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5. 22:46

 

 

 

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 번째 이야기 -

 

 

 

나 매일 당하는 거 같아.

 

?

 

혜지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당하다니?

 

그렇잖아.

 

병환이 혼자서 납득이 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 뭐가?

 

내가 내 입술 덮쳤잖아.

 

덮쳐?

 

혜지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오빠가 하자며.

 

내가 언제?

 

?

 

병환이 시치미를 때자 혜지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 아니 오빠가.

 

증거 있어?

 

?

 

갑작스러운 병환의 말에 혜지가 멈칫한다.

 

, 증거라니.

 

증거 없잖아?

 

병환이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

 

혜지가 싱긋 웃는다.

 

그러면 나도 증거 없잖아.

 

?

 

내가 오빠 덮쳤다는 증거 있어? 있냐고?

 

혜지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는다.

 

오빠도 똑 같은 상황인거거든요.

 

이 씨.

 

이 씨?

 

혜지가 눈을 치켜뜨자 병환이 움츠려 든다.

 

, 아니 욕을 한 게 아니고.

 

오빠, 자꾸 그럴 거야?

 

알았어.

 

병환이 바로 두 손을 모은다.

 

다시는 우리 예쁜 혜지에게 안 그럴게.

 

진짜지?

 

그럼.

 

병환이 새끼 손가락을 내민다.

 

이렇게 약속할게.

 

그래.

 

겨우 헤지가 표정을 풀면서 새끼 손가락을 건다.

 

 

 

선재 씨.

 

주연이 꽃 잎을 한 장 뗀다.

 

성기.

 

다른 꽃 잎을 한 장 뗀다.

 

선재 씨.

 

여섯 장의 꽃잎이 남아있다.

 

성기.

 

다섯 장의 꽃잎이 남았다.

 

선재 씨.

 

다섯 번째 꽃잎이 주연이 손에 의해서 떨어져 나가고 네 장만이 남아 있다.

 

성기.

 

이제 세 장.

 

선재 씨.

 

두 장.

 

성기.

 

그렇게 꽃잎을 떼려는 순간.

 

원주연!

 

?

 

주연이 화들짝 놀라서 꽃을 쓰레기통에 던진다.

 

, 엄마.

 

뭘 하고 있는데 그렇게 놀라?

 

아니에요.

 

화영이 고개를 갸웃하자 주연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화영의 앞에 선다.

 

그런데 엄마 무슨 일이세요?

 

아니, 엄마가 오늘 옆 집에 수도세 주고 와야 하는 걸 깜빡 잊고 왔지 뭐냐? 엄마가 집에 다녀올 테니까, 대연이 좀 봐주고 있을 수 있어?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정도야 아무 것도 아니죠.

 

그래.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엄마는 우리 주연이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 지 몰라.

 

헤헤.

 

주연이 자신의 코 아래를 비빈다.

 

다녀오세요.

 

.

 

화영이 병실을 나가고 주연이 대연의 침대에 털썩 앉는다.

 

후우.

 

대연은 지연과 논다고 옆 병실에 간 이후 감감 무소식이었다. 주연은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 버렸다.

 

원주연.

 

그리고 눈을 감았다.

 

머리 깨지겠다.

 

 

 

지연아.

 

헤헤.

 

대연과 지연이 함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니 태경 역시 흐뭇했다.

 

그렇게도 좋으냐?

 

, 아버지.

 

아버님.

 

태경이 들어온 것을 모르고 있던 대연과 지연의 몸이 굳자 태경이 손을 들어 보인다.

 

내가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러 온 게 아니지 않느냐? 왜 그렇게 몸이 굳어.

 

, 알겠습니다.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이 늙은이가 너희 둘 노는 것을 방해한 모양이구나. 그만 나가마.

 

아닙니다.

 

아니에요.

 

대연과 지연이 황급히 태경을 붙잡는다.

 

아저씨가 왜 방해꾼이세요?

 

맞습니다.

 

?

 

태경이 두 아이를 들여다 본다.

 

그러면?

 

?

 

?

 

두 아이가 서로를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이건 계획에 없었던 건데.

 

, 그게 말이죠.

 

, 아버지.

 

껄껄걸.

 

태경이 웃음을 터뜨린다.

 

알았다. 알았어. 그만 난감하게 하마. 나는 볼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해.

 

.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다녀오세요.

 

그러마.

 

다녀오세요.

 

그래.

 

대연과 지연의 인사를 차례로 받고 태경이 병실을 나간다.

 

후우.

 

태경이 슬프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많이 컸어. 많이 컸어.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연이.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괜히 아저씨께 상처 드린 거 아닐까?

 

그러게요.

 

지연 역시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어쩌죠?

 

흐음.

 

대연이 미간을 찌푸려보지만 아직 14살짜리의 머리에서 그에 대한 해결책 같은 것이 나올 리가 없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러게 말이에요.

 

!

 

대연이 싱긋 웃는다.

 

왜 그러시는 겁니까? 대연 군.

 

내 병실에 누나 있잖아.

 

, 주연 언니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

 

대연이 힘있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우리 누나는 우리 보다는 나이가 많으니까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지 않겠어?

 

그렇군요.

 

그렇지?

 

.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대연 군은 똑똑하시군요.

 

?

 

갑작스러운 지연의 칭찬에 대연의 얼굴이 붉어진다.

 

, 가자.

 

.

 

갑자기 빨갛게 변한 대연의 얼굴이 이상하지만 대연이 발걸음을 재촉하기에 재빨리 따라 나서는 지연이다.

 

 

 

, 그런 걸 신경 쓰고 그래? 부모님이란 원래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 게 대부분이라고.

 

하지만.

 

뭐가 하지만이야?

 

대연과 지연이 사다준 사과 주스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탈탈 털어 마시며 주연이 시큰둥하게 말한다.

 

지연이 네 아버지도 네가 커가는 거에 흐뭇해 하시면 하셨지, 절대로 마음 아파하시지는 않을 걸?

 

.

 

지연이 빙긋 웃는다.

 

그렇군요.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원대연.

 

?

 

병실에 왔으니까, 오늘은 둘이 노는 거 끝!

 

?

 

?

 

지연과 대연의 눈이 커다래진다.

 

보호자 말씀이다.

 

주연이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