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9. 24. 23:21

 

 

 

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두 번째 이야기 -

 

 

 

아 선재 군.

 

화영이 아차 싶다. 주연에게 전화를 건다는 것이 실수로 선재에게 전화를 걸고야 말았다.

 

미안해요.

 

?

 

주연이에게 전화를 건다는 거 잘못 걸었네.

 

,

 

화영은 순간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수업 있어요?

 

?

 

 

 

지금 수업 있냐고요?

 

바로 수업에 들어가야 했지만 분명히 화영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렸다. 선재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수업 없어요.

 

.

 

준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선재가 입에 검지를 가져 간다.

 

아무 일도 없어요.

 

 

 

그래요?

 

화영이 다행이라는 미소를 짓는다.

 

지금 대연이가 다쳤어요.

 

대연이가요?

 

.

 

진심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흐르자 화영은 자신의 마음에 알 수 없는 따뜻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자전거를 타다가 트럭이랑 부딪혔어요.

 

저런.

 

그래서 좀 와줄 수 있는 지.

 

당연히 가야죠.

 

, 선재 군.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하는 선재에 화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거기가 어디에요?

 

여기가 어디냐면요.

 

 

 

알겠습니다.

 

선재가 다부진 표정을 짓는다.

 

금방 갈게요. .

 

선재가 전화를 끊자, 준오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 지금 어디 가게?

 

주연 씨 동생에게.

 

?

 

준오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네가 거기를 왜 가?

 

왜 가긴?

 

선재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주연 씨 어머니가 부르셨잖아.

 

지금 주연 씨 마음도 모르는 거잖아.

 

권준오.

 

선재가 미간을 찌푸린다.

 

이런 건 주연 씨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당연히 아는 사람이 병원에 입원을 한 거니까 가는 거야. 그 정도 예의 정도는 아무리 헤어진 연인이던지, 위기의 연인이던지 다 지켜야 하는 거야.

 

나 참.

 

준오가 고개를 젓는다.

 

난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우린 달라진 거 없어.

 

정말로 없는 거야?

 

?

 

선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준오를 바라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정말로 아무 일도 없는 거냐고?

 

아마도.

 

선재가 슬픈 미소를 짓는다.

 

아마도 아무 일 없을 거야.

 

하아.

 

준오가 한숨을 내쉰다.

 

너는 어떨 때 보면 나를 친구로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해.

 

당연히 너를 친구로 생각을 하고 있지.

 

어떨 때보면 아닌 거 같아.

 

준오가 슬픈 표정을 짓는다.

 

어떨때는 그냥 남보다도 못한 거 같아.

 

준오야.

 

됐어.

 

준오가 선재를 바라본다.

 

어서 가기나 해.

 

나중에, 다 말해줄게.

 

후우.

 

선재가 한숨을 내쉬고 달려나갔다.

 

 

 

맛있네?

 

그렇지?

 

성기가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나랑 나오기 잘 했지?

 

하여간.

 

주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Rrrrr Rrrrr

 

그 순간 전화가 울리고 주연이 액정을 확인한다. 혜지다.

 

잠시만.

 

주연이 전화기를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여보세요?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주연의 전화기를 타고 혜지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왜 갑자기 소리는 지르고 그래?

 

너 선재 씨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

 

선재 씨 앞에서 성기랑 같이 갔다며?

 

순간 선재의 생각이 나는 주연이다.

 

, 선재 씨랑 같이 있어.

 

아니.

 

혜지의 단호한 대답에 주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도대체 원주연은 어디 있는 거야?

 

나 지금 성기랑 밥 먹는 중이니까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원주연!

 

주연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하아.

 

주연이 한숨을 한 번 내쉬고 화장실을 나선다.

 

 

 

무슨 전화야?

 

저기 성기야.

 

주연이 성기를 본다.

 

나 너에게 할 말 있어.

 

할 말?

 

성기가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할 말?

 

나 사실은. 남자 친구 있어.

 

?

 

성기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미안, 처음부터 네게 말을 했어야 했는데, 다시는 안 볼 거라고 생각하고 한 말이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성기가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문다.

 

그래?

 

미안해.

 

주연이 고개를 숙인다.

 

나 정말 이렇게까지 네가 나올 줄은 몰랐어. 그냥, 그냥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럴 줄 알았는데.

 

그렇구나.

 

성기가 미소를 짓는다.

 

, 괜찮아.

 

?

 

입 안에 스테이크를 넣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는 성기 때문에 살짝 놀란 주연이다.

 

, 괜찮다니?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

 

?

 

주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 그게.

 

너 내가 널 쉽게 포기할 거 같았어?

 

성기가 씩 웃는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너 사람 잘못 본 거야.

 

나 남자 친구 있어.

 

들었어.

 

성기가 싱긋 웃는다.

 

하지만, 너에게 말한 것 처럼 나 네가 좋아.

 

성기야.

 

주연이 성기를 바라본다.

 

사람 마음이 쉽게 변하는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성기가 씩 웃는다.

 

내 마음도 쉽게 변하지 않아.

 

?

 

아까 내가 말했지.

 

성기가 스테이크를 한 조각 더 입에 넣는다.

 

나 너에게 고등학교 시절처럼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사귀자고 한 거 아니야. 진짜 진지하게 사귀자고 고백을 한 거였다고, 그러니까 기다릴래.

 

기다려도 소용 없어.

 

아니.

 

성기가 고개를 젓는다.

 

다른 사람에게 나 남자 친구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할 그런 남자 친구 네가 오래 사귈 리가 없는 거잖아?

 

, 무슨?

 

그냥.

 

성기가 주연을 바라본다.

 

농담이야.

 

주연이 굳어있자 성기가 웃음을 터뜨린다.

 

예나 지금이나 너 순진한 건.

 

, 농담이야?

 

그래.

 

성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 남자 친구가 있다면 이렇게 불러내는 건 안 되곘네.

 

성기가 서운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종종 밥 정도는 먹어줄 거지?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거면 돼.

 

성기가 미소를 짓는다.

 

그냥 일단은.

 

일단은?

 

아니야.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자 성기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스테이크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