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스물두 번째 이야기 -
“하아.”
선재와 통화를 하고 나니 더 막막해지는 주연이다. 그래 한 번인데, 겨우 한 번이다. 아주 잠시 잠시의 일탈이었다.
“으유.”
하지만 선재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주연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냥 성기와 입을 맞췄을 때는 이렇게 커다란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재에게 거짓말까지 하고 나자 정말 자신이 커다란 죄를 지은 것 같았다.
“
주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 버리는 주연이다.
“누나, 일어나!”
“으음.”
주연이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빨리 일어나. 엄마가 밥 먹으래.”
“그래.”
주연이 머리를 긁적이며 무성의하게 대꾸한다.
“하암.”
거울을 통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순간 낯설게 느껴지는 주연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더 이상 통통하지도 않았다. 더 이상 부족해 보이기만 하는 외모는 아니었다. 선재라는 남자가 자신을 이렇게 바꿔 놓았다.
“
그래, 단 하루의 꿈이었다. 단 하루.
주연이 다시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다.
“흐음.”
선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마치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한 어제 주연과 누구인지 모를 남자의 키스, 선재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을 지웠다.
“그, 그래 아무 일도 아닐 거야. 눈에, 그래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걸 불어주느라 그런 걸 거야. 그, 그래.”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무슨 일이 있을 리가 없는 거잖아.”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주연의 번호를 눌렀다.
‘Rrrrr Rrrrr’
주연이 조심스럽게 휴대전화를 들어서 액정을 확인한다. 선재다.
“후우.”
주연이 깊은 심호흡을 하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아직 학교 안 갔죠?”
“네.”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내가 데리러 갈게요.”
“네?”
“그러고 싶어서 그래요.”
“알았어요.”
주연이 조심스럽게 대꾸한다.
“그럼 기다려요.”
“네.”
선재가 전화를 끊었다.
“하아.”
그래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너 밥 안 먹니?”
“네.”
화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주연을 바라본다.
“너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은, 제가 무슨 일 있을 거 있어요.”
주연이 애써 미소를 짓는다.
“그냥 개학을 하니까 조금 바빠서 그렇죠.”
“그래?”
화영이 고개를 갸웃한다.
“아무 일도 없는 거면 다행이고.”
“네.”
‘Rrrrr Rrrrr’
그 순간 휴대전화가 울린다. 주연이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저예요.”
“아, 선재 씨.”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지금 다 왔어요. 집 앞에서 봐요.”
“네. 금방 나갈게요.”
주연이 전화를 끊는다.
“선재 군이니?”
“네.”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녀올게요.”
“그래.”
주연이 나가는 모습을 보며 화영이 고개를 갸웃한다.
“왜 이렇게 기분이 찜찜하지?”
화영이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후우.”
선재가 한숨을 내쉬며 괜히 발장난을 친다.
“선재 씨.”
“아 주연 씨.”
선재가 애써 미소를 짓는다. 어젯밤 본 것을 애써 지워버리는 선재다.
“좋은 아침이에요.”
“네.”
소은이 싱긋 웃으며 서우를 맞는다.
“밤에 잠 잘 잤어요?”
“네.”
서우가 싱글싱글 웃으며 의자에 거꾸로 앉는다.
“어젯밤에 되게 좋은 꿈 꿨는데.”
“무슨 꿈이요?”
소은이 싱긋 웃으며 서우를 바라본다.
“소은 씨 꿈.”
“에? 거짓말.”
“어라? 거짓말 아니에요.”
서우가 씩 웃는다.
“그래서 어젯밤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아요?”
“정말이요?”
“네.”
서우가 서글서글하게 웃는다.
“소은 씨 같이 아름다운 붐이 꿈 속에서 나타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요. 정말 최고였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영광이에요.”
“킥.”
“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해.”
두 사람이 그렇게 다정스러운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치가 하나도 없는 병환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아, 바, 박대리님.”
“병환아.”
병환이 씩 웃는다.
“그런데 어제 두 사람 어디를 간 거야?”
“어?”
서우가 움찔한다.
“가기는.”
“둘이 같이 퇴근한 거 맞지?”
병환이 무언가 슬퍼보이는 미소를 짓는다.
“가, 같이 퇴근하기는.”
“그럼요.”
소은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왜?”
병환이 갑자기 울먹거린다.
“어제 왜 두 사람 다 없었던 거야?”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니요.”
소은이 손을 젓는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서우가 병환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무슨 일이 있기는.”
병환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냥 열심히 일하다가 두 사람이 없어서 두 사람 몫까지 독박쓰고 혼자서 야근 한 거 밖에 없어.”
병환이 울상을 짓는다.
“아.”
소은이 입을 가리고 서우를 바라본다.
“우, 우리 커피 좀 뽑아 올게.”
“나는 밀크.”
“그래.”
소은과 서우가 황급히 사무실을 빠져 나온다.
“말 해줘야 하나?”
“소문 나면 어떡해?”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그래도 병환이에게 미안하잖아.”
서우가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흐음.”
소은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래도 알아야 덜 억울할 거 아니에요.”
서우가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가?”
소은이 고개를 갸웃하자 서우가 고개를 끄덕이다.
“그래도 우리 때문에 늘 고생을 하는데.”
“그런가?”
“그래요.”
“점심?”
병환이 싱긋 웃는다.
“뭐 사줄 거야?”
“나와보시면 알잖아요.”
소은이 싱긋 웃는다.
“우와.”
병환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먹어도 돼?”
“그럼요.”
소은이 싱긋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이런 거 왜 사주는 거야?”
“그게.”
서우가 살짝 머뭇거린다.
“비밀 지켜줄 수 있어?”
“비밀?”
소은과 서우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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