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세 번째 이야기 -
“그럼 아까도 남자 친구와 있던 거야?”
“어.”
“이런.”
성기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남자 친구랑 싸우고 그러는 거 아니야?”
“내 남자 친구 그럴 사람 아니야.”
“그래?”
성기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그럼 다행이고.”
“오늘 점심 정말 잘 먹었어.”
“맛있게 먹었다니 다행이네.”
성기가 싱긋 웃는다.
“괜히 미안하다.”
“아니야.”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내가 처음부터 솔직하지 못해서 그랬는 걸.”
“킥.”
성기가 미소를 짓는다.
“알았어.”
“그럼 나 가볼게.”
주연이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성기도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가 데려다 줄게.”
“됐어.”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여기까지 데려와 줬고, 밥도 네가 사줬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하지만.”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나 갈게.”
“그, 그래.”
주연이 가게를 빠져 나간다.
“골키퍼가 있었다.”
성기가 싱긋 웃는다.
“하긴 그래야 게임이 더 재미있는 법이지.”
성기의 눈이 반짝였다.
“휴우.”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쉬운 일을 그 동안 짧은 시간이나마 하지 못했던 자신이 너무 바보 같다.
“진작 성기에게 솔직하게 말을 할 걸.”
성기에게 사실을 말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이 편해진 주연이다.
“그나저나 선재 씨는 어쩌지?”
주연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선재에게 상처를 준 것만큼은 사실일 것이었다. 어떻게든 선재의 기분을 풀어주어야 하는데.
“하아.”
‘Rrrrr Rrrrr’
그렇게 고민에 빠져 있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주연아.”
“엄마?”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이 시간에 화영이 어쩐 일인지.
“왜 전화 하셨어요?”
“오늘 수업 남아 있니?”
“네?”
“오늘 수업 남아 있냐고?”
“아니요. 수업 없어요.”
“그래?”
화영의 목소리에 다행이라는 느낌이 나자 주연은 살짝 불안해졌다.
“무슨 일인데요?”
“지금 병원으로 좀 와.”
“병원이요?”
주연의 눈이 커다래진다.
“가, 갑자기 병원은 왜요?”
“대연이가 사고가 좀 났어.”
“대연이가요!”
주연은 얼굴이 굳었다.
“대, 대연이가 무슨 사고가 나요?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무슨 사고가 나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랑 부딪쳐서 사고가 났대.”
“네?”
주연의 얼굴이 빠르게 창백해져갔다.
“대연이는요?”
“다행히 괜찮아.”
주연이 미심쩍은 표정을 짓는다.
“언제 사고 난 건데요?”
“아침에.”
“아침에요?”
주연이 자신의 손목 시계를 들여다 본다. 어느새 시간은
“왜 전화 안 하셨어요?”
“너 수업중일까봐. 대연이 큰 사고도 아니라고 의사 선생님께서도 말씀을 하시고 말이야.”
“그래도 엄마, 빨리 말씀을 해주셨어야 했을 거 아니에요. 그래도, 그래도 대연이 동생인데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렇게 연락을 하는 거 아니니. 사실 엄마다 너무나도 당황에서 너에게 전화할 생각을 못 하고 있었어.”
대연의 사고 소식을 듣고 허둥지둥 댔을 화영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자 주연은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지금 바로 갈게요. 거기 병원 이름이 뭐예요?”
“여기 병원이름이 뭐냐면.”
“그래.”
화영이 힘없이 전화를 끊는다.
“하아.”
“어머니.”
그렇게 힘들게 통화를 끝냈는데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선재 군.”
돌아보니 선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화영을 바라보고 있다.
“대연이는요?”
“뛰어 온 거야?”
“네.”
선재가 숨을 진정시킨다.
“대연이가 다쳤다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사고가 난 건데요? 무슨 사고가 난 건데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랑 부딪쳤다.”
화영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인다.
“그렇게 조심하라고 일렀는데, 그 자전거 늘 끌고 다니더니.”
“지금 대연이는요?”
“병실에 누워 있어.”
“면회 가능해요?”
“의식이 왔다갔다 해.”
“지금 몇 호실이에요?”
“으.”
대연이 조심스럽게 병실 문을 연다. 다행히 복도에는 아무도 없다.
“후우.”
대연은 조심스럽게 휴게실로 몸을 숨겼다.
“대연이.”
“?”
화영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비틀 거리자 선재가 황급히 화영을 붙잡는다.
“어머니.”
“대연이가 없어.”
“네?”
선재가 황급히 병실을 들여다 보았다.
“어디 갔나 봐요.”
“의식이 없었는데.”
“차렸겠죠.”
선재가 화영을 대연의 침대에 앉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아.”
화영이 숨을 몰아쉰다.
“어머니는 여기 계세요. 제가 대연이 찾아 보고 올게요.”
“하지만.”
“아니에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래.”
선재가 황급히 병실을 뛰어 나간다.
“그나저나 지연이 병실을 어떻게 알지?”
일단 나오는 거는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는 생각하지 않은 대연이었다.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게 아차 싶었다.
“어쩌지?”
대연이 아래 입술을 꼭 깨무는 순간.
“
“아, 형.”
선재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대연을 본다.
“여기는 왜 온 거야?”
“네?”
“어머니 걱정하시잖아.”
“아.”
그제야 화영의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대연이다. 무조건 지연이 보고 싶어서 나온 게 실수였던 걸까?
“왜 나온 거야?”
대연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형.”
“대연아.”
선재가 황급히 대연의 손을 잡는다.
“무슨 일 있는 거야?”
“지연이가 다쳤어요.”
“지연이?”
“제 여자 친구요.”
대연이 애써 눈물을 참는다.
“제가 자전거를 태워줬거든요. 그런데, 그런데 제가 잘못해서.”
“아니야.”
선재의 따뜻한 목소리에 대연은 더욱 울음일 터져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병실 가려고 한 거야?”
“네.”
대연이 겨우겨우 울음을 참아내며 말한다.
“그러면 더 울면 안 되지.”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대연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면 지연이 병실은 알아?”
대연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이런.”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일단 어머니께 허락을 맡을까?”
“네?”
대연의 표정이 굳어지자 선재가 믿음이 가도록 손을 꽉 쥔다.
“내가 꼭 보러 갈 수 있게 해줄게. 가자.”
“네.”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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