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2 - [열네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6. 18. 21:06

 

 

 

우리, 사랑해!

- Season 2 -

 

 열네 번째 이야기

 

 선재의 한국 탐험기 둘.

 

 

 

 그나저나 지연아.

 

 ?

 

실망이야.

 

 ?

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연인이기 전에는 사모한다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해놓고서는, 연인이 되고 나니까 그런 말을 안 하냐?

 

대연이 입을 삐쭉거린다.

 

, 어찌 소녀의 입으로 그런 민망한 말을 함부로 남발을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

 

대연이 씩 웃는다.

 

지연아.

 

?

우리 또 언제 놀까?

 

.

 

지연이 검지를 문다.

 

대연 군.

 

?

 

매주 주말은 저를 위해서 비워두실 수 있으십니까?

 

?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대연군과 보내고 싶으니까요.

.

 

대연이 지연을 꼭 안는다.

 

, 대연군! 민망한 소리 하지 마세요.

 

민망하기는. 이런 게 바로 너야.

 

지연도 더 이상 대연을 밀어내지 않는다.

 

 

 

자 이제 나가지.

 

, .

 

선재는 싱긋 웃으며, 재빨리 탕에서 나왔다. 너무나도 뜨거운 열기가 몸을 감싸고 있었기에, 탕 밖은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리 와 봐.

 

?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병환은 손에 이태리 타월을 끼고, 손가락을 까닥거린다.

 

어서.

 

, .

선재가 재빨리 병환의 앞에 간다.

 

앉아봐.

 

?

 

어서.

 

, .

 

선재가 병환을 바라보고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는다.


.

 

왜 웃으세요?

 

나 보고 앉지 말고, 나에게 등을 보이라고.

 

.

 

선재가 돌아 앉는다.

 

아파도 좀 참아. 이게 굉장히 시원하니까.

?

 

순간 선재의 등에 무언가가 닿는다.

 

?

병환이 씩 웃으며 손을 움직인다.

 

 

 

!

 

?

뭐지?

 

혜지와 주연이 서로의 얼굴을 본다.

 

무슨 일이지?

 

그러게.

 

주연이 조심스럽게 욕실 앞으로 간다.

 

 

 

, 아픕니다.

 

원래 이렇게 미는 거야. 어유 이 국수 가락 좀 봐.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정말 20년 넘게 등을 한 번도 밀지 않은 선재의 등에서는 굵은 국수가락이 연신 만들어졌다.

 

읏키키.

?

병환의 손이 선재의 옆구리로 가자 선재가 웃음을 터뜨린다.

 

왜 그래?

 

, 거기 간지러워서요.

 

여기?

읏키키.

선재가 몸부림을 친다.

 

두 사람 뭐해요?

 

순간 밖에서 주연의 목소리가 들린다.


, 주연 씨. 지금 병환이 형님이 신기한 걸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신기한 거요?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

 

뭔데요?

 

어느 새 혜지도 옆으로 와 있다.

 

제 등가죽을 벗기고 있어요.

 

?

?

 

주연은 문을 열어버렸다.

 

 

 

?

,.

 

병환의 얼굴이 굳는다.

 

이 변태들아! 왜 문을 열고 난리야!


, 오빠가 선재 씨 등을.

 

, 등 밀어주던 거라고!

 

.

 

주연이 황급히 문을 닫는다.

 

. 하하.

 

선재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괜찮아?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무언가 큰 사고를 친 거 같다.

 

 

 

가지 말자고요?


.

가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왜요?

Dr. Jason이 울상을 짓는다.

 

어차피 선재가 없잖아요.

 

그런데요?

 

그러면 우리 둘 뿐이잖아요.

 

.

 

가인의 말에 Dr.Jason이 고개를 끄덕인다.

 

 

 

선재 씨 말 때문에 괜히.

 

, , 미안합니다.

 

가운을 입은 선재가 머리를 긁적인다.

 

다른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지 몰랐어요.

 

나 참.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오비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그렇다고 등가죽을 벗기다니.

 

사실 그렇지 뭐.

 

혜지는 선재의 편을 든다.

 

선재 씨는 이런 일이 처음이잖아.


.

 

됐어요. 다들. 우리 밥이나 먹어요.

 

그래, 그래.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기를  나른다. 선재가 고기를 바비큐 그릴에 올린다.

 

선재 씨.


?

병환이 씩 웃는다.

 

매운 거 좋아해?

 

그럼요. 저도 한국 사람인데.

그래?

병환이 청양고추를 건넨다.

 

, 이게 뭐예요?

 

뭐긴? 고추지.

 

고추요?

오빠!

 

혜지가 황급히 선재의 손에서 고추를 빼앗는다.

 

선재 씨가 이걸 어떻게 먹어?

 

, ?

 

병환이 인상을 찌푸린다.

 

한국 사람이라면.

오빠 너무 심해요.

 

주연도 한 마디 거든다.

 

, 알았어.

병환이 두 여자를 못마땅하다는 듯 본다.

 

그래도 이런 것도 먹을 수 있어야.


오빠.

알았어.

 

혜지가 노려보자 병환이 입을 다문다.

 

아니요.

 

?

 

그 순간 선재가 다시 입을 연다.

 

먹겠습니다.


?


선재 씨 그러지 말아요.

 

맞아요. 매운 거 먹는 거랑 한국 사람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에요? 병환 오빠가 그냥 장난 치는 거니까, 안 그래도 되요.

 

아니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한국 사람들은 매운 거 잘 먹지 않습니까? 저도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 캐나다 살 때도 매운 거 잘 먹는다는 소리, 종종 들었었습니다. 어느 정도 매운 것 까지는 저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정말로 괜찮습니다.

 

, 하지만.

 

거 보라고.

병환이 기세등등한다.

 

주세요.

 

선재가 병환의 손에 들린 고추를 빼앗는다.

 

 

 

올해도 고추 농사가 풍년이겠어?

 

그렇구만.

 

김 이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으악!

 

그 순간 비명 소리가 들린다.

 

?

뭔 소린겨?

 

, 살인이라도 일어난겨?

 

뭐유?

 

부녀회장의 얼굴이 굳었다.

 

, 살인?

 

무슨 일이지?

 

그 날 선재의 비명은 시골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