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
“너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어?”
준오의 물음에 선재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든다.
“내가 뭘?”
선재가 미소를 지으면서 어깨를 으쓱한다.
“지금 네 얼굴이 어떤 지 알아?”
준오가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
“완전 장난 아니야?”
“그래?”
선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한다.
“내가 원래 좀 어둠의 자식이잖아.”
“
“괜찮아.”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냥, 그냥 조금 그럴 일이 있어서 그래.”
“무슨 일인데?”
“아직은 비밀.”
준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여간 너는.”
“미안.”
선재가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오늘 과제 없었지?”
“응.”
“다행이다.”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엎드린다.
“어라? 네가 어쩐 일이냐?”
“나도 실 때는 쉬고 싶거든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잠에 빠져든다.
“흐음?”
준오가 한 번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자신도 엎드린다.
“에라 모르겠다.”
그리고 깊은 수면에 빠져드는 준오다.
“흐음.”
얼마나 잤을까? 선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도 교수는 수업 중이었다. 하지만 교수의 수업 내용 중 단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선재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이 괴롭다.
“제길.”
선재는 작게 욕설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교수의 시선이 선재에게 따라와 박힌다.
“거기 학생 무얼 하는 건가?”
“강의를 나가려고 합니다.”
“왜?”
“너무 따분합니다.”
“뭐, 뭐라고?”
선재의 말에 교수는 다소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교수는 그 동안 명망이 높던 교수였다. 자신에게 굉장히 프라이드가 높고 학생들도 자신의 수업을 좋아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더 못 들겠습니다.”
“
교수의 외침을 뒤로 하고 선재는 강의실을 빠져 나왔다.
“미쳤어,
자신이 한 행동이 믿기지 않는 선재였다. 강의 시간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미친 행동이었는데 더군다나 이 교수는 선재의 국문학과 담당 교수님이었다. 선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너 왜 이런 놈이 되어 버리는 거냐?”
주연에 대한 상처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행동이었다. 이건 그냥 자신에 대한 기만 행위였다. 선재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야!
그렇게 분수를 보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준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재가 고개를 돌리니 얼굴이 새빨개진 준오가 선재를 바라보고 있다.
“너 도대체 교수님께 뭐라고 말을 한 거야?”
“어?”
“그 교수 지금 난리 났어.”
준오가 숨을 가다듬는다.
“이 강의 다시는 하지 않을 거라고 길길이 날 뛰고 있어.”
“뭐?”
선재가 미간을 찌푸리다. 그냥 자신의 문제 때문에 일이 조금 커져버린 듯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은?”
“뭐, 오늘 하루는 수업 안 하는 걸 더 좋아하겠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수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내가 찾아가봐야겠지.”
“도대체 무슨 일인 건데?”
준오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너 절대로 이런 일 없는 놈이었잖아.”
“글쎄?’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사람이라는 건 변하는 존재니까.”
“
선재가 대답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너는 어쩔 거야?”
“뭘?”
“나는 지금 교수님 찾아 갈 건데.”
“내가 거기를 가서 뭐 하냐?”
준오가 볼을 부풀린다.
“그래.”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다음 수업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간다.”
“조금 더 안 지켜도 되는데.”
“하여간.”
준오가 씩 웃는다.
“언제든지 나에게 상담해. 네가 누나랑 나랑 헤어질 때 도움을 줬으니까, 나도 너를 도와줄게.”
“마음은 정말 고맙다.”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교수실을 향해 뛰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 건지.”
선재의 오랜 친구인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후우.”
소은이 한숨을 내쉰다. 벌써 몇 번째 커피 심부름인지 모르겠다.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소은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는 병환이 얄미워 죽겠다.
“하여간.”
“왜 그래요?”
서우가 황급히 소은을 따라와서 작게 묻는다.
“아주 얄미워 죽겠다니까요.”
소은이 볼을 부풀린다.
“괜히 이야기 했나봐요.”
“금방 끝나겠죠.”
“글쎼요?”
소은이 어깨를 으쓱한다.
“금방 끝날 거 같지 않아요.”
소은이 울상을 지으며 커피를 젓는다.
“진짜 나 회사 들어와서 커피 심부름 할 줄 몰랐어.”
“잠시잖아요.”
서우가 싱긋 웃는다.
“자꾸 소은 씨가 그러시면 제가 더 미안해지는 거잖아요.”
“서우 씨가 왜요?”
“병환이랑 친구니까요.”
“됐네요.”
소은도 서우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정말 서우 씨 말 대로 얼마 가지 않겠죠.”
“그렇겠죠.”
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든다.
“여기요.”
“고마워요.”
병환이 능글맞은 미소를 짓는다.
“역시 소은 씨가 타주는 커피가 최고라니까.”
“커피 정도는 본인이 타면 안 돼요?”
“왜요?”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소은 씨가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제가 왜요?”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저 오늘까지 보고서 내야 한단 말이에요.”
“내요.”
병환이 씩 웃는다.
“누가 내지 말라고 했나요?”
“뭐라고요?”
소은이 허리에 손을 올리자 서우가 황급히 옆으로 와서 선다.
“병환이가 농담하는 거예요.”
서우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소은을 말린다.
“하여간 한 번만 더 커피 심부름 시키기만 해봐요.”
소은이 병환을 노려본다.
“어이구 무서워라.”
병환이 능글맞은 표정을 짓는다.
“소은 씨가 참아요.”
“서우 씨도 봤잖아요.”
소은이 분한 표정을 짓는다.
“나 박 대리님이 그렇게 변할 줄 몰랐어.”
“사람이 다 그렇지 뭐.”
서우가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저녁에 맛있는 거 살 테니까 화 풀어요.”
“정말요?”
“그래요.”
서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소은이 애써 표정을 푼다.
“서우 씨가 그러니까, 뭐.”
“킥.”
서우가 웃음을 터뜨린다.
“뭐가 그렇게 웃겨요?’
“아니에요.”
서우가 미소를 짓는다.
“나 정말 이거 해야 해?”
“응.”
병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래야 소은 씨가 더 감동 먹을 거라고?”
“당연하지.”
서우가 게임머니 영수증을 병환에 손에 쥐어주면서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다.
“내가 또 누구에게 부탁해?”
“휴.”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러다가 나 미움 받는 거 아니야?”
“내일은 2만원.”
“쳇.”
“해주는 거다.”
그렇게 두 남자의 모종의 거래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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