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마흔 번째 이야기 -
“하아.”
선재가 한숨을 내쉰다. 안 그래도 큰 집이 더 크게 느껴지고 있었다.
“주연 씨.”
주연의 빈자리가 이렇게 컸나?”
“후우.”
선재는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대연아.”
“누나.”
대연이 코를 쥔다.
“술 마셨어?”
“조금.”
주연이 생글생글 웃는다.
“오늘 그럴 일이 있어서 아주 조금 마셨어.”
“저리 가. 냄새 나.”
“히히.”
대연이 밀어낼수록 주연이 더 대연에게 간다.
“가라니까.”
“우리 예쁜 동생.”
“으아.”
주연이 대연의 볼에 입을 맞춘다.
“아직 어려.”
“변녀.”
“킥.”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나 변녀다.”
“정말 무슨 일 있는 거야?”
“무슨 일은.”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래.”
“좋은 일?”
“응.”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그래.”
“아닌데?”
“킥.”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네가 어떻게 아냐?”
“응?”
“누나 말 그냥 들어.”
주연이 침대 옆에 의자에 무릎을 감싸 앉고 올라 앉는다.
“대연아 자야지.”
“그래.”
대연이 슬픈 눈의 주연을 바라본다.
“누나.”
“응?”
주연이 대연을 바라본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거든?”
대연이 자분자분히 말을 한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 하지는 마.”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가 있으니까.”
“응.”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고마워.”
“고맙긴.”
“킥.”
주연이 웃음을 짓는다.
“너 정말 좋은 동생이야.”
“누나도 정말로 좋은 누나야.”
“그래?”
“응.”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고맙다.”
“치.”
대연이 검지로 코 아래를 비빈다.
“누나 자.”
“그래.”
주연이 침대 밑에 있는 간병인 용 침대에 몸을 눕힌다.
“누나 잘게.”
“응.”
“오늘은 지연이에게 가지 마.”
“알았어.”
주연이 눈을 감는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주연 씨 말이야.”
“뭐가 어떻게 돼.”
혜지가 뒹굴 거리며 대꾸한다.
“그냥 지가 알아서 하겠지.”
“흐음.”
병환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흐른다.
“오늘 우리 돼지 저녁 못 먹어서 어떡해?”
“치, 돼지인데 저녁을 왜 먹어.”
“알았어, 예쁜이.”
“됐네요.”
“진짜인데.”
병환이 볼을 부풀리는 게 눈에 선하다.
“그나저나 선재 군도 힘들겠다.”
“응?”
“참 선해 보이는데.”
“그러니까.”
혜지가 말 끝을 흐린다.
“모르지 뭐.”
“그래도.”
병환도 말 끝을 흐린다.
“전화 끊자.”
“응.”
혜지는 전화를 끊고 천장을 바라본다.
“되게 어렵네.”
그리고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숙취에 시달리는 주연이다.
“그러게 술 좀 작작 마시지.”
대연의 구박이 머리 속에서 왕왕 울린다.
“
“치.”
대연이 걱정스러운 듯 주연을 바라본다.
“누나 이거 먹을래?”
“뭔데?”
“죽.”
대연의 식판에 죽이 놓여 있다.
“누나도 나 죽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
“그래도 아침이잖아.”
“괜찮아.”
“그럼 먹을게.”
“그래.”
주연이 억지로 죽을 먹는다.
“맛있다.”
주연이 대연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너 어떻게 학교는 왔다.”
“아주 죽겠다.”
주연이 책상에 널부러진다.
“너무 많이 마셨나봐.”
“너 많이 마셨어.”
“킥.”
주연이 눈을 감는다.
“끝나면 불러.”
“으유.”
“너 해장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순대 국 먹을까?”
“으이구.”
혜지가 주연을 살짝 노려본다.
“너는 무슨 여자애가.”
“왜?”
주연이 싱긋 웃는다.
“너도 잘 먹잖아.”
“그건 그래.”
혜지가 씩 웃는다.
“먹으러 가자.”
“콜!”
“여기 순대 국 둘이요!”
“네.”
주연이 기대가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맛있겠다.”
“하여간.”
혜지가 고개를 젓는다.
‘Rrrrr Rrrrrr’
그 순간 전화가 울리고 액정을 확인한 주연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누구야?”
“성기.”
“받아.”
“응.”
주연이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뭐해?”
“밥 먹으려고.”
“에?”
“응?”
“나랑 먹기로 했잖아.”
“아.”
주연이 아차 싶다.
“어쩌지?”
“어쩌긴?”
“응?”
“내가 갈게.”
“여기를?”
주연이 혜지를 본다.
“오라 그래.”
“여기가 어디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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