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2 -
열세 번째 이야기
선재의 한국 탐험기 하나.
“우와 좋다.”
“그러게.”
주연이 눈을 감고 기지개를 켠다.
“경기도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는 지 몰랐습니다.”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서울하고 이토록 가까운 곳인데.”
“킥.”
병환이 외투를 벗으며 미소를 짓는다.
“이거 선재 군이 고단수로 머리를 쓰고 있는 걸?”
“무슨 소리야?”
혜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지금 우리 놀러 갈 때 많이 데리고 다녀달라고 하는 거잖아.”
“뭐예요? 선재 씨 그런 거예요?”
“이런 들켰네요?’
선재가 씩 웃는다.
“뭐야?”
“킥,”
네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뭘요?”
“여자 분들 먼저 씻으시겠어요? 저희가 정리할 테니까요.”
“흠.”
혜지가 팔짱을 낀다.
“오빠 지금 선재 씨 이것 저것 부려먹으려고 그러지?”
“무, 무슨?”
“병환 오빠 다 보인다고요.”
주연이 씩 웃는다.
“정리는 우리가 할 테니까, 두 분이 먼저 씻고 오세요.”
“그래도 될까?”
병환이 씩 웃는다.
“어머 저 능글맞은 웃음. 그거 노리고 있었구나? 정리하고 싫어서. 하여간 저 귀차니즘은 알아줘야 해.”
“킥.’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맞아요. 오빠 씻어요. 대신 저녁 준비는 두 남자가 하는 거예요.”
“물론이지.”
병환이 자신의 가슴을 탕탕 두드린다.
“에,”
“선재 씨 왜요?”
선재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여기 욕실이 하나 뿐인 거 같은데요.”
“네.”
선재가 병환을 흘깃 쳐다본다.
“지금 저희 둘이 같이 씻으라고요?”
“당연하죠.”
“저는 조금 있다 씻을게요.”
“아니, 왜?”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캐나다에서는 저런 것을 해본 적이 없어요. 씻으면 각자 씻어야죠. 무슨 동성연애자도 아니고 말이에요.”
“뭐야?”
병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사고 방식은.”
“그러고 보니 그렇겠다.”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빨리 씻고 나와.”
“에?”
“맞아요.”
병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등은 누가 밀어주라고?”
“이런 데 와서 등 좀 안 밀면 어때?”
‘퍽’
혜지가 병환의 등을 소리나게 때린다.
“야, 남자들은 씻으면서 친해진다고.”
병환이 싱긋 웃으며 선재의 손을 잡자, 선재가 황급히 손을 빼낸다.
“에? 이거 왜 이래?”
병환이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너 뭐 어떡해 한데?”
“아, 죄송합니다.”
선재가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안 되겠습니다.”
“나 참.”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선재 씨.”
“네?”
“한국 체험하려고 온 거라며.”
“?”
“한국 사람이라며.”
“그런데요?”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 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모두 해봐야 하는 거 아닐까? 정말 한국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면.”
“흠.”
선재가 인상을 찌푸린다.
“아니에요 선재 씨.”
혜지가 황급히 미소를 지으며 끼어 든다.
“저 인간 헛소리 들을 필요 없어요. 얼른 가서 안 씻어!”
“내, 내가 뭘?”
병환이 입을 삐쭉 내민다.
“한국에 왔으면 한국 법을 따라야지. 안 그래?”
“그래도, 오늘은 아니에요.”
주연까지 합세하자 병환이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나쁜 의도로 한 말은 아니잖아.”
“알아.”
혜지가 병환을 욕실로 민다.
“그러니까 오늘은 오빠 혼자 씻어.”
“아니요.”
“네?”
“응?”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병환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한국을 체험하기 위해서 온 것인데, 한국을 제대로 체험하려면 한국 사람들이 하는 것들을 해봐야 겠지요.”
“선재 씨.”
“그렇지. 진짜 남자네.”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서 가자고.”
“네.”
주연이 걱정어린 눈으로 선재를 본다.
“괜찮겠어요.”
“주연이 너도 그만해라.”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우리 오빠가 선재 씨 잡아 먹냐?”
“그, 그건 아니지만.”
“저는 정말 괜찮아요.”
선재가 씩 웃는다.
“아니 뭐해? 안 오고.”
“네 갑니다!”
선재가 욕실로 뛰어갔다.
“나 참.”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내가 별 걸 다 시키네.”
“킥.”
혜지도 웃음을 짓는다.
“에, 옷을 다 벗는다고요?”
“그러면 목욕할 때 어떻게 해?”
병환은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
“하아.”
선재가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먹은 일이다. 다 한다는데 혼자 안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선재도 훌렁훌렁 옷을 벗는다.
“에?”
욕실로 들어간 선재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왜 이렇게 더운 거예요?”
“아,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있어.”
그냥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해도 충분할 거 같은데, 이렇게 팔팔 끓는 물이라니 ,분명 피부에 안 좋을 것이다.
“그냥 적당히 따뜻하게.”
“노.”
병환이 물을 끄더니, 욕조에 몸을 담근다.
“앗, 뜨, 뜨.”
“괜찮으십니까?”
“아 좋다.”
그러더니 편안한 표정을 짓는다.
“?”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뜨겁지 않으십니까?”
“일단 들어와보면 될 거 아니야.”
“흠.”
선재가 조심스럽게 욕조의 옆으로 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조는 정말로 뜨거워 보였다. 선재는 조심스럽게 발가락을 대 보았다.
“!”
역시나 뜨거웠다.
“여, 여길 어떻게 들어가요?”
“물 속의 온도는 물 표면만큼 뜨겁지는 않다고.”
“?”
선재는 병환의 말에 용기를 내서 몸을 한 번에 담갔다.
“!”
정말이었다. 물 속의 온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제 뭘 하면 되는 거죠?”
“몸을 불리면 돼.”
“불려요?”
선재의 머리 속에 강호동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 갈까?”
“아, 네.”
지연이 얼굴을 붉힌다.
“가자.”
“!”
대연이 손을 잡는다. 지연은 그 손에서 전해오는 대연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좋다. 따듯하다.
“대연군.”
“응?”
“사랑합니다.”
“킥, 나도.”
대연이 씩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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