좌절하게 두라는 말이에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주연이 하늘을 보고 한숨을 쉰다.
“하여간 선재 씨는.”
“너무 구박하지 말아요.”
“그래 두 사람 그만해.”
혜지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두 사람 사랑 싸움은 우리 서울에 가서 합시다.”
“치.”
“알았어요.”
승연이 멍하니 창 밖을 보는 것을 혜지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얘들아.”
“응?”
“어?”
“나 다음 주에 뉴욕 가.”
승연이 장난스럽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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