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3 -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나는 누나의 비밀을 알고 있다?
“
단짝인 윤혁이 녀석이다.
“당연하지.”
대연은 씩 웃는다.
“그럴 줄 알았어. 끝나고 다 같이 갈 거다.”
“그래.”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웅,”
“주연 씨 안 일어나요?”
부드러운 선재의 목소리에 주연이 살며시 눈을 뜬다.
“아, 주연 씨.”
“어제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신 거예요?”
이제야 기억이 난다.
“아, 어제 동창회가 있었거든요. 거기 가서 좀 마셨어요.”
“그래요?”
선재가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주연에게 꿀물을 건넨다.
“아, 고마워요.”
“고맙긴요. 우리 사이에.”
선재가 싱긋 웃는다. 그런 선재를 향해, 주연도 싱긋 웃는다.
“어제 즐거웠나봐요?”
“네?”
“주연 씨 술 잘 못하는데 많이 먹고 왔잖아요.”
“좀요.”
순간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선재를 본다.
“그나저나 선재 씨 오늘 학교 안 가요?”
“주연 씨도 안 가는데, 제가 어떻게 학교를 가요?”
주연이 순간 아차 싶다.
“그, 그게요. 선재 씨.”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네?”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왜요? 주연 씨?”
주연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제가 어제 그렇게 진탕으로 술을 마신 게요. 사실은, 사실은.”
“?”
주연이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선재를 바라본다.
“사실 제가 오늘 수업이 없거든요.”
“네?”
선재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그, 그래서.”
“괜찮아요.”
“네?”
선재가 싱글벙글 웃는다.
“주연 씨 어제 동창회 나갈 생각에 너무 설레서, 제가 하는 말 하나도 안 들었죠?”
“무슨?”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저, 어제 학기 끝났답니다.”
선재가 손으로 브이자를 그린다.
“뭐예요?”
주연이 안심을 한다.
“이러니까, 내가 주연 씨를 놀리는 거예요.”
“치.”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러면 우리 둘 다 오랜만에 수업 없는 거네요.”
“그렇네요.”
주연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왜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어디 나들이라도 갈까요?”
선재가 자상하게 묻는다.
“아니요.”
주연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그냥, 오늘 하루는 그냥 집에서 있고 싶어요. 평범하게, 그냥 그렇게 있고 싶어요. 평범한 연인처럼.”
“킥.”
선재가 자신의 코를 주연의 코에 비빈다.
“알았어요.”
“헤헤.”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럼 주연 씨.”
“네?”
“오늘 우리 점심도 시켜 먹을래요?”
단 한 번도 배달 음식을 거론하지 않았던 선재다. 하지만 오늘은 선재 역시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었다.
“그러면 우리 치킨?”
“콜!”
연인이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딩동 댕동’
수업 마치는 종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친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윤혁이 녀석의 생일 파티에 갈 준비를 한다.
“잠시만.”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Rrrrr Rrrrr’
“?”
지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액정을 바라본다. 대연 군이 어쩐 일이지?
“여보세요?”
“미안해.”
“네?”
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갑자기 왜?”
“아, 나 오늘 지연이 데리러 못 가거든. 내 단짝 친구, 지연이 너도 알지? 윤혁이라고 말이야.”
“키 작고 까만?”
“그래.”
대연의 웃음 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지연의 귀를 간지럽힌다.
“그 녀석 생일이라서 말이야.”
“아.”
지연은 많이 아쉬웠지만, 전혀 그런 기색을 내비치지 않는다.
“괜찮아요.”
“정말?”
“네, 분명 대연 군도 무슨 일이 있으실 테니까요. 언제나 저는 대연 군에게 그런 짐만 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답니다.”
지연은 싱긋 웃는다.
“그러면 즐겁게 놀다 오십시오.”
“그래.”
‘툭’
“하아.”
지연이 한숨을 쉬며, 휴대 전화를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하여간 대연 군도. 지연이 길거리에 있는 쇼윈도우에 자신을 비추어 본다. 단발 머리의 자신이 유난히 어려 보인다.
“휴우.”
하지만 어쩌겠는가? 오늘 대연 군이 바쁘다는데.
“피.”
지연은 서운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집을 향해 걷는다.
