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2 -
열두 번째 이야기
쉬어가는 이야기 –
“휴우.”
지원이 그늘에 털썩 앉는다.
“힘들지?”
“아니.”
지원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니가 마이 힘들겠다.”
“아니야.”
이곳은 대한민국의 어느 부대. 지원은 군대 생활이 어느 정도 힘들 거라고 생각을 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하늘은 지원의 편이었다.
“이병
“아, 그래 편히 있어.”
내무반에는 여유롭게 누워서 코를 후비고 있는 사내 한 명 뿐이었다.
“아, 네.”
“뭐, 그 정도 기합도 상관 없겠지.”
남자는 지원에게 흥미가 없는 지, TV를 향해서 몸을 돌렸다.
“저.”
“응?”
“다른 분들은?”
“아.”
사내가 코딱지를 어딘가로 튕겼다. 지원은 인상을 찌푸렸다.
“나 뿐이야.”
“네?”
“나머지는 모두 제대했다고.”
“!”
“하암. 이번 주 내로 네 후임들이 모두 올 거다.”
“!”
지원은 미소가 지어졌다. 아, 편한 군대 생활이구나!
“후우.”
“무슨 고민 있나?”
“아, 아닙니다.”
“괜찮아 말해봐.”
지원이 미소를 짓는다.
“여자 친구가 보고 싶어서요.”
“여자 친구가 있었나?”
“네.”
“누구야?”
지원이 지갑을 열어 보여준다.
“예쁘네.”
“네.”
지원이 싱긋 웃는다.
“제게는 보물이죠.”
“그렇겠네.”
선참이 고개를 끄덕인다.
“부럽다.”
“네?”
“아니야.”
선참이 미소를 짓는다.
“나 먼저 들어간다.”
“예.”
“휴우.”
지원이 미소를 짓는다. 눈물 콧물이 잔뜩 흘러 있지만 기분이 좋았다.
“너 정말 대단하다.”
“제가 좀 그래요.”
“킥.”
선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가스실에서 그렇게 오래 버티는 놈이 어딨냐? 그렇게 휴가가 가고 싶었어?”
“예.”
“여자 친구 때문에?”
지원이 얼굴을 붉힌다.
“좋겠다.”
“킥.”
“이병
“그래 잘 다녀와라.”
선참이 코를 후비적 거린다.
“초코파이 많이 사오고.”
“네.”
지원이 싱긋 웃는다.
“킥.”
승연이 깜짝 놀랄 것을 생각하니 웃음이 스며나오는 지원이다.
“놀라겠지?”
지원은 기분이 좋았다.
“헤헤.”
“지원 오빠는 뭐하려나?”
“그러게.”
혜지와 주연이, 스트로우를 물어 뜯는다.
“휴가 나올 � 되지 않았나?”
“100일도 안 되었는데?”
“그런가?”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휴가 나올 필요 없는데.”
“왜?”
혜지가 고개를 든다.
“어차피 없잖아.”
“응?”
“승연이 말이야.”
“아.”
혜지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오빠에게 말 안 했댔지?”
“응.”
“오빠 휴가 나오면 웃기겠다.”
“그러니까.”
“킥.”
“풋.”
둘이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흠.”
지원이 인상을 찌푸린다.
“왜 연락이 안 돼지?”
지원이 고개를 갸웃한다.
“전화가 해지되었다고?”
무슨 일일까? 지원은 학교로 향했다.
‘탕’
“?”
주연과 혜지가 큰 소리에 깜짝 놀란다.
“뭐지?”
“어머.”
혜지가 입을 가린다.
“지, 지원이 오빠.”
“어머.”
지원이 씩 웃더니 카페로 들어온다.
“오랜만이데이.”
“오빠.”
“어떻게 나오신 거예요?”
지원이 털썩 의자에 앉는다.
“승연이 보고 싶어서, 가스실에서 72분 버텼데이.”
지원이 씩 웃는다.
“그런데 승연이가 연락이 안 된다. 우예 된 기고?”
“아.”
주연과 혜지가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몰라요?”
“응?”
지원이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소리고?”
“주연아?”
“말하자.”
“?”
지원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 그게 정말이고?”
“네.”
지원이 울상을 짓는다.
“하, 하아.”
지원이 고개를 숙인다.
“나 참 미치겠네. 하여간 그 문디 가시나.”
지원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둘이 잘 놀아라.”
“아, 네.”
주연과 혜지는 쓸쓸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문디. 문디 가시나. 나쁜 가시나.”
지원이 중얼중얼 거렸다.
“흠.”
린지가 귀를 후빈다.
“누가 내 욕을 하나?”
린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22살. 남자
부산 사나이 특유의 기질을 온 몸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뚝뚝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속은 서울 남자보다도 더 부드럽다. 여태까지 여자라고는 승연 한 사람 뿐이었고, 다른 여자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승연에게 항상 틱틱 거리지만,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좋아해서 그러는 것이다. 부산 토박이 음식을 누구보다도 좋아하고, 남자면 남자답게 살아야 한다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이 안 되는 키를 가지고 있어서, 때때로 고민에 빠질 때도 있다. 하지만 키높이 깔창을 만나고 나서는 다시 당당해졌다. 성격이 좋고, 놀기도 좋아한다. 한 번 결심한 일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의지와 긍지로 모든 것을 견뎌 낸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승연만 있으면 모든 것을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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