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아니야.”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아닌 게 아닌데?”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아까 뛰어 나가고 나서 아무런 말도 없잖아.”
“그럴 일이 있어.”
대연이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대연아.”
“응?”
“누나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
“그래.”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고마워.”
“고맙긴.”
“오빠, 오늘 우리 저녁에 뭐 먹을까?”
“글쎄?”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너는 뭐 먹고 싶은데?”
“나는.”
‘Rrrrr Rrrrrr’
그 순간 전화가 울린다. 액정을 확인하니 주연이다.
“오빠 잠시만.”
혜지가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혜지야.”
주연의 목소리가 꽤나 기운이 없다.
“왜?”
“우리 잠시 볼 수 있어?”
“지금?”
혜지가 병환의 얼굴을 본다. 병환이 고개를 갸웃하며 혜지를 본다.
“무슨 일 있어?”
“그냥, 너에게 상담을 받고 싶어서.”
“아.”
혜지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병환도 대충 눈치를 챈다.
“잠시만.”
“응.”
혜지가 귀에서 전화기를 뗀다.
“오빠.”
“가.”
“어?”
“가라고.”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나랑은 밥 꽤나 많이 먹을 테니까, 지금은 주연 씨 걱정부터 해야지.”
“고마워.”
“고맙긴.”
혜지가 미소를 지어 보이고 다시 귀에 전화기를 가져 간다.
“어디로 갈까?”
“우리 늘 가던 곳.”
“알았어.”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거기서 보면 되는 거지?”
“응.”
“그러면 내가 지금 갈게. 한 30분 걸릴 거야.”
“알았어.”
“그 때 거기서 보자.”
“어.”
전화가 끊겼다.
“미안.”
“주연 씨, 남자 친구는 어떻게 된 거야?”
“몰라.”
혜지가 고개를 젓는다.
“나도 얘를 잘 모르겠어.”
“그래.”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괜히 오지랖으로 싸우지 말고.”
“내가 오빤가?”
“내가 아니니까.”
병환이 혜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알았지?”
“응.”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대신 내일 저녁 꼭 먹자.”
“그래.”
병환이 택시를 잡는다.
“가.”
“응, 전화할게.”
“그래.”
혜지가 택시를 타고 멀어진다.
“나는 저녁 뭐 먹지?”
병환이 노총각 냄새를 풍기며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주연아.”
“헤헤, 혜지야.”
“너 무슨 술을.”
혜지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이미 주연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는 수많은 소주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것도 전국에서 올라온 갖가지 술들이 모두 주연의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그냥.”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머리가 복잡해서.”
“나 참.”
혜지가 주연을 바라본다.
“아무리 머리가 복잡해도 그렇지, 이건 좀 심하잖아.”
“그런가?”
“그래.”
혜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주연의 앞에 앉는다.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긴.”
주연이 다시 술을 따른다.
“선재 씨 일 때문에 그러지.”
“너 왜 흔들리니?”
“어?”
“너 왜 흔들리는 거냐고.”
혜지가 주연을 바라본다.
“선재 씨가 부족하니?”
“아니.”
“선재 씨가 너를 사랑하지 않니?”
“아니.”
“선재 씨가 별로니?”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다 아니야.”
“그러면 왜?”
“그래서 미치겠어.”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나 선재 씨가 좋거든.”
“그런데?”
“성기도 좋아.”
“미치겠다.”
“나도.”
주연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러니까 네가 나쁜 년이야.”
“내가 왜?”
혜지가 주연을 바라본다.
“네가 나 동창회로 데리고 갔잖아.”
“어?”
“네가 거기 안 데리고 갔으면 성기 만날 일도 없었을 텐데.”
주연의 어깨가 들썩 거린다.
“그러니까 네가 나쁜 년이야.”
“
“그냥.”
혜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주연이 재빨리 말을 끊는다.
“오늘은 네가 나쁜 년 돼주라.”
주연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아니면 나 내가 너무 미워질 거 같아.”
“하아.”
혜지가 주연이 따라 놓은 소주를 들이킨다.
“돌겠다.”
“킥.”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네가 왜 돌아?”
“너 때문에.”
혜지가 다시 술을 따른다.
“너 어쩌면 그렇게 답답하니?”
“그러게.”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생각해도 그러네.”
“후우.”
헤지가 한숨을 내쉰다.
“너 정말 바보 같아.”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 바보야.”
“그래 너 바보야.”
주연이 술을 따르자 혜지가 술을 빼앗는다.
“그만 마셔.”
“왜?”
“너 이미 많이 마셨어.”
“오늘은 취할 거야.”
“너 이미 취했어.”
“더 많이.”
“어?”
“그냥 더 많이 취하고 싶어.”
주연의 미소가 쓸쓸해 보여서 혜지가 더 이상 말리지 못한다.
“이렇게라도 마시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
주연이 술을 들이킨다.
“안 그러면 미칠 거 같아.”
“
“그냥.”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머리가 아픈데 술에 취하면 괜찮을까?”
“너 정말 왜 그러니?”
“몰라.”
주연은 술을 들이키고 혜지는 계속 그런 주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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