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한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7. 23:12

 

 

 

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한 번째 이야기 -

 

 

 

하여간 마녀, 마녀 원마녀.

 

대연이 볼을 부풀리지만 주연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동생이 여자 친구랑 있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프냐?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대연이 난감해 한다.

 

?

 

부럽다고.

 

주연의 눈이 슬프게 빛난다.

 

나는 이렇게 골 깨지게 연애를 하고 있는데 너희는 행복하기만 하잖아. 조금은, 아주 조금은 말이야. 너희가 질투가 나더라.

 

누나.

 

그렇다고 그런 표정은 짓지 마.

 

주연이 징그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너희보다 더 예쁜 사랑 할 자신 있거든.

 

.

 

대연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엄마는?

 

일이 있으시다고 잠시 나가셨어.

 

그래.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이 시간에는 왜?

 

화영아.

 

태경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

 

일단 뭘 좀 마시자.

 

, .

 

태경이 지갑을 들고 카운터로 간다.

 

 

 

오빠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시기에, 이리 비싼 카페에 오시자고 하셨어요? 그냥 병원에서 하셔도 될 것을.

 

아니야.

 

태경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돈을 떠 안고 죽는 것도 아니니 말이야.

 

오빠.

 

오늘 병원에 다녀왔다.

 

저도요.

 

아니.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내가 검사를 했어.

 

?

 

화영의 눈이 커다래진다.

 

, 무슨 검사요?

 

그냥 위가 좀 안 좋은 거 같아서 말이야.

 

태경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오늘 나왔어.

 

, 뭐래요?

 

후우.

 

태경이 깊은 한숨을 쉰다.

 

 

 

우리 뭐 재미있는 거 없을까?

 

?

 

병환이 혜지를 바라본다.

 

재미 있는 거라니?

 

아니.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우리 너무 똑 같은 것만 하는 거 같지 않아?

 

똑 같은 거?

 

.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매일 만나면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거나, 주말이면 영화 보고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기, 책 보고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기, 가끔씩 놀이공원 가고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기 밖에 안 하잖아.

 

흐음.

 

정말 혜지의 말을 들으니 너무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었다.

 

우리 돈도 장난 아니게 깨지고 말이야. 밥을 그렇게 비싼 곳에서만 사먹으니, 비싼데서 안 사먹어도 밖에서 사먹으면 돈이 장난이 아니잖아.

 

그렇지.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

 

혜지가 싱긋 웃는다.

 

우리 결혼하자.

 

, 결혼?

 

병환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 갑자기 결혼이라니 왜?

 

갑자기라니?

 

혜지가 싱긋 웃는다.

 

오빠.

 

?

 

사실은 나 어머님 만났어.

 

어머니를?

 

.

 

혜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토스투어는 맛있어.

 

그러니까.

 

혜지와 주연이 열심히 토스트를 먹고 있을 때.

 

Rrrrr Rrrrr

 

혜지야 너 전화 왔다.

 

.

 

혜지가 쟁반에 토스트를 내려놓고 재빨리 전화를 든다. 액정을 본 혜지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왜 그래?

 

주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혜지를 본다.

 

어머니.

 

혜지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네 어머니?

 

아니.

 

혜지가 고개를 젓는다.

 

병환 오빠.

 

병환이 오빠 어머니?

 

.

 

혜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빨리 받아.

 

.

 

혜지가 슬라이더를 연다.

 

여보세요?

 

혜지냐?

 

, 어머니.

 

오늘 시간 좀 있니?

 

오늘이요?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 시간 있습니다.

 

그래, 잘 되었구나. 내가 마침 서울에 갈 일이 있으니, 학교 근처로 가서 다시 전화 넣으마.

 

알겠습니다.

 

그래.

 

전화가 끊기고 혜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

 

얼굴 좀 보자고 하시는데?

 

왜 또?

 

글쎄?

 

혜지가 살짝 불안한 기색으로 주연을 본다.

 

또 너랑 병환 오빠 헤어지라고 말씀하시려고 오시는 거 아니야? 지난 번에도 그러셨잖아?"

 

그 떄 허락 받았어.

 

그래도.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어떻게 마음이 변했을 지도 모르잖아.

 

후우.

 

혜지가 한숨을 내쉰다.

 

모르겠다.

 

오빠한테 안 알려 줘?

 

?

 

혜지가 주연을 바라본다.

 

누구?

 

병환이 오빠.

 

됐어.

 

?

 

혜지가 고개를 젓자,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혜지를 바라본다.

 

그래도 자기 어머니를 만나는 건데, 그 정도는 알려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 오빠가 알아야 하는 일이면, 어머니도 분명 오빠에게까지 전화 했을 거야. 그러면 오빠가 먼저 전화를 할 거고, 어머니가 딱히 원하시지 않는 건데, 내가 먼저 하고 싶지는 않아.

 

얼씨구.

 

주연이 가볍게 혜지를 흘겨본다.

 

아주 잘 났어요.

 

내가 좀 그렇지?

 

?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할 거야?

 

?

 

주연이 빨대를 빼고 혜지를 바라본다.

 

뭘 어떻게 해?

 

이번 주말 아니야?

 

?

 

너 벌써 수요일이야.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너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주연은 아무런 말도 없다.

 

너 결정은 내린 거야?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 내리지 못했어.

 

원주연.

 

너무 어렵잖아.

 

주연이 중얼거리듯 말한다.

 

이런 거 너무 힘들잖아.

 

주연아.

 

알아 나 때문인 거.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그래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잖아.

 

미치겠다.

 

혜지가 주연의 손을 잡는다.

 

혜지야.

 

미치겠어, 너 때문에.

 

혜지가 주연의 손을 토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