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두 번째 이야기 -
“너 정말 후회할 지도 몰라.”
“알고 있어.”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 거잖아.”
“나라면 쉽게 끝낼 수 있는 고민을 너는 왜 그렇게 붙잡고 있는 거니?”
“내가 더 바본가봐.”
“
“나 두 사람 다 좋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혜지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어떻게 한 마음이라는 그릇에 두 사람을 오롯이 다 담을 수 있니, 정확히 반 반 갈라서 무언가를 담을 수는 없는 거잖아. 네 마음이 무슨 짬짜면 그릇이냐?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해?"
“나도 원래는, 나도 원래는 이런 게 가능하지 않은 줄 알고 있었거든? 이런 마음을 가진 애들이 주위에 있으면 정말 독한 년, 나쁜 년, 미친 년 그러면서 욕을 했었거든. 그런데, 그런데 막상 내가 이 상황에 되어 보니까, 그 아이들이 이해가 가더라. 그 아이들이 공감이 가더라. 마음이라는 게 원래 한 조각이지만 나누려고 하면 두 개, 세 개, 아니 수십 개, 수백 개, 수천 개로도 나눠지는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도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 거라고.”
“진정한 사랑은 하나 뿐인데, 어떻게 그 마음을 그렇게 가르고, 또 가를 수기 있는 거야? 응?”
“나도 잘 모르겠어.”
주연이 아래 입술을 꼭 깨문다.
“정말, 정말 나도 정말 내 마음이 원하는 걸 선택을 하고 싶은데 마음에서부터 이렇게 헛갈리고 있으니까 정말 돌아버릴 거 같아. 나 정말 웃긴 년인 거 아는데, 그런 거 아는데 정말 못 하곘어.”
“하아.”
혜지가 한숨을 내쉬며 주스를 다 들이킨다.
“선재 씨가 너에게 얼마나 잘 해줬어?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냐고!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그래?”
“그렇게 잘 해줘서, 그렇게 나에게 너무나도 잘 해주니까 선재 씨를 택하지 못하겠는 거야.”
“뭐?”
혜지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주연을 바라본다.
“너에게 그러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선택을 해야 하는 거지, 왜 그런 사람이라서 선택을 하지 못하겠다는 건데?”
“내가 부족하니까.”
“어?”
“내가 부족하니까.”
주연의 한 마디에 혜지는 순간 할 말을 잃는다.
“너도 알고 있잖아. 그 사람 나보다 무지하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 말이야. 그래서, 그래서 더 못 사랑하겠어.”
“이 바보야.”
“알아, 나 무지하게 바보인 거, 하지만 나 그 사람과 내가 너무나도 다르다는 거 잘 알고 있어. 그래서, 그래서 더더욱 그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겠어.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부족하니까.”
“그래도 너한테 너무나도 잘해주잖아. 선재 씨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선재 씨에게는 너의 돈이나 재산, 명예가 필요한 게 아니라, 바로
“그래서 더 미안해.”
주연이 고개를 숙인다.
“그렇게, 그렇게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이었는데 내가 그 사람을 숨기려고 했잖아.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나 남자 친구 있다고 당당히 말하지 못했잖아. 그 정도도 해주지 못했잖아. 그래서, 그래서 너무나도 미안해. 그래서 더더욱 그 사람을 못 보겠어. 내가 너무나도 큰 죄를 지어 버렸으니까, 그 사람에게 그랬으니까. 그래.”
“으유.”
혜지가 원망스러운 눈으로 주연ㅇ르 바라본다.
“나도 선재 씨 어떻게 보니?”
“후우.”
“그럼 네 마음 결정 내린 거야?”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아직, 아직도 잘 모르겠어. 어떤 것이, 정말 어떤 것이 더 옳은 선택인 지, 어떤 것이 가장 적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끝낼 수 있는 방법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정말로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다.”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결국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게임이 되어 버린 거잖아. 너의 그 말 한 마디 때문에 그런 거잖아.”
주연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내가 죄인이다. 내가 죄인이야.”
“네가 왜?”
“너를 그 동창회 자리에만 데리고 가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 아니야? 정말, 정말 내가 죄인이야. 내가 죄인이야.”
혜지가 원망스러운 눈으로 주연을 바라본다.
“너는 좋겠다.”
“뭐?”
“나 죄인으로 만들어서.”
“그런 말이 어디있어?”
주연이 혜지의 눈을 바라본다.
“
“나도.”
“으휴.”
혜지가 한숨을 내쉰다.
“너 이번 주말까지 그 결정 내릴 수 있을 거 같아?”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뭘?”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할 거냐고?”
“모르겠어.”
“하아.”
“모르겠어.”
“모른다는 말로 그게 다 해결이 돼?”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거잖아. 이미 두 남자의 마음은 아파오기 시작했어. 나라는, 나
“너 왜 갑자기 신파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거야? 그냥 명랑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살면 안 되는 거야? 궁이나 신데렐라 그런 것 처럼 부잣집 도련님 만나서 행복하게 살면 안 되는 거야?”
“그런 가봐.”
“
주연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그만 갈래.”
“왜?”
“그냥.”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갈래.”
“가지 마.”
“싫어.”
“
“혜지야.”
주연의 눈이 흔들린다.
“나 너랑 있으면, 너랑 이런 이야기 계속 하고 있으면 그냥 울어버릴 거 같거든. 더는 못 견딜 거 같거든?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냥 갈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냥 먼저 갈게. 괜찮지?”
“후우.”
혜지가 가슴 속 깊이서 나오는 한숨을 내쉰다.
“정말 너는 미친 년이야.”
“알아.”
“가.”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멀어진다.
“하아.”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정말
혜지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휴.”
“흐윽.”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눈물을 흘리는 주연이다.
“흐윽. 흐윽.”
눈물이 끈임 없이 흘러 나온다.
“흐윽, 흐윽.”
참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눈물이 나온다.
‘Rrrrr Rrrrrr’
그렇게 혼자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어, 어머니.”
“그래 근처에 다 왔다.”
“벌써요?”
“원래 일이 있었다고 하지 않느냐?”
“아.”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학교 앞에 커피 숍이 있구나.”
“네.”
“거기로 오거라.”
“네.”
전화가 끊어졌다.
“후우.”
혜지가 심호흡을 한다.
“
‘딸랑’
혜지가 들어가서 재빨리 주위를 둘러본다.
“후우.”
멀리 병환의 어머니가 보인다.
“아자.”
혜지가 작게 중얼거린다.
“어머니.”
“응?”
고개를 드니 혜지가 있다.
“바쁠텐데 불러내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혜지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는다.
“그나저나 저는 왜 보자고.”
“숨 좀 돌려요.”
“아, 네.”
손을 들자, 웨이트리스가 왔다.
“혜지 양은 뭘 들겠어요?”
“저는 카페 모카요.”
“바닐라 모카요.”
“네.”
눈 앞에 있는 혜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아, 네.”
내가 그렇게 어려운 사람인가?
“혜지 양.”
“네?”
“내가 그렇게 어려워요?”
“네?”
눈이 커다래지는 것을 보니 그런 모양이군요.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요.”
“하지만.”
“괜찮아요.”
효과가 있을 지 모르지만 나는 한 번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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