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
“우리 딱 일주일만 서로에게 시간을 주는 게 어때요?”
“일주일이요?”
“네.”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서로가 없어도 살 수 있는지, 말이에요.”
주연이 선재를 바라본다.
“선재 씨.”
“나 억지로 주연 씨에게 사랑을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다만, 딱 한 번만 나에게 기회를 줘요.”
선재의 눈빛이 애절하다.
“나도, 나도 그럴 권리는 있잖아요.”
“네.”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딱 일주일만 시간을 주세요.”
주연이 선재를 바라본다.
“그러면 나도 내 마음 정리할 테니까요.”
“그래요.”
선재가 따뜻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나는 가볼게요.”
“네?”
주연이 선재를 본다.
“하지만.”
“아니요.”
선재가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대연이에게는 제가 제 나름대로 작별 인사를 할게요.”
“!”
“그냥, 갈게요.”
“알았어요.”
선재가 다시 그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주연을 바라본다.
“주연 씨.”
“네.”
“나 기다릴게요.”
주연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다.
“나 정말 갈게요.”
“네.”
선재가 천천히 멀어진다.
“선재 형은?”
“갔어.”
주연은 자신의 목소리 같지 않은 목소리로 대연의 물음에 대답했다.
“무슨 일 있지?”
“어?”
주연이 대연을 바라본다.
“무슨 말이야?”
“나를 속이려고?”
대연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아까 그래서 누나 놀란 거잖아.”
“하아.”
역시 눈치 100단 대연은 속일 수가 없었다.
“조금. 아주 조금.”
“후우.”
대연이 쓸쓸한 표정으로 주연을 바라본다.
“둘 다 후회 하지 마.”
“어?”
주연이 대연을 바라보자 대연은 이미 눈을 감고 있다.
“엄마는 정연이 데리고 밥 먹으러 갔어.”
주연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대연이 먼저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나는 잘 거야.”
“대연아.”
“누나.”
주연이 대연을 바라본다.
“나는 누나를 믿어.”
“!”
주연의 눈이 흔들린다.
“무슨 일인지 전혀 알 수는 없지만, 누나는 아닐 거야.”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고마워.”
“아까 화내서 미안해.”
“아니야.”
주연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그럼 편히 쉬어.”
“나갈 때 불 좀 꺼주고 가.”
“그래.”
‘탁’
주연이 방을 나간다.
“하아.”
대연이 눈을 뜨고 창 밖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대연이 슬픈 미소를 짓는다.
“지연아.”
아직도 지연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그러니까 눈을 떠.”
대연은 눈을 꼭 감았다. 대연의 눈에서 별이 내렸다. 한 줄기 뜨거운 별이.
“엄마.”
“뭐 좀 먹을래?”
“아니.”
주연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엄마 지연이 아버님께 뭐 먹을 거 좀 사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후우.”
화영이 머리를 쓸어 올린다.
“정말 태경 오빠에게 미안해서.”
“응?”
주연이 화영을 바라본다.
“엄마 그 아저씨 아는 사람이야?”
“응, 어릴 적 한 동네 살던 오빠야.”
“우와.”
주연의 눈이 커다래진다.
“로맨스?”
“얘는.”
화영이 태경을 가볍게 흘겨 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농담이지.”
주연이 정연의 턱을 닦아 준다.
“정연아 좀 흘리지 말고 먹어.”
“응.”
정연이 열심히 밥을 퍼 먹는다. 지금 정연에게 대연의 사고가 어떤 의미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나 화영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느낌과는 다르다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그런 정연의 모습을 보니 힘이 났다.
“내가 정연이 봐주고 있을 게요.”
“그래.”
화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엄마가 아저씨 이리로 모시고 올게.”
“네.”
“오빠.”
“아, 화영아.”
태경이 화영을 바라본다.
“뭐 좀 먹어야죠?”
“생각이 없어.”
태경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오빠.”
“나는 괜찮아.”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대연이는 의식이 있어서 다행이야.”
“미안해요.”
“아니야.”
태경이 지연을 바라본다. 무슨 좋은 꿈을 꾸는 것일까?
“오빠, 오빠가 지연이 지켜야 하는 거잖아요.”
태경이 화영을 올려다본다.
“가서 밥 먹어요.”
“후우. 정말.”
태경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어릴 적부터 네 고집은 정말 이길 수 없었어.”
“어머? 오빠 제 고집 이기려고 했어요?”
화영이 싱긋 웃는다.
“오빠가 제 고집 어떻게 이기시려고요?”
“그러니까.”
태경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자.”
“그래요.”
“준오야.”
“네가 어쩐 일이야?”
자신의 방에 찾아온 선재를 보고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우리 술 먹자.”
“술?”
“그래.”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술 먹어야 겠다.”
“선재야.”
“그냥.”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후우.”
준오가 한숨을 내쉰다.
“그래 들어와.”
“고맙다.”
선재가 준오의 방으로 들어간다.
“일주일 시간을 줬어.”
“무슨 시간?”
“선택의 시간.”
선재가 소주를 비운다.
“무슨 선택?”
준오가 날카롭게 되묻지만 선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
“술이나 먹자.”
선재가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른다.
“나는 연애라는 건 행복한 줄만 알았다.”
“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거 같지만은 않더라고.”
선재가 술잔을 비운다.
“멍청한 자식.”
준오가 선재의 잔에 술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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