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2 - [열세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6. 17. 00:26

 

 

 

우리, 사랑해!

- Season 2 -

 

 열세 번째 이야기

 

선재의 한국 탐험기 하나.

 

 

 

 우와 좋다.

 

 그러게.

 

 주연이 눈을 감고 기지개를 켠다.

 

 경기도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는 지 몰랐습니다.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서울하고 이토록 가까운 곳인데.

 

.

 

 병환이 외투를 벗으며 미소를 짓는다.

 

 이거 선재 군이 고단수로 머리를 쓰고 있는 걸?

 무슨 소리야?

 혜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지금 우리 놀러 갈 때 많이 데리고 다녀달라고 하는 거잖아.

 

뭐예요? 선재 씨 그런 거예요?
 

이런 들켰네요?

 

 선재가 씩 웃는다.

 

 뭐야?

 

 ,

 

 네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뭘요?

 

 여자 분들 먼저 씻으시겠어요? 저희가 정리할 테니까요.

 

.

 

 혜지가 팔짱을 낀다.

 

 오빠 지금 선재 씨 이것 저것 부려먹으려고 그러지?

 

, 무슨?

 

 병환 오빠 다 보인다고요.

 

 주연이 씩 웃는다.

 

 정리는 우리가 할 테니까, 두 분이 먼저 씻고 오세요.

 

 그래도 될까?

 

 병환이 씩 웃는다.

 

 어머 저 능글맞은 웃음. 그거 노리고 있었구나? 정리하고 싫어서. 하여간 저 귀차니즘은 알아줘야 해.

 

.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맞아요. 오빠 씻어요. 대신 저녁 준비는 두 남자가 하는 거예요.

 

 물론이지.

 

 병환이 자신의 가슴을 탕탕 두드린다.

 

 ,

 

 선재 씨 왜요?

 

 선재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여기 욕실이 하나 뿐인 거 같은데요.

 

 .

 

 선재가 병환을 흘깃 쳐다본다.

 

 지금 저희 둘이 같이 씻으라고요?

 

당연하죠.

 

 저는 조금 있다 씻을게요.

 

아니, ?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캐나다에서는 저런 것을 해본 적이 없어요. 씻으면 각자 씻어야죠. 무슨 동성연애자도 아니고 말이에요.

 

 뭐야?

 

 병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사고 방식은.

 

 그러고 보니 그렇겠다.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빨리 씻고 나와.

 

?

 

맞아요.

 

 병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등은 누가 밀어주라고?

 

 이런 데 와서 등 좀 안 밀면 어때?

 

 

 

 혜지가 병환의 등을 소리나게 때린다.

 

, 남자들은 씻으면서 친해진다고.

 

 병환이 싱긋 웃으며 선재의 손을 잡자, 선재가 황급히 손을 빼낸다.

 

 ? 이거 왜 이래?

 병환이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너 뭐 어떡해 한데?

 

 , 죄송합니다.

 

 선재가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안 되겠습니다.

 

나 참.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선재 씨.

 

 ?

 

 한국 체험하려고 온 거라며.

 

 ?

 한국 사람이라며.

 

그런데요?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 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모두 해봐야 하는 거 아닐까? 정말 한국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면.

 

.

 

 선재가 인상을 찌푸린다.

 

 아니에요 선재 씨.

 

 혜지가 황급히 미소를 지으며 끼어 든다.

 

 저 인간 헛소리 들을 필요 없어요. 얼른 가서 안 씻어!

 

 , 내가 뭘?

 

 병환이 입을 삐쭉 내민다.

 

한국에 왔으면 한국 법을 따라야지. 안 그래?

 

 그래도, 오늘은 아니에요.

 

 주연까지 합세하자 병환이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나쁜 의도로 한 말은 아니잖아.

 

알아.

 

 혜지가 병환을 욕실로 민다.

 

 그러니까 오늘은 오빠 혼자 씻어.

 

 아니요.

 

 ?

 

 ?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병환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한국을 체험하기 위해서 온 것인데, 한국을 제대로 체험하려면 한국 사람들이 하는 것들을 해봐야 겠지요.

 

 선재 씨.

 그렇지. 진짜 남자네.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서 가자고.

 

 .

 

 주연이 걱정어린 눈으로 선재를 본다.

 

괜찮겠어요.

 

주연이 너도 그만해라.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우리 오빠가 선재 씨 잡아 먹냐?

 

 , 그건 아니지만.

 

 저는 정말 괜찮아요.

 

 선재가 씩 웃는다.

 

 아니 뭐해? 안 오고.

 

 네 갑니다!

 

 선재가 욕실로 뛰어갔다.

 

 나 참.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내가 별 걸 다 시키네.

 

.

 혜지도 웃음을 짓는다.

 

 

 

 , 옷을 다 벗는다고요?

 

 그러면 목욕할 때 어떻게 해?

 병환은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

 

 하아.

 선재가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먹은 일이다. 다 한다는데 혼자 안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선재도 훌렁훌렁 옷을 벗는다.

 

 ?

 

욕실로 들어간 선재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왜 이렇게 더운 거예요?

 

,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있어.

 

 그냥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해도 충분할 거 같은데, 이렇게 팔팔 끓는 물이라니 ,분명 피부에 안 좋을 것이다.

 

 그냥 적당히 따뜻하게.

 .

 

 병환이 물을 끄더니, 욕조에 몸을 담근다.

 

 , , .

 

괜찮으십니까?

 

 아 좋다.

 

 그러더니 편안한 표정을 짓는다.

 

 ?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뜨겁지 않으십니까?

 

 일단 들어와보면 될 거 아니야.

 

 .

 

 선재가 조심스럽게 욕조의 옆으로 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조는 정말로 뜨거워 보였다. 선재는 조심스럽게 발가락을 대 보았다.

 

 !

 

 역시나 뜨거웠다.

 

 , 여길 어떻게 들어가요?

 

 물 속의 온도는 물 표면만큼 뜨겁지는 않다고.

 

 ?

 선재는 병환의 말에 용기를 내서 몸을 한 번에 담갔다.

 

 !

 

 정말이었다. 물 속의 온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제 뭘 하면 되는 거죠?

 

 몸을 불리면 돼.

 불려요?

 

 선재의 머리 속에 강호동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 갈까?

 , .

 

 지연이 얼굴을 붉힌다.

 

 가자.

 

!

 대연이 손을 잡는다. 지연은 그 손에서 전해오는 대연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좋다. 따듯하다.

 

 대연군.

 ?

 

 사랑합니다.

 

, 나도.

 

 대연이 씩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