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두 번째 이야기 -
“아 선재 군.”
화영이 아차 싶다. 주연에게 전화를 건다는 것이 실수로 선재에게 전화를 걸고야 말았다.
“미안해요.”
“네?”
“주연이에게 전화를 건다는 거 잘못 걸었네.”
“아,”
화영은 순간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수업 있어요?”
“네?”
“지금 수업 있냐고요?”
바로 수업에 들어가야 했지만 분명히 화영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렸다. 선재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수업 없어요.”
“야.”
준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선재가 입에 검지를 가져 간다.
“아무 일도 없어요.”
“그래요?”
화영이 다행이라는 미소를 짓는다.
“지금 대연이가 다쳤어요.”
“대연이가요?”
“네.”
진심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흐르자 화영은 자신의 마음에 알 수 없는 따뜻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자전거를 타다가 트럭이랑 부딪혔어요.”
“저런.”
“그래서 좀 와줄 수 있는 지.”
“당연히 가야죠.”
“아, 선재 군.”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하는 선재에 화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거기가 어디에요?”
“여기가 어디냐면요.”
“알겠습니다.”
선재가 다부진 표정을 짓는다.
“금방 갈게요. 네.”
선재가 전화를 끊자, 준오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 지금 어디 가게?”
“주연 씨 동생에게.”
“뭐?”
준오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네가 거기를 왜 가?”
“왜 가긴?”
선재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주연 씨 어머니가 부르셨잖아.”
“지금 주연 씨 마음도 모르는 거잖아.”
“
선재가 미간을 찌푸린다.
“이런 건 주연 씨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당연히 아는 사람이 병원에 입원을 한 거니까 가는 거야. 그 정도 예의 정도는 아무리 헤어진 연인이던지, 위기의 연인이던지 다 지켜야 하는 거야.”
“나 참.”
준오가 고개를 젓는다.
“난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우린 달라진 거 없어.”
“정말로 없는 거야?”
“어?”
선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준오를 바라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정말로 아무 일도 없는 거냐고?”
“아마도.”
선재가 슬픈 미소를 짓는다.
“아마도 아무 일 없을 거야.”
“하아.”
준오가 한숨을 내쉰다.
“너는 어떨 때 보면 나를 친구로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해.”
“당연히 너를 친구로 생각을 하고 있지.”
“어떨 때보면 아닌 거 같아.”
준오가 슬픈 표정을 짓는다.
“어떨때는 그냥 남보다도 못한 거 같아.”
“준오야.”
“됐어.”
준오가 선재를 바라본다.
“어서 가기나 해.”
“나중에, 다 말해줄게.”
“후우.”
선재가 한숨을 내쉬고 달려나갔다.
“맛있네?”
“그렇지?”
성기가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나랑 나오기 잘 했지?”
“하여간.”
주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Rrrrr Rrrrr’
그 순간 전화가 울리고 주연이 액정을 확인한다. 혜지다.
“잠시만.”
주연이 전화기를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여보세요?”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주연의 전화기를 타고 혜지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왜 갑자기 소리는 지르고 그래?”
“너 선재 씨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
“선재 씨 앞에서 성기랑 같이 갔다며?”
순간 선재의 생각이 나는 주연이다.
“서, 선재 씨랑 같이 있어.”
“아니.”
혜지의 단호한 대답에 주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도대체
“나 지금 성기랑 밥 먹는 중이니까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
주연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하아.”
주연이 한숨을 한 번 내쉬고 화장실을 나선다.
“무슨 전화야?”
“저기 성기야.”
주연이 성기를 본다.
“나 너에게 할 말 있어.”
“할 말?”
성기가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할 말?”
“나 사실은. 남자 친구 있어.”
“어?”
성기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미안, 처음부터 네게 말을 했어야 했는데, 다시는 안 볼 거라고 생각하고 한 말이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성기가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문다.
“그래?”
“미안해.”
주연이 고개를 숙인다.
“나 정말 이렇게까지 네가 나올 줄은 몰랐어. 그냥, 그냥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럴 줄 알았는데.”
“그렇구나.”
성기가 미소를 짓는다.
“뭐, 괜찮아.”
“어?”
입 안에 스테이크를 넣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는 성기 때문에 살짝 놀란 주연이다.
“괘, 괜찮다니?”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
“어?”
주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 그게.”
“너 내가 널 쉽게 포기할 거 같았어?”
성기가 씩 웃는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너 사람 잘못 본 거야.”
“나 남자 친구 있어.”
“들었어.”
성기가 싱긋 웃는다.
“하지만, 너에게 말한 것 처럼 나 네가 좋아.”
“성기야.”
주연이 성기를 바라본다.
“사람 마음이 쉽게 변하는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성기가 씩 웃는다.
“내 마음도 쉽게 변하지 않아.”
“어?”
“아까 내가 말했지.”
성기가 스테이크를 한 조각 더 입에 넣는다.
“나 너에게 고등학교 시절처럼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사귀자고 한 거 아니야. 진짜 진지하게 사귀자고 고백을 한 거였다고, 그러니까 기다릴래.”
“기다려도 소용 없어.”
“아니.”
성기가 고개를 젓는다.
“다른 사람에게 나 남자 친구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할 그런 남자 친구 네가 오래 사귈 리가 없는 거잖아?”
“무, 무슨?”
“그냥.”
성기가 주연을 바라본다.
“농담이야.”
주연이 굳어있자 성기가 웃음을 터뜨린다.
“예나 지금이나 너 순진한 건.”
“노, 농담이야?”
“그래.”
성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뭐, 남자 친구가 있다면 이렇게 불러내는 건 안 되곘네.”
성기가 서운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종종 밥 정도는 먹어줄 거지?”
“응.”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거면 돼.”
성기가 미소를 짓는다.
“그냥 일단은.”
“일단은?”
“아니야.”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자 성기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스테이크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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