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네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9. 29. 14:04

 

 

 

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네 번째 이야기 -

 

 

 

어머니.

 

대연아!

 

화영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 있었어?

 

휴게실에 있더라고요.

 

잔뜩 움츠러든 대연 대신 선재가 황급히 나서서 말을 한다.

 

휴게실에는 왜?

 

걱정이 되었던 나머지 화영이 화를 내면서 되묻자 대연이 선재의 뒤로 숨는다.

 

여기 여자 친구와 함께 입원했어요?

 

?

 

화영이 선재를 본다.

 

.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대연이가 그 여자 친구가 걱정이 되었대요.

 

지금 지가 누구를 걱정할 처지야.

 

그래도 안심이 된 듯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애초에 그런 일이었으면 나에게 말을 하고 갔으면 된 거잖아.

 

너무 화내지 마세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자기 때문이라고 걱정 많이 했는데.

 

후우.

 

화영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자.

 

?

 

대연이 화영을 바라본다. 크게 혼이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화영의 훈계가 그리 길지 않다.

 

엄마 나 안 혼내요?

 

일단 보고 나서 혼내도 늦지 않아.

 

화영이 대연의 얼굴을 본다.

 

그리고 나도 지연이가 걱정이 돼서 못 있겠다.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가자.

 

대연이 선재를 보자, 선재가 고개를 끄덕여준다.

 

 

 

우와 그런데 부러운 걸?

 

?

 

대연이 선재를 본다.

 

뭐가 부러워요?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애인이 있다니 말이야. 나는 대연이 나이였을 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요즘 애들이 얼마나 성숙한데요.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 성숙해.

 

그나저나 선재 군.

 

?

 

선재가 화영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세요?

 

한국말이 조금 서투른 거 같은데?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저 어릴 적에는 캐나다에서 자랐거든요.

 

캐나다?

 

우와.

 

대연이 여태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선재를 바라본다.

 

?

 

신기해서요.

 

대연의 말에 선재가 코 아래를 비빈다.

 

뭐가 신기해?

 

외국인이잖아요.

 

대연의 너무나도 천진난만한 말에 화영과 선재는 모두 할 말을 잃었다.

 

, 그래 외국인.

 

선재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화영을 바라보자 화영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그래 맞네. 외국인.

 

하핫.

 

 

 

아저씨.

 

멀리 태경이 보이자 대연이 움찔한다.

 

대연 군.

 

선재가 대연의 어깨를 힘입게 잡는다. 대연은 그 손에서 알 수 없는 힘을 얻고 태경을 바라본다.

 

죄송해요.

 

아니야.

 

태경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그 아이 늘 혼자였는데 대연 군이 함께였지 않는 가?

 

하지만.

 

아니.

 

태경이 대연의 말을 막는다.

 

너무 고마워.

 

태경이 대연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대연 군 아니었으면, 우리 아이 저렇게까지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거야.

 

 

 

.

 

대연에게서 사고에 대해서 자세하게 들은 선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많이 놀랐겠다.

 

조금은요.

 

대연이 고개를 숙인다.

 

그래서 지연이가 죽는다면, 전 견딜 수 없을 거예요.

 

이런.

 

선재가 대연을 꼭 안아준다. 지금 화영은 주연을 맞으러 병원 밖으로 나갔다.

 

너무 마음 쓰지마.

 

하지만, 하지만.

 

대연의 몸이 가늘게 떨린다.

 

내가, 내 자전거에 타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아니야.

 

180이 넘는 대연이 지금은 조그만 어린 아이일 뿐이었다. 아무리 키가 크다고 하더라도 대연은 아직 14살짜리 어린 아이였다.

 

네 탓이 아니야. 대연아.

 

흐읍.

 

 

 

엄마!

 

주연아.

 

주연이 창백해진 얼굴을 하고는 택시에서 내렸다.

 

무슨 일이에요.

 

일단 대연이 보러 가자.

 

.

 

 

 

주연은 화영을 따라서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대연아.

 

그리고 대연의 병실에 들어가려던 주연이 멈칫한다. 선재가 와있다.

 

선재 씨.

 

내가 불렀다.

 

선재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화영이 답해준다.

 

주연 씨 많이 늦었네요.

 

, .

 

주연이 침대 옆의 의자에 앉는다.

 

어떻게 된 거야?

 

자전거 타다가 차이 치였어요.

 

이런 바보.

 

주연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러니까 자전거 타지 말라고 했잖아. 위험한 거.

 

그만해요. 주연 씨.

 

선재가 황급히 주연을 말린다.

 

지금 그 누구보다 상처 받은 건 대연이에요.

 

하여간.

 

주연이 고개를 숙인다.

 

왜 그렇게 매일 속만 썩이는 지, 엄마가 믿는 게 너 뿐인데,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야?

 

내가 일부러 그랬어?

 

대연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내가 일부러 그랬냐고!

 

!

 

주연이 대연을 노려본다.

 

너 지금 누나한테 소리 치는 거야?

 

그래.

 

대연이 지지 않고 주연을 바라본다.

 

지금 누나가 잘 했다고 그러는 거야?

 

?

 

주연은 순간 할 말이 없다.

 

내가 뭘 못했는데.

 

누나보다 선재 형이 먼저 왔어.

 

순간 주연은 할 말이 없어진다.

 

누나는 그렇다고.

 

 

 

왜 온 거예요?

 

?

 

선재가 주연을 바라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안 와도 되는데.

 

주연이 말 끝을 흐린다.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요?

 

다 알고 있잖아요.

 

주연이 자신의 발끝을 바라본다.

 

나 나쁜 여자인거.

 

아니에요.

 

선재가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주연 씨 그렇게 하도록 한 내가 바보죠.

 

하아.

 

주연이 천장을 바라본다.

 

나 정말 미안한 말인 건 아는데요.

 

?

 

선재가 고개를 갸웃하며 주연을 바라본다.

 

정말 짧은 시간이잖아요?

 

.

 

그런데 흔들렸어요.

 

.

 

선재의 눈이 흔들린다.

 

주연 씨.

 

알아요.

 

주연이 고개를 다시 숙인다.

 

나 이러면 정말 나쁘다는 거.

 

후우.

 

선재가 주연을 바라본다.

 

그러면 말이에요.

 

선재가 주연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