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스물세 번째 이야기 -
“어제 재미 있었어요?”
“네?”
주연이 움찔하며 선재를 바라보자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어제 동창회 말이에요.”
“아.”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재미 있었어요.”
“그래요.”
선재가 싱긋 웃는다.
“그런데 왜 아무도 안 데려다 줬어요? 주연 씨 너무 예쁜데 누가 낚아채 가면 어쩌려고요?"
“그러게요.”
주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선재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아, 주연 씨 목 마르지 않아요?”
“목이요?”
“나는 목이 좀 마른데.”
선재가 싱긋 웃는다.
“주연 씨 뭐 안 마실래요?”
“그럼 저는 봄녹차 비 내리기 전에요.”
“알았어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편의점으로 뛰어 간다.
“하아.”
편의점 거울에 보이는 선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다. 아닐 거라고 믿었는데, 점점 주연의 거짓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주연 씨.”
도대체 무엇을 자신에게 숨기는 것인지, 선재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면서 계산을 끝마쳤다.
“주연 씨 여기요.”
“고마워요.”
주연이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미소를 지으며 선재에게서 음료수를 받는다.
“그나저나 왜 갑자기 학교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 거예요?”
“그냥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주연 씨가 너무 보고 싶어서.”
“치.”
주연도 싱긋 웃으며 선재를 바라본다.
“선재 씨의 그 느끼한 멘트는 어떻게 이길 도리가 없다니까요.”
“그럼요.”
선재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이러다가 학교 늦을 지도 모르니까 어서 갈까요?”
“네.”
둘이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걸어간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어긋나고 있었다.
“그럼 점심 같이 먹는 거예요.”
“알겠습니다!”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선재가 멀어지고 주연은 한숨을 쉬었다.
“무슨 한숨이냐?”
“어?”
그 순간 혜지가 나타나자 주연의 눈이 커다래진다.
“하, 한숨은.”
“방금 한숨 쉬었잖아.”
혜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멀리 사라지는 선재와 주연을 번갈아 쳐다 본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뭐가?”
“너 왜 그러는 거야?”
혜지가 미간을 찌푸린다.
“너 정말 내 친구
“내가 뭘 어쨌는데?”
“내가 뭘 어쨌는데?”
혜지가 주연의 말을 그대로 따라한다.
“지금 네가 뭘 어쨌는 지 모른다는 거야.”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너는 선재 씨를 버렸어.”
“아니야.”
주연이 강하게 부정한다.
“그러면 어제 왜 성기에게는 남자 친구가 없다고 말을 한 거야?”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뭐?”
혜지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게 왜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건데?”
“왜 상관이 있어야 하는 건데?”
주연이 혜지를 똑바로 바라본다.
“나는 그냥 오랜만에 만난 첫 사랑에게 좋게 보이고 싶을 뿐이었어.”
“좋게 보이면?”
“어?”
“좋게 보이고 나서는?”
갑작스러운 혜지의 질문에 순간 주연이 멈칫한다.
“조, 좋은 거지.”
“하, 그래?”
혜지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지금 네 마음 얼마나 가증스러운 지 아니?”
“뭐?”
“너 지금 저울질 하고 있어.”
주연이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네 인생 처음으로 온 기회 너는 지금 저울질 하고 있는 거라고.”
혜지가 주연을 날카롭게 바라본다.
“무, 무슨 비밀?”
병환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서우가 크게 심호흡을 한다.
“우리 사겨.”
“에?”
병환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누, 누가?”
“누구긴?”
“저희 둘이죠.”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거 어디서 몰래 카메라라도 찍고 있는 거 아니야?”
병환이 두리번거리자 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우리 지금 농담하고 있는 거 아니거든. 네가 보기에는 우리가 겨우 그러한 일로 농담을 할 사람들로 보이냐?”
“그, 그건 아니지만.”
병환이 다시 한 번 두 사람을 바라본다.
“저, 정말 사귀는 거야?”
“그렇다니까. 왜 자꾸 묻고 그래.”
“맞아요.”
소은이 미소를 지으며 병환을 바라본다.
“박 대리님 말씀대로 서우 씨를 찬찬히 보니까 정말로 좋은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믿어보려고요.”
“아, 그래요.”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뭐가?”
“사내 커플이잖아.”
병환이 살짝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일하기 조금 껄끄럽지 않겠어.”
“하지만.”
소은이 황급히 병환의 말을 끊는다.
“우리 둘이 사귄다고 해서 회사에 어떤 피해를 주거나 하는 거는 아니잖아요?”
“그, 그건 그래도.”
병환이 두 사람을 다시 찬찬히 바라본다.
“진심이야?”
“그럼.”
“네.”
“흐음.”
병환이 미간을 찌푸린다.
“회사에서 사내 연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건 알고 있지? 혹시나 헤어지고 나서의 문제 때문에 말이야.”
병환의 말에 서우와 소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 역시도 두 사람이 사귄다니까 부담이 돼.”
“박 대리님.”
“병환아.”
“두 사람 헤어질 수도 있는 문제잖아.”
병환의 말에 두 사람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사실 지금은 서로가 좋다고 하지만 확신은 못 하는 거 아니야?”
“그렇죠.”
소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소, 소은 씨.”
그러자 서우가 놀란 눈을 하고 소은을 바라본다.
“아니에요. 그 말은 박 대리님 말씀이 맞아요. 아직 확신은 하지 못하는 거죠.”
소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박대리 님이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뭐예요?”
“글쎄?”
병환이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솔직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아니야?”
“그렇지.”
서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두 사람의 감정 문제니까.”
“그래.”
병환이 두 사람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더 이상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두 사람이 좋다는데.”
병환이 씩 웃는다.
“나야 뭐, 두 사람 편이지.”
“정말이죠?”
“그럼.”
소은이 빙긋 웃는다.
“역시 말 하기 잘 했다니까.”
“그런데 말이야.”
순간 병환이 사악한 표정을 짓는다.
“지금 이 사실 회사에 말하면 안 되는 거지?”
“네.”
“그러니까 여기서 말을 하는 거지.”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니까 나만 아는 거다.”
병환이 씩 웃는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칼자루를 쥔 거네?”
“네?”
“뭐?”
“오늘부터 야근에서는 해방이구나!”
병환이 사악한 웃음을 터뜨린다.
“어차피 두 사람 함께 있고 싶잖아.”
“하, 하지만.”
병환이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두 사람 돈도 벌고 일도 하고 얼마나 좋아?”
“박 대리님.”
“병환아.”
소은과 서우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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