“흐음.”
대연이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지연이 실망한 것이 눈에 아른 거렸기 때문이다.
“안 가?”
“어, 가.”
하지만 대연 역시 아이는 아이였다. 친구인 윤혁의 부름에 눈을 반짝이며 달려갔다. 지연에 대한 걱정은 이미 살짝 접어 둔 상태였다.
“집에 가면 맛있는 거 많지?”
“당연하지.”
윤혁의 말에 대연이 싱긋 웃는다.
:”이렇게 집에 같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
“저도요.”
주연과 선재가 서로를 보며 싱긋 웃는다.
“이렇게 우리가 얼굴 마주하면서 앉는 게 얼마만일까요?”
“글쎄요?”
주연의 물음에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사실 주연 씨 얼굴 매일 이렇게 보고 싶어서, 동거 하자고 했는데, 막상 동거하고 보니까 그렇지도 않아요.”
“나도요.”
“그래도 너무 좋아요.”
선재가 싱긋 웃으며 한 마디 한다.
“주연 씨와 한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게 말이에요.”
“킥.”
주연이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어라? 웃는 거예요?”
선재가 작게 주연을 흘긴다.
“너무 좋아서요.”
주연이 정말 행복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내가 살아온 시간 중에 요즘이 가장 행복한 시간인 거 같아요.”
“그래요?”
“네.”
“그럼 나도 그래요.”
선재가 주연의 손을 꼭 잡는다.
“나 언제까지나 주연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선재 씨.”
주연이 그 손을 더 꽉 잡는다.
“선재 씨만 언제까지나 있으면 나는 항상 행복할 거예요.”
“지금 그 말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
그 때 주연은 선재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 지 알지 못했었다. 그냥, 그 순간에는 모든 것이 좋았었다.
“생일 축하한다!”
“생일 축하해!”
“고마워들.”
“야, 케이크에 불 꺼야지.”
‘후’
“퍽”
“캬아아.”
“먹는 거 가지고 장난 하는 거 아니거든?”
“그래도 재미있잖아.”
“하하.”
“푸하하.”
“벌써 가게?”
“응.”
가장 친한 대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자, 윤혁이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나 학원 가야 하거든.”
“그래, 너 무진장 범생이다.”
윤혁이 싱긋 미소 짓는다.
“그래 내일 학교에서 보자.”
“그래, 파티 잘 들 하고.”
대연은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윤혁의 집에서 나온다.
“휴.”
흥에 겨워 너무 오래 놀았다. 학원 시간이 거의 촉박했는데, 왜 이렇게 노는 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지.
“으유.”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한 대연이다.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
“그러면 우리 같이 나갔다 올래요?”
“흐음.”
주연이 검지를 문다.
“우리 같이 쇼핑한 지도 오래 되었잖아요.”
“좋아요.”
주연이 싱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디건을 걸친다.
“이제 가요.”
“가고 싶었구나?”
“네.”
선재도 지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암.”
전날 공부 때문에 늦게 자서 대연은 연신 하품을 하며 걷고 있었다.
“하하.”
그 순간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하여간, 선재 씨도.”
“그러니까요.”
“?”
대연은 재빨리 몸을 숨겼다. 왜 몸을 숨겼는 지는 몰랐다. 그냥 숨겨야만 할 것 같았다.
“!”
그리고 다가오는 것은 정말로 주연이었다.
“그랬다니까요.”
“푸하하.”
너무나도 즐거워 보이는 주연.
“그나저나 혜지 씨는요?”
“병환이 오빠랑 다 잘 됐죠.”
같이 사는 게 아니었어?
순간 대연의 머리 속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
“들어가요.”
“네.”
그리고 함께 들어가는 둘.
“하아.”
두 사람이 들어가고 나서야, 대연이 다시 도로로 나온다.
“마, 말도 안 돼.”
동거? 누나가?
“흐음.”
“주연 씨 왜 그래요?”
“아니에요.”
주연이 주위를 둘러 본다.
“주연 씨 왜요?”
선재가 다시 주연에게 묻는다.
“그냥.”
주연이 어깨를 으쓱한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죠.”
“이상한 기분?”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주연이 싱긋 미소를 짓자, 선재도 안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